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특히 가족이라는 1차적 구성원의 경우 그 의미와 결과는 일반적인 결과물로는 비교할 수 없는,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행복과 사랑이 결합된 것이기에 가치를 따지기에는 의미가 초라해 보인다.

폭염으로 무겁게 만들던 여름이 지나고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여의도 70배 크기의 드림파크에도 나비와 잠자리들이 연신 오가며 가을의 배경을 채워준다.

이곳에서는 제4회 드림파크 아름다운 정원만들기 콘테스트가 펼쳐지고 있다. 전문적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꾸미는 것이기에 우리의 이웃이고 투박함에서 오는 정겨움이 가득 채워져 있다.

▲ 정영선씨와 6살 예준(가운데), 10살 준서

참가자 중 ‘음악정원’이라는 주제로 정원을 꾸민 정영선씨 가족을 만나보았다. 이번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음악정원’은 연습실이 되고 때로는 가족 음악회 무대가 되는 공간을 콘셉트로 조성했다.

주제가 명확해서인지 조성된 정원을 보면 오른쪽이 무대이고, 왼쪽이 객석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역시 무대와 객석 사이를 가로지르는 피아노 건반이다. 관람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아 호기심 발동으로 훼손되기 십상이라 관리하기가 불편할 정도다. 그래도 정영선씨는 아이들이 좋아해 주기 때문에 오히려 반가울 정도라고 한다.

처음에 정영선씨가 가족들에게 정원만들기 콘테스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 조금 걱정은 됐다. 혼자서 모든 것을 꾸리기에는 다소 버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10살 준서와 6살 예준 두 아들, 그리고 남편이 처음 조성할 때부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한번 해 보자’라는 에너지를 받았다.

“가족이 함께 처음부터 조성하는데 도움을 주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과정에 있어서도 남편과 아이들이 잔디 뿌리로 뒤엉킨 땅을 고르게 파고 꽃을 심고 소품 디스플레이를 하면서 크고 작은 웃음이 끊이지 않아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조성할 수 있었다.”

물론 조성 과정 중에 작은 웃픈 일도 있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조성기간이 주어진 가운데 토요일에 지인이 음악회를 개최하면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 했다.

이때 남편이 히어로를 자청했다. 자리를 비운 사이 땅을 다지고 식재할 식물들을 모두 심은 것이다. 처음에는 대견하고 든든했다. 그런데 정원을 본 순간 아연실색케 했다. 식물들을 크기에 맞춰 나열해 놓았던 것이다. 나름 객석부분에 관객들을 표현하면서 줄도 맞췄던 것인데 보여 지는 모습은 정글이 따로 없었다.

결국 영선씨는 모두 재작업을 해야 했지만 어떻게든 돕겠다고 나선 남편이 땀을 흘린 것을 상상하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10살 준서도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찻길을 넣은 정원 설계도를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콘셉트를 설명하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물론 아이의 뜻대로 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감성을 깨지 않기 위해 이해를 시키는 선에서 일부를 적용했다.

“시공하는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 무엇보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작업이라서 우왕좌왕하기도 했고,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당황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조성해 놓고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예쁘다’라는 말을 했을 때 그 희열과 감동은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보람을 느낀다.”

영선씨는 이번을 기회로 다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유는 가족이 한 가지 목표를 두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비록 힘은 들지만 그래도 완성된 작품을 보며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감, 거기에 알 수 없는 희열감이 가슴을 울렁이게 하기 때문이다.

정영선씨의 가족은 음악가족으로도 알려져 있다. 엄마는 첼로를 했고 음악학원을 10년 동안 운영했고, 아빠는 트럼펫, 첫 째 준서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작품의 제목도 ‘음악정원’으로 붙였다. 자신들이 꾸미고 싶은 정원을 작으나마 실현한 것이기에 분명 남들과 다른 짜릿함을 만끽했을 것이다.

“가능했다면 이곳에서 작은 연주회도 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정원 속에 음악이 흐른다면 꽃과 나무, 그리고 방문객들에게도 내가 느끼는 행복을 전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영선씨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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