[조경시대] 전시연출을 통해 치유농업을 이야기하다
[조경시대] 전시연출을 통해 치유농업을 이야기하다
  • 안인숙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20.06.22
  • 호수 5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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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녹색치유의 길을 만들어가자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안인숙 안스그린월드 대표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와 관련된 활동을 이용하여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의미한다.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집중되었던 ‘웰빙’ 열풍은 2010년 이후 들어 인간과 자연 모두의 치유를 통해 행복하고 지속적인 삶을 추구하는 ‘힐링 트렌드’로 변화하였다. 치유의 측면에서 농업은 신체활동으로 인한 물리적 효과 외에도 생명을 돌보는 주체가 된다는 ‘자존감’, ‘내가 가꾼 것이라는 소유의식’, ‘생명 존중 사상’ 등 심리적 효과가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유농업과 일반 농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치유농업은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의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치유농업은 사회 치료적 원예, 동물매개 개입, 녹색 운동, 생태 치료, 야생치료 등과 함께 ‘녹색치유(Green care)’에 포함된다.

이렇게 치유농업은 최근의 관광 트렌드인 웰니스관광과 절묘하게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치유농업과 웰니스관광의 공통점을 ‘신체적, 정신적 힐링’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필자가 더욱더 강조하고 싶은 또 한 가지는 ‘녹색치유’라는 단어로 치유농업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이 가장 좋아하는 관광아이템으로 정원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질병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하여 그 이상을 추구하는 것으로 건강과 힐링을 달성하는 과정이다.

조경 전시연출가인 필자에게 녹색치유는 식물의 전시연출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복감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전시연출 재료로 사용하는 식물, 곤충, 소재 등의 선택부터 연출까지 좀 더 특별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치유가 되는 식물조사, 치유원예프로그램의 적용, 치유농식품 체험까지 오감이 만족되는 힐링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표현해야 함으로 의학적인 접근도 겸해야 했다.

필자는 이렇게 또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고 이것을 전시연출에 접목함으로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를 갖는다. 얼마나 행복한 순간들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곳은 전라남도에서 개최되었던 전라남도 국제농업박람회이다. 국제농업박람회는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행사로, 2019년 전라남도 국제농업박람회는 “농업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주제로 10월 17일~28일까지 11일간, 나주시 산포면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일원에서 열렸다. 20개국 380개 기관·단체·기업이 함께하는 행사는 5개 마당 12개 전시·판매·체험관과 3개의 특별 전시로 꾸며졌다.

특히 오감만족 체험 전시는 ‘여성농업마당’, ‘전시체험마당’, ‘상생교류마당’, ‘혁신기술마당’, ‘홍보판매마당’으로 구성되었다.

주제관인 ‘여성농업마당’에서는 농촌융복합산업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여성·청년농업인의 활동을 전시해 농업의 희망을 보여주고, 세계농업문화공간을 통해 글로벌 농업트랜드를 소개했다.

매년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시체험마당’에서는 80종 208두의 동물들과 교감하는 행복한 동물농장과 단감따기 체험행사가 있었다.

200여 종의 아열대식물들이 전시되는 아열대식물원은 더욱 다양해진 작물들 사이로 나비가 노니는 현장을 연출해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구성하고, 생명산업 농업의 미래가치를 부각시키는 치유농업관도 마련되었다.

생산자·소비자 단체 화합의 장이 될 ‘상생교류마당’에서는 박람회 기간 중 대한민국 농업인이 하나 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생태관광으로 각광받는 농촌체험휴양마을 홍보관도 운영해 농업의 관광산업가치를 부각되었다.

‘혁신기술마당’에서는 농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볼 수 있었고 첨단기술관에서는 미래농업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체험과 시연으로 기술력을 선보였다.

‘홍보판매마당’에서는 국내외 우수기업들과 바이어가 모여 우리 농산물 판로개척을 위한 수출상담회와 B2B상담회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국제무대에서 필자는 바로 치유농업관을 전시연출하여 방문객들로부터 “농업의 치유적 측면을 부각함으로 남녀노소 쉽게 재미있게 농업의 확장된 가치를 확인 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필자가 전시연출한 치유농업관은 치유농장존, 치유원예존, 치유식품존, 치유테라피존, 허브카페존으로 구성하여 자연의 기운을 방문객이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귀뚜라미소리를 듣는 소리치유, 편백숲의 피톤치드향기를 맡는 테라피치유, 허브차를 마시는 맛치유, 식물을 심는 촉각치유, 노랑, 빨강, 초록의 꽃과 식물을 보는 시각치유 등 오감의 활동을 경험함으로 마음까지 전달되는 감성을 기대하며 전국 최초로 오감치유를 연출하였다.

이 치유농업관 전시연출은 앞서 언급하였듯 많은 학습과 고뇌 끝에 구상했던 이상적인 치유정원으로 마음을 담고 마음을 전해 주기 위해 연출한 너무나 의미 있는 작품 활동이었다.

1970년대부터 케어팜을 시작한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만 해도 약 2000개의 치유농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현재 9곳이 운영되어 농업을 통해 치유, 회복, 안정, 즐거움을 느끼는 다양한 농업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조경의 전시연출은 식물을 이용한 치유정원 모델의 개발은 물론 치유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니즈에 미리 대비하여 녹색치유의 선도역할을 조경이 해나갈 날을 기대해본다.

안인숙 객원 논설위원
안인숙 객원 논설위원 news@latimes.kr 안인숙 객원 논설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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