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를 자랑하는 10경 중 3경인 향일암은 그야말로 서울에서 남해 끝으로 간다는 심경으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자가용이 생활화 된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재미와 여행의 즐거움이 곳곳에 숨겨 있어 해 볼만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정리해 본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여수 엑스포역으로 향하면 대략 이동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비는 멤버십의 경우 5%에서 최대 15%까지 할인을 받아 약 4만5000원 선이다. 여수하면 생각하는 것이 돌산대교를 빼 먹을 수 없다. 여수엑스포역에서 2번 버스를 타고 진남관에서 100번대 버스를 타거나 엑스포역에서 111번 버스를 타고 돌산대교 입구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사실 돌산대교는 향일암을 가기위해서는 당연히 지나가는 코스이므로 별도로 보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다만 이왕 여수에 발을 내 디딘 김에 가까운 코스로 돌산대교에 있는 유람선선착장에서 오동도로 향해 보자. 유람선을 타고 돌산대교를 지나면서 새우깡에 죽고 못 사는 갈매기들이 사랑으로 달려든다.

오동도에 도착해서 향일암까지는 사실 거리가 좀 된다. 약 2시간 20여 분 정도 소요되는데 유람선타고 즐긴 대가라 생각하면 버스타고 쉬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배를 타도 괜찮다면 약 40분 정도가는 유람선을 타는 것도 좋다. 물론 필자는 뱃멀미가 심해 버스로. 쿨럭.

 

향일암의 일출은 그야말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만 일출을 보려면 당일  여행으로는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혹시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자들을 위해 팁을 준다면 11월달 일출시간은 대략 6시 49분 정도이며, 12월에는 7시 18분 정도라고 한다.

향일암에 오르기 위해 약 300여m의 산을 타야하는데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 만큼 향일암 초입에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공예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노점도 즐비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매우 번잡하고 특히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차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음을 맛 볼 곳이다.

 

삼국시대 원효 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관음 기도의 도량으로 유명한 향일암은 어떻게 이런 길을 지나 절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절벽 사이사이로 이어져 있어서 지금처럼 안내가 되어있지 않는다면 찾기 어려울 정도다. 시크릿 가든이 아니라 시크릿 템플이 따로 없다.

 

갈매기야 새우깡 먹으러 와~

아이들이 새우과자를 주기 위해 팔을 길게 내밀고 있다. 하지만 갈매기도 안전한 먹이 채취를 위해 배 위쪽으로만 달려들어 내민 손들이 안쓰럽다.

 

관광지의 꽃 해상 케이블카

멀리 돌산대교가 보이고 그 위로 해상 케이블카가 분주하게 떠다닌다. 요즘 여수 관광 매출 증대에 상당한 몫을 한다고 소문이 나 있을 정도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핫 트렌드다.

 

절묘하게 숨겨진 길

향일암을 가는 길은 일반적인 산 속의 절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전해준다.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는 길을 굽이굽이 지나면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재밌고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 묘한 매력에 빠지기 마련이다. 다만 길이 좁다고 몸이 큰 사람이 못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정말정말 큰 사람이 아니면 충분히 통과 한다.

 

붙으면 소원이 이뤄진다

바위에 동전을 붙여 놓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바위에 붙이는 진풍경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빨간 우체통이라니...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손 글씨를 써서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빨간 우체통은 아날로그의 정겨움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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