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주환 한국조경학회장 겸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사진 = 박흥배기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는 조경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조경 연합체에 관한 소식이 가장 뜨거운 이슈다. 서주환 신임 (사)한국조경학회장 겸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을 만나 2017년 조경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 것인가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주>

 

오랜 침체기…새 출발 향한 기대 커진 듯

다들 많은 기대를 한다. 지금 조경계가 너무 침체돼 있다 보니 기대하는 게 더 큰 것으로 생각한다. 학회장 선거가 끝나고 9개월 정도 됐다. 다행스러운 점은 동료, 후배, 젊은 조경인들을 만나고 얘길 들어보면 이번엔 뭔가 한 번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있다. 방향만 잘 제시한다면 다들 좋은 방향으로 노력하지 않을까하는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기존 한계들 ‘조경단체총연합’으로 극복

환경조경발전재단, 환경조경학회 외에도 다른 조경 관련 단체가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 재단은 조경계 대표 단체로써 많은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경 대표자의 임무를 수행했다. 대체할 만한 단체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긍정적인, 부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재단은 6개 단체를 주축으로 하기 때문에 조경계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다 담을 수 없다. 거기서 불평불만도 생기고 감정의 골도 깊어지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문호를 개방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다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 선거공약의 첫 번째로 내세웠던 연합체 구성의 취지가 거기서 시작된 것이다.

연합체 구성에 전제는 모든 조경계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단체여야 한다는 점이다. 기득권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단체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수평적인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발전재단의 6개 단체장들과 협의를 하고 조경계 원로들과도 많은 상의를 했다.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단체와 조직체를 갖고 있는 단체를 추려 18개 단체장들과 사전에 만나 상의를 했다. 취지를 설명하고 연합체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다들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했다.

시기적으로도 꼭 필요했고 모두가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과반수의 단체장과 사전 모임을 가졌고, 사정상 참가하지 못한 분들도 서면으로 동참의사를 밝혔다. 그 자리에서 대략적인 윤곽을 결정지었다.

 

기득권 내려놔야 ‘새 부대’ 만들 수 있다

가장 고민한 부분이다. 하지만 다들 적극적으로 동참해줬다. 환경조경발전재단도 많은 일을 했지만 재단에 가입하지 않은 단체 중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이 많다. 그들도 조경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기회를 안 준다는 불만이 나온다. 그 부분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한 갈등 속에서 자연환경복원업 문제도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조경계를 위한 봉사를 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잘 나가는 단체라면 회비를 더 내고, 어려운 단체라면 조금 적게 내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연합체가 이뤄질 수 있는 거다.

이런 생각에 대부분의 단체장이 수긍을 했다. 다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더 많은 단체에 기회를 주기 위해 일단 총연합을 구성하고 항상 문호를 열어두려고 한다. 조경과 관계된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서 들어올 수도 있고 탈퇴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한다. 그렇게 생각 중이다.

 

조경총연합 산하 ‘학회연합+협회연합’ 구성

구체적인 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사단법인으로 등록하여 공신력 있는 법적 단체로 출범할 계획이다. 단체 명칭은 가칭 ‘(사)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예를 들면 과기총(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처럼 단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총연합이 원활하게 활동하기 위해 산하단체 2개를 새로 조직하기로 했다.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과 ‘한국환경조경협회연합’이다. 먼저 조경 관련 학회가 주축이 된 한국환경조경학회연합을 구성하기로 합의했고 올해 정식 출범한다. 협회 쪽도 한국조경사회의 도움으로 한국환경조경협회연합 구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렇게 새로 출범하는 두 단체가 합쳐져서 총연합이 되는 형태다. 지금 목표는 3월 3일 ‘조경의 날’에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하는 것이다.

 

‘10만 조경인’ 결집시켜…영향력 극대화

총연합은 국토부에 사단법인 등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소속된 협회나 단체들은 등록된 정부부처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 덕분에 소통의 채널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본다. 상호 협동을 하면 내부에서 조정이 될 수 있는 문제가 많다. 개별 단체로는 방향을 개척하기 어렵다. 그럴 때 총연합이 큰 목소리를 내주고 국토부, 환경부, 산림청에도 마찬가지로 공동 전술을 펴야 한다.

지금까지는 조경계에 큰 규모의 단체가 없어 관심을 못 끌었다. 총연합을 만들려는 가장 큰 이유가 그것이다. 조사를 해보니 총연합 구성원으로 7만5000여 명의 인원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조경기능사 4~5만 명을 추가하면 10만 명이 넘는다. 정부기관이나 국회의원도 우리를 무시할 수 없다. 입법문제나 각종 제안을 할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조경계 발전을 위한 압력단체 구실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연환경복원업 합의안’ 마련해 관철

학회장 선거 공약에도 의지를 표명했는데, 복원업 반드시 만들고 싶다. 그 부분도 우리 조경계의 굉장히 중요한 업역 중의 한 파트다.

