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공원과 녹지에 대한 개념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주5일 근무로 여가활동시간이 늘고, 삶이 보다 여유로와지면서 생활주변 공원·녹지, 휴식공간에 대한 욕구가 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민 1인당 8.4㎡ 규모의 도시공원과 녹지를 확보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경기도의 녹지 조성면적은 3238만1000㎡로 전국에서 조성 면적이 가장 넓다. 하지만 경기도에 인구가 집중되고 급격한 도시화로 오히려 녹지를 확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광선 경기도 공원녹지과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신 과장이 직접 관리하는 3대 도립공원과 도시공원만 해도 6064곳에 이른다. 3대 도립공원은 광주와 성남·하남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도립공원과 가평에 있는 연인산도립공원, 군포·안양에 걸쳐있는 수리산도립공원을 말한다.

늦었지만, 부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올해 1월 29일자로 경기도 공원녹지과장으로 발령받았다. 부족한 제가 자체 승진해서 공원녹지과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과원들과 의논하면서 현장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경기도 공원녹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조명해 달라

과거엔 공원·녹지 면적확보에 급급했다. 잔디밭 중심의 획일적인 공간과 각종 개발지역에만 공원·녹지가 집중돼 있어서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공원녹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 확보와 보호를 위해 생태공간을 발굴, 생물서식지를 연결하는 환경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도시공원은 수목식재와 이용자 중심의 시설 조성과 도시 내 녹지거점으로 기능할 것이다. 녹지는 산림과 공원을 연결하기 위한 경관녹지, 연결녹지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특히 공원·녹지를 통해 ‘경기도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생물다양성의 핵심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할 것으로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실무적으로 공원녹지를 계획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은?

공원은 위치와 주변여건, 이용자 등을 고려해 안전하고 쾌적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유지관리비 절감을 통해 시민참여와 재능기부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녹지는 각 공원과 산림을 연결할 수 있도록 30~100m의 비오톱으로 생물서식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경기도가 지향하고 있는 공원녹지 지표가 있다면?

지난해에 비로소 수립된 ‘2030 경기도 공원녹지 비전과 전략’은 ‘모두가 즐거운 공원, 경기도가 시작합니다’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모두의 공원, 신나는 공원. 함께하는 공원’을 추진전략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의 공원녹지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경기도 차원의 체계적, 선재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특히 시민참여 도시녹화 콘테스트와 각종 캠페인 추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시민참여를 늘릴 것이다. 자원봉사와 재능기부 등 시민참여가 늘면, 공원관리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안산 시화에 ‘세계정원 경기가든’(경기가든)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안산 시화 쓰레기 매립지를 수도권 최대 규모 정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쓰레기 매립지 45만㎡와 바로 연접한 시화호 상단부에 40만㎡ 규모의 안산 갈대습지 공원과 47만㎡ 규모의 화성 비봉습지 공원을 합화면 132만㎡ 규모로 국내 최대 정원·에코벨트를 구축하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규모로만 봤을 때 111만㎡ 규모의 순천만정원을 넘어선다.

경기가든에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5대륙 정원과 한국 전통정원 특성을 담은 6개 테마 메인 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주변에 광장과 전망대, 환경교육시설, 체육시설, 숲속놀이터 등 관광과 체험 그리고 놀이가 함께 하도록 조성한다. 특히 정원산업판매 유통센터를 유치해 시민 커뮤니티와 정원문화 산업의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다음 달 기본계획 용역을 시작으로 2018년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18년 하반기에 착공,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국가정원인 순천만정원과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경기가든은 순천만정원과 크게 세가지 점에서 차별화될 계획이다. 첫째, 순천만정원은 농경지 등에 조성한 반면 경기정원은 악취로 고통받았던 쓰레기 매립지를 정원으로 조성해 시민품으로 되돌려 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둘째, 세계정원이 메인정원으로 중점 개발될 것이다. 세계인들이 방문하면 우리 경기도와 자매결연한 24개국 37개 도시의 대표 정원을 보고, 자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숲속어린이상상놀이터와 시민정원사, 환경숩, 체육시설 등 다양한 관광과 체험, 놀이가 함께 하는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될 것이다.

경기도가 정원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수도권에 2500만 명이 살고 있지만 휴양림과 수목원은 있어도 변변한 정원이 하나도 없다. 앞서 말한 경기가든도 이러한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 주셔서 아름다운 정원의 정취를 만끽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종 사업들을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과를 국(局)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의 경우 푸른도시국 5개 과에서 공원·녹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공원·녹지 면적이 몇 배는 넓지만, 1개 팀에서 31개 시·군 공원·녹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또 경기도는 31개 시·군 가운데 28개가 시고, 3개가 군이다. 실제는 도시다. 공원·녹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수위가 높다. 보다 높은 차원에서 공원녹지의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변화하는 녹색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 단위 승격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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