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通)하였느냐
[기자수첩] 통(通)하였느냐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8.03.14
  • 호수 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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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을 사전적 의미에서 찾아보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 또는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간사에 있어 소통은 남을 떠나 내 자신에게도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그러나 불통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하는 일을 누군가 알 수 없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화를 스스로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깊은 골을 만들어 불신이 생겨나 서로가 믿지 못해 안면몰수도 마다 않게 된다.

지난 13일 김재현 산림청장은 조경계 단체장들에게 만남의 시간을 갖고 소통을 통해 신뢰 회복과 화합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조경계가 안고 있는 산림청에 대한 반발은 생각보다 컸던지 김재현 청장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성토의 장처럼 봇물 터지듯 불만의 목소리는 컸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중요하게 자리한 키워드는 바로 ‘불통(不通)’이었다.

최종필 회장이 도시숲법도 없는데 도시숲 영역의 문제와 정원에 대한 개념 정리를 먼저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자 최병암 산림복지국장이 도시 내 산림전체를 도시숲으로 명명할 뿐 용도구역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시켰다.

또한 정원 개념도 수목원정원법에 개념 정리를 할 때 의견수렴을 충분히 해서 만든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이에 최 회장은 자신이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정원이 왜 수목원 하위개념으로 들어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것들을 만들 때 우리와 의견교환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 국장은 최 회장 발언에 우리는 최대한 많이 의견 수렴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미진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김재현 청장은 양측 간 의견 충돌을 우려하는 듯 오늘 결과를 내자는 게 아니고 의견 교환을 해 나가면서 무엇을 풀어가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해 함께 풀어가자며 노련한 기지를 보였다.

조경계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에 산림청은 높은 장벽을 쌓고 들으려 하지 않았다는 게 조경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다.

여기에 대화를 해도 결과는 항상 바뀌고 뒤통수를 치고 있다고 믿고 있는 불신은 이제 일상처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현 청장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정례화해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갖도록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만남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해 소통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간담회는 두말할 것 없이 ‘As Good as it gets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 할 수 있다.

해묵은 갈등을 간담회 한 번으로 해갈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서로간의 어떤 문제든 풀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그 의미는 크다.

비록 성토의 시간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조경계가 안고 있고, 말하고 싶었던 문제를 전달했다. 이에 김 청장은 고맙게도 손을 내밀며 마음을 열어갈 것을 약속했다.

수학은 공식과 답이 명확하다. 하지만 인간사는 피타고라스 정의 등과 같이 수학 공식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소통(Communication)은 우주를 여는 언어이자 인간의 마음을 열어주는 열쇠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cjh@latimes.kr 지재호 기자님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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