환경복원 관련 업계와 조경 업계가 이견이 있어 십여 년간 법적인 문제 해결도 안 되고 있는데 결국 만나서 터놓고 대화하면 충분히 양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런데 만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자기 고집만 부리다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총연합 단체 구성을 하면서 환경복원학회장과 관련된 협의체 회장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밖에서 시끄럽게 떠들 게 아니라 연합체에 들어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자.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합의안을 만들고 그걸 가지고 환경부로 가는 거다. 총연합이 발 벗고 나서서 법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 산림청, 수세 벗어나 공격적 접근 필요

산림청과 조경은 같이 가야 한다. 최근에는 같이 가고자 하는 노력도 많이 한다. 협의도 했고 합의한 사항도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 결실을 얻진 못했다.

그것의 책임에는 우리 조경계도 반성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우리는 지키려는 노력만 했지 얻어내려는 노력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국토부나 환경부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법안 제의를 한다든지 제도를 만들자 하는 식으로 나가면 협의가 쉽게 될 수 있다. 정책을 개발하고 국토부, 환경부, 산림청 관련 정책도 개발해서 우리가 그걸 갖고 찾아가려고 한다.

 

국토부는 우리가 ‘정책 제안’하며 관계 개선

우리 조경분야는 국토부에 많은 서운함을 가지고 있다. 조경을 전공 안 한 사람들에게 의지를 가져 달라고 하는 것은 우리 욕심이다. 조경을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왜 조경을 푸대접하느냐?”고 따지는 격이다. 그동안 접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정책 제안도 해주고 사업 제안도 하고 조언도 해줘야 한다.

조경진흥센터도 마찬가지다. 조경진흥법이 우리가 처음 의도했던 모습이 아니라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진흥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 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진흥법 개정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임기 동안 결실을 맺지 못하더라도 잘 정리를 하고 인수인계를 해서 지속적으로 사업이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책 연속성 위해 총연합 임기 3년으로

조경단체 집행부들의 로테이션이 너무 빨리되다 보니 일을 하다보면 바뀌고 또 바뀐다. 학회 집행부나 재단 집행부도 2년에 한 번 바뀐다. 그것도 너무 빠르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부부처 담당자도 자주 바뀌다보니 애로사항이 많다.

그런데 담당자하고만 협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부의 조직 담당자들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협력관계를 지속 유지하는 것이다.

조경계도 회장단이 바뀌게 되면 인수인계를 잘 해야 하는데 많이 미흡하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조경계 대다수 단체의 단체장 임기가 2년이다. 조경총연합 총재의 임기도 2년이 되면 연속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3년’으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연임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조경계 발전을 위한 희생을 부탁하는 것이다.

 

조경산업 ‘생존’ 위해 새로운 활로 찾아야

정책제안을 통해 조경계가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에 대한 정책개발 TF팀도 가동하고 있다. 과거에도 많은 제안을 했지만 실효는 미흡했다.

정책을 제안할 땐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면서 보다 스케일이 크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선주자라면 구미가 당길 수 있는 수준에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정책을 개발하려고 한다.

업역 확대도 필요하다. 산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각 개별 기업이 할 수도 있지만 총연합이 가교임무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중국 신도시 개발 사업과의 연결 고리를 제공하고 모든 업체에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임무를 맡는 것이다.

전국 대학의 조경학과들도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학문이라고 목소리를 내지만 바깥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학문적 흐름과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다.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고 탈바꿈해야 한다. 어떤 분야와도 융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 IT분야와도 함께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조경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단 조경의 뿌리를 남기는 게 중요하다. 조경학 교수가 있고, 학회가 있고 학생이 조경을 공부할 수 있다면 살아남는 거다. 이름은 그 다음 문제일 수 있다.

 

“2017년 조경계 새 시대 원년 삼자”

다들 실의에 빠져있다. 하지만 새해에는 조경계에 새로운 희망의 해가 뜨리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조경계는 2017년을 원년으로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장담하다.

조경 40여 년의 역사는 구성원 모두가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구성원들의 합심과 노력만 있으면 새 시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다 같이 동참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부탁드리면서 단체장으로서 더 많이 듣고, 많이 뛰어다니겠다.

새로운 조경계의 도약을 맞이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길 기원한다.

<대담 : 발행인 정대헌, 정리 : 이상동 기자>
 

(사)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가칭) 참여단체
차례 단체명 차례 단체명
1 (사)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 10 (사)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2 (사)한국경관학회 11 건설사조경협의회
3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12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
4 (사)한국잔디협회 13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협의회
5 (사)한국전통조경학회 14 엔지니어링활동주체 조경부서 대표자협의회
6 (사)한국정원디자인학회 15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7 (사)한국조경사회 16 한국기술사회 조경분회
8 (사)한국조경학회 17 한국정원디자이너협회
9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18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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