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공간 운영혁신 사례를 공감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발표에 경청하고 있다.

‘공공공간 운영혁신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2016’이 28일 오후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의 부제는 ‘서울과 뉴욕, 공공공간 혁신을 말하다’이다.

한국 발표자들은 서울 마포에 있는 문화비축기지와 서울역 고가, 서울어린이대공원, 노들섬 등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공공간 혁신 사례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 발표자들이 한국에 대응한 미국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어받기식 심포지엄을 이어나갔다.

서울의 새로운 공공공간, 전망과 과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서울의 새로운 공공공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강연에서 “어떤 도시의 내면을 경험하려면 시장과 광장, 공원 등의 공공공간에 가야한다. 우리는 도시 공공공간에서 한 도시의 고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집합적인 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다.”며 “이렇듯 공공공간은 도시 풍경을 만들고, 좋은 공공공간은 살기 좋은 도시와 매력있는 도시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계층이 만날 수 있는 공적 영역이 취약하면 민주의식의 토대가 되는 연대와 공동체 의식이 약화된다”며 “공공공간은 갈등과 연대, 안정과 역동성, 연계와 단절 등 상호 양립하는 힘든 극단이 중재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찰스 맥키니 전 뉴욕시 공원휴양국 도시설계 책임자가 뉴욕 센트럴파크의 사례를 비교 설명했다. 찰스 맥키니는 “센트럴파크가 처음 조성될 때에는 ‘사람도 없는데 왜 공원을 만드느냐’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뉴욕의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1세기 도시에는 늘어난 인구의 활동과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확장된 공원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즐거운 공원을 조성하고, 공공의 이익을 유지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역 고가 VS 뉴욕 하이라인

마틴 넴하드는 하이라인의 친구들(FHL)의 부대표를 맡고 있다. FHL은 뉴욕시 하이라인 공원을 유지·관리하는 민간 단체이다. 마틴 넴하드는 이날 공공공간 조성과 운영과정에서 시민참여와 재생 등 지역사회의 연계에 대해 발표했다.

마틴 넴하드는 “FHL은 온 세계에서 에이커 당 기준으로 관람객이 가장 많은 공원이다. 지난 17년간 맨하튼의 활기 넘치고 사랑 받는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며 “현재에도 FHL은 뉴욕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운영과 관리, 프로그램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역 고가 7017의 개발 사례가 뉴욕 하이라인에 대비됐다. 서울역 고가는 철거가 아닌 도시재생, 관광지가 아닌 산책로,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 공원이 아닌 길, 서울시 직영과 민간 위탁이 아닌 중간 형태인 공동운영 등의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경민 사단법인 서울산책 대표는 “서울역 고가는 서울이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바뀌어 간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이다. 동시에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도시를 막개발하던 시절에서 본격적인 ‘재생’으로 도시를 회복하는 상징”이라며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한 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민간과 행정이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 온 첫 번째 프로젝트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행정에게 위탁해 오던 공공공간의 건설·관리·운영을 다시 시민의 것으로 가져오게 되는 첫 단추를 꿰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민과 관이 자율로 공존하는 ‘느슨한 연대’

이자 델 벨로 브루클린 브릿지 파크 컨서번시 교육팀장과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화비축기지를 사례로 ‘문화콘텐츠와 자립적 운영’에 대해 발표했다.

이원재 소장은 “새로운 도시공원으로서 문화비축기지는 최근 서울시가 추구하고 있는 ‘전환도시’와 도시재생, 서울형 협치 등의 시민활동을 기반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행정과 관리 중심의 공원 운영에서 나아가 개방성과 자율성이 공존할 수 있는 시민들의 ‘느슨한 연대’ 구조와 시민주도적인 협치의 원리를 중심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비축기지는 결과적으로 서울 시민의 삶을 둘러 싼 통찰적 상상력과 자립적 기획 역량, 민주시민의 자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열긴 공간이자 혁신주체들의 거점을 형성하는 새로운 도시공원”이라고 말했다.

이자 델 벨로 교육팀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운 종류의 녹지공간이 뉴욕시에 생겨나고 있다. 폐기된 인프라스트럭처를 개발한 거버넌스 아일랜드, 브루클린 브릿지 공원, 하이 브리지같은 곳이 공공조경의 한 축을 차지한다”며 “이런 공원들은 동시대의 디자인과 역사적 잔존물이 공존하는 현장, 커뮤니티 활동의 산물이자 민간 파트너쉽의 모델이 된다”고 강조했다.

‘노들꿈섬’은 지속돼야 한다

이강오 서울어린이대공원 원장은 ‘공원 민간위탁 세부현형과 행정·민간단체의 역할 구분’을 주제로 발표했다. 1973년 5월 5일 개원한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서울 첫 테마파크이다. 1986년 서울시설공단에 위탁되면서 첫 공원 민간(공기업) 위탁 사례이기도 하다.

이강오 원장은 “시민 참여와 거버넌스를 위해 각 공간별로 시민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용자인 어린이들이 모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상설 어린이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슈별 공원이용자와 지역 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잇다”고 밝혔다.

김정빈(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사단법인 밴드오브노들 대표는 노들섬을 사례로 손꼽아 ‘공원의 경제적 개발과정, 향후 운영 전략 및 민관협력’에 대해 발표했다.

김 대표는 “노들섬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섬이지만, 즐길거리가 풍부한 덕에 시민들이 한강을 가장 가까이 향유할 수 있던 놀이섬이었다”며 “노들섬이 앞으로 풀어내야 할 과제는 많다. 신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시도되지만 여전히 경직된 제도와 행정체계에 대한 극복, 불리한 접근성, 적은 예산으로 시도되는 한강의 중심지로서의 소임이지만, 노들꿈섬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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