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 조경학과 14학번 이효정, 강주희, 유다성, 안민주 학생

산림청 주최, 한국조경신문 주관으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에서 한경대 조경학과의 ‘노리숲 : 노리를 기억하다’가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관리 소홀과 무관심으로 사라져가는 강원도 속초 노학동(옛 이름 ‘노리’)의 소나무 숲을 과거 울창했던 숲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숲을 효과적으로 설계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한경대 조경학과 14학번 이효정, 강주희, 유다성, 안민주 학생을 만나 설계과정 및 소감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소감은?

우리가 설계한 노리숲 : 노리를 기억하다’의 작품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날아갈 듯 기뻤다. 그 동안의 고생을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다. 몇 번씩 되새김해 봐도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최우수 작품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용기와 도움을 준 교수님 및 지인들이 생각이 났다. 모두 감사드린다. 우리 네 명이 뭉친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하며 좋은 작품을 완성시켰던 것이 이 같은 결과를 얻게 됐다. 행운의 여신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솔직히 최우수상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 팀이 선택한 대상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와서 행복하고 기쁘다.

많은 대상지 중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노리는 노학동의 중심 마을이었다. 이곳은 노학동 전체를 관할했다. 이후 행정동 통폐합으로 노학동과 교동 일부가 노학동으로 통합되어 현재의 노학동이 되었다.

다양한 대상지를 비교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독 ‘노리’의 과거에 대해 마음이 끌렸다. 당시 우거진 소나무 숲이 아름답던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소나무 비중보다 잣나무, 참나무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외래종인 아까시 나무가 유입된 숲이 되었다.

우리팀은 이 같은 상황을 보고 대상지를 다시 옛날 그 모습으로 돌려보내고 싶어 추진하게 됐다. 또한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어 선택했다.

대상지 콘셉트를 말한다면?

우선 이번 공모대전 대상지는 정원이나 공원이 아닌 ‘도시숲’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했다. 사람들에게 건강한 도시의 모습과 정서적 안정감을 전달해 줄 수 있도록 설계 방향을 잡았다.

우선 옛 노리로 돌아가다의 ‘노리’와 노리에서 놀다라는 ‘놀이’로 크게 콘셉트를 잡았다. ‘옛 노리로 돌아가다’는 훼손되어가는 1등급 자연 생태 등급 지역숲을 그에 걸맞은 숲으로 재생시키고 잊힌 물길을 되살려 숲의 생명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또한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연계시켜 대상지 주변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노리 안에서 자연을 느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즉 밖에서 놀자, 가까이서 놀자, 안에서 놀자, 아이와 놀자, 소나무와 놀자, 참여하며 놀자로 큰 주제를 선정했다.

특히 소나무와 놀자에서는 숲을 통한 길이 아닌 하늘과 맞닿은 길로 하늘과 나무 그리고 바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해 눈높이에서 보지 못한 나무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와 놀 수 있도록 숲 속 작은 놀이터를 만들었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 작은 공간에 솎아베기 한 아까시 폐목을 재활용한 숲 속 놀이터를 창출했다. 즉 가족들이 이곳에 오면 오감을 통해 감각하고 힐링하며 건강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콘셉트다.

작품이 어떻게 활용됐으면 좋겠나?

우리가 선택한 대상지는 주변과 접근 차단, 주변 공공시설 연계 부족, 한옥 마을주민들과 소통 단절 등 문제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설계로 산림이 부족한 주민들에게 산림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쉼터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숲을 통해 주변에 있는 박물관을 이어줌으로서 박물관 방문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노리숲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주민들이 함께 지켜보게 될 것이다.

주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체험동선, 순환동선, 세류동선, 소나무 보전 동선을 체험하고 숲에 동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다양한 동선 길을 걸으며 바람에 출렁이는 나뭇잎 소리와 때까치, 청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힐링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됐으면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에서 우리 작품이 현실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대상지인 노리 숲 현장을 보기위해 강원도 속초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바캉스 시즌도 아닐뿐더러 평일 날 속초가 이렇게 붐비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최근 증강현실게임인 포켓몬이 출현하는 장소로 알려져 이용자가 몰렸던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속초행 버스표는 날마다 매진 상태를 보여 우리도 힘들게 버스표를 구한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참고로 우리가 선택한 대상지에도 포켓몬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 및 하고 싶은 말은?

개인적으로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이 수 없이 많다. 우선 이번 공모전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현재 다른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공모전의 좋은 기운을 받아 다른 곳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설계분야로 진출하고 싶다.

최근 우리 넷이 모여 이 부분에 잠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조경 설계분야 인턴 등 다양한 계획들을 내비쳤다.

그 중 공통된 의견은 졸업 후 조경설계 분야로 취업을 하고 싶을 경우 취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관련 회사들이 사회 초년생들에게도 열린 채용을 했으면 하는 것이 우리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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