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면 부산조경협회 회장

“토목부서에서 발주하는 사업 중 조경관련 사업을 토목으로 발주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의제기를 통해 업역 보호에 나서겠다.” (사)부산조경협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윤종면 회장은 분과활성화를 통해 회원사 이익과 권익보호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지역의 관련 단체와 (사)한국조경사회와 협력체계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창립 맴버로 시작해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윤종면 회장을 만나 부산조경협회의 운영 방향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글·사진 배석희>

협회 창립 맴버로 당시 사무국장으로 시작해 8년 만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협회창립에 앞서 1997년 저를 비롯해 당시 30대 젊은 조경인 30여명이 ‘21세기조경청년회’를 구성해 활동을 했다. 민주노총에 가입해 열성적인 활동이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의 명분이 사라지면서 흐지부지 됐다. 그 이후 기술자 모임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몇 차례 추진하다가 주저앉았고, 2010년에 강완수 초대회장을 모시고 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로 출범했다. 당시 사무국장으로 출발해 8년의 시간이 흘러 회장에 취임했다. 30대 중반에 시작했던 일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회장이라는 거창함보다는 기술자로서 우리가 만든 공간이 손가락질 받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회원사 이익과 협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난 20여년 동안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20여 년 전에 고민했던 영역성 확보 문제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조경분야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명확한 영역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령 나무 한 주를 심더라도 배수와 활착을 위한 최적을 생육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시민들로부터 기술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성을 확보할 때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임기 내 핵심사업은 무엇인가?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기보다 기존에 해왔던 사업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내실을 다지겠다. 협회의 핵심사업이 된 희망어린이놀이터조성사업을 비롯해 체육대회, 박람회, 선진사례답사(국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체육대회는 거리상 가까운 울산시회와 교류전 형태로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한 번씩 교차로 주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체육활동은 물론 심포지엄도 함께하는 방안이다. 현재 울산시회에 제안한 상태이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분과활성화 통한 조직의 활성화이며, 나아가 회원사 권익보호다. 이를 위해 조직(분과)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7개 분과 중 2개 분과를 제외하고 모든 분과를 변경했다. 새로 구성된 분과는 일반건설업분과, 전문건설업분과, 식물자재분과, 시설물자재분과, 설계감리분과, 생태복원분과, 문화분과 등으로 구분했다. 앞으로 분과별로 법률적 해석의 차이로 조경이 피해를 보는 사안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이의제기 등을 통해 우리의 업역을 확보해 가고자 한다. 가령, 토목부서에서 거리조성사업을 조경이 아닌 토목으로 발주하는 경우에 대해 적극적인 이의 제기를 통해 조경으로 발주될 수 있도록 해서 기본적으로 회원사 이익과 권익보호에 집중하고자 한다.
아울러, 100만평문화공원, 녹색도시포럼,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광역시 등 우리분야와 관련 있는 단체들과 한 가지 이상 사업을 추진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작년에 처음으로 야외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올해 개최 계획은?
작년에 개최한 첫 야외정원박람회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성공적인 행사로 이끌었다. 그래서 올해도 사업계획에 박람회를 포함시켰지만,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개최 여부는 부산시의 정책 변화에 달렸다.

무슨 말인가? 자세히 설명해 달라.
조경정원박람회의 경우 실내박람회는 B2B 성향이 강하고, 야외박람회의 경우 B2C 성향이 강하다. 다시 말해 실내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자재업체의 참여가 절대적이고, 야외정원박람회는 예산확보가 중요하다. 우선 작년처럼 야외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려면 최소 5억 원정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올해 부산시에서 확보한 예산이 4500만 원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에는 작년처럼 사업비 전용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시에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야외에서의 정원박람회 개최 여부는 쉽지 않다. 협회로서도 어쩔 수 없다.
그러다보니 시에서 실내박람회를 개최할 것을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실내박람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산의 정책적 변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 실내박람회에 참여하는 업체는 제품을 홍보하고 팔기위해 출품한다. 그런데 타 지역 업체의 제품을 부산시에 팔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부산시가 설계심의를 통해 1000만 원 이상은 부산 지역업체 제품만 사용하도록 지역제한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 지역업체가 부산박람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물론 지역체로만 운영이 가능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지역 업체 또한 참가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해 참여율이 떨어진다. 특히, 최신의 제품과 기술 트랜드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있는 메이저 업체의 참여가 필요한데 그를 담보할 수 없는 상태다.
결론적으로 4500만 원 예산으로 실내박람회를 할 수는 있지만, 지역규제를 풀어줘야 성공적인 개최를 할 수 있으며, 실외박람회의 경우 최소 5억 원 예산만 확보해주면 협회 차원에서 노력봉사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협회로서도 쉽지 않다.

한국조경사회 부산시회에서 (사)부산조경협회로 변경됐다. 어떤 변화가 있나?
사단법인을 등록하고, 이름만 변경됐을 뿐 모든 활동은 기존 부산시회와 똑같다. 협회 회칙에 조경사회 사업을 계속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비해 좋은 점은 많아졌다. 사단법인 부산조경협회로 활동하다보니 부산시 예산을 받을 수 있고, 용역도 받을 수 있다. 가령 기존에 박람회할 때는 시에서 벡스코에 예산을 주면, 그 예산을 받아서 조경사회가 집행했다면 작년 정원박람회 때는 시로부터 예산을 직접 받아서 행사를 주관하고 진행했다. 앞으로 부산협회는 기존처럼 한국조경사회 본회와 관계를 지속 유지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총회도 제9회 정기총회이고, 조경사회 로고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사단법인으로서 수익사업이 가능하다. 사업 발굴 계획은 없나?
협회의 기술사, 박사 등 인적자원을 활용해 수목감정평가를 부산, 경남 등지에 등록할 계획이다. 아직 검토, 준비단계에 있지만 수익사업으로서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조직 규모는 어떤가? 확대계획은?
현재 회장단과 이사진을 합치면 80여 명이고, 회원사는 250여명이다. 이 정도면 작은 조직이 아니다. 무리한 확대보다는 내실을 강화하고자한다.

조경의 위기를 말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조경이 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의 깊이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일반인들 혹은 인접분야 전문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게 가장 큰 숙제이며, 조경인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부산조경협회의 비전은?
기본적으로 회원사의 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 부산 조경계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확고히 하고, 회원사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조경사회와 함께 하고자 한다. 조경사회(본회)도 힘을 확보하려면 전국적으로 지회 혹은 지역단체를 적극적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울산, 대구에서 멈춘 게 못내 아쉽다. 조경사회 본회가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해 조경업계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으면 하고, 부산조경협회는 조경사회와 함께 조경분야의 권익보호와 영역보호를 위해 함께 하길 바란다.

조경인에게 조언한마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그릇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자기에게 무엇인가를 주려고 할 때 그릇의 크기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양이 달라진다. 그래서 자기 나이에 맞는 그릇을 항상 준비하라는 것이며, 그릇이 준비가 될 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항상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 천재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이고,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일을 사랑하고 즐겁게 하길 바란다.

▲ 윤종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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