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시대] 골프대회, 인위적인 난이도 상향 지양해야
[조경시대] 골프대회, 인위적인 난이도 상향 지양해야
  • 백주영 객원 논설위원
  • 승인 2018.06.20
  • 호수 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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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영 렌데코 지이아이 대표
백주영 렌데코 지이아이 대표

[Landscape Times] ‘제118회 U.S. OPEN’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뉴욕 서턴햄프턴에 위치한 Shinnecock Hills Golf Club 시네콕힐스(파70, 7,431야드)에서 개최됐으며, 부룩스 캡카는 2위인 플리드 우드를 한 타차로 제치고 작년에 이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주인공이 됐다.

남자 골프대회 중 마스터즈 챔피언쉽, U.S. OPEN, The OPEN, PGA 챔피언쉽과 함께 4대 메이저 챔피언쉽 중에 하나인 U.S. OPEN은 어렵기로 손꼽히는 코스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경기장으로 선정된 골프장은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그린, 코스 전장, 해저드, 러프길이 등을 조정한다.

캡카는 작년 Erin Hills에서 16언더파로 우승했던 기록과는 달리 17개를 더 오바한 1오바로 우승을 거뒀으니 올해 Shinnecock Hills Golf Club 의 난이도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 유명한 타이거 우즈나 맥길로이 역시 2라운드에서 컷오프를 당하고 말았다. 2라운드 후 컷오프를 통과한 67명의 프로들의 3,4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75.33, 72.18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룩스 캡카는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며, Father’s Day에 맞춰 4일 내내 같이 한 아버지에게 아주 뜻 깊은 선물을 안겨줬다. 그는 이번 우승을 통해 다음과 같은 부상과 혜택을 누리게 됐다.

Jack Nicklaus Medal
of the U.S. Open Trophy for one year
into the next 10 U.S. Open Championships
check for $2.1 million (largest in golf)
into the next five Masters
into the next five Open Championships conducted by The R&A
into the next five PGA Championships

1896년 설립된 Shinnecock Hills Golf Club은 USGA 5개 창립 멤버 중 하나이며, 올해로 5번째로 U.S. OPEN을 개최했다. 당초 인디언 무덤위에 12개 홀로 조성된 코스(설계: Willi Dune, Scotts)를 1900년대 Seth Raynor와 CB Macdonald가 18홀로 증설했으며, 1931년 Golden Age때 활약한 William Flyn에 의해 지금의 모습으로 갖춰지게 되었다.

2012년 미니멀리즘 골프코스 설계의 최전방에 있는 Ben Crenshaw와 Bill Coor에 의해 좀 더 플레이어블하고 자연스런 코스로 개선되는 시도가 진행됐지만, 118회 U.S. OPEN을 위해 USGA는 프로들의 샷을 방어하기 위한 좀 더 강도 높은 난이도를 강구했다. 2004년 지난 개최 때보다 코스 전장은 449야드가 늘어났고, 페어웨이 폭은 26야드에서 41야드로 넓어졌다고 한다. 유리알 같은 그린, 긴 러프등도 변화된 사항이었다.

대서양 섬 끝자락에 위치한 코스 입지적인 환경에 따라 바람과의 치열한 싸움이 예견됐다. 그러나 USGA가 예견한 바람 세기보다 더 강한 바람이 불자 세계적인 프로들도 맥을 못추게 됐으며, 3라운드 결과 오직 3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한 최악의 라운드를 초래했다. 우리가 잘 아는 리키는 84타, 필켈슨은 81타를 적어냈다고 한다.

최악의 경기장 상태를 만들었다는 비평이 들끓자 USGA는 언페어한 그린 컨디션을 사과했으며 부랴부랴 4라운드를 위해 그린에 물을 쏟아 붓는 관수를 통해 부드러운 그린으로 변경했고, 핀 포지션 역시 좀 더 편안한 곳으로 이동했다. 캡카가 작년에 기록한 16언더파라는 기록이 U.S. OPEN 자존심을 건드린 걸까? 최고의 선수를 걸러내기 위한 USGA 조치라고는 하지만, 미국 내 가장 스코틀랜드적인 최고의 코스를 망쳤다는 비평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고의 코스에서 경기를 하게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인공적으로 난이도를 높힌 경기장은 프로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USGA는 자연에 역행하는 그린 스피드와 핀포지션을 고집하면서 골프게임 자체의 정체성을 망치는 단초를 제공하는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 결국 4라운드 시작 전에 그린 스피드를 조정하는 고육책을 쓰기에 이르렀다.

스코틀랜드난 잉글랜드, 아일랜드 링스는 대부분의 그린이 아주 크고 소프트하다. 이유는 바람이 너무 세기 때문에 바람과 싸우면서 그린에 도달하는 골퍼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7월에 개최될 The Open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거리는 늘이지만 그린 스피드는 높이지 않는다. 바람과 자연이 가져오는 장애물에 따라 The Open의 스코어를 결정하지 인위적인 조정을 의도하지 않는다. USGA는 논란이 많았던 118회 U.S. OPEN을 뒤돌아보며 골프의 본질, 즉 Fair한 게임을 지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Home of Golf에서 하는 것처럼.

백주영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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