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농촌조경의 가치
[김부식 칼럼] 농촌조경의 가치
  • 김부식
  • 승인 2016.01.28
  • 호수 3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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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넘어오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인류발전의 신 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편리함이 증가되었지만 인류는 농경문화의 뿌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경도 마찬가지로 농경문화에서 기반을 찾을 수 있는데 그동안의 현대조경은 도시지역에 편중된 조경이 주류를 이루었다. 도시의 성장과 팽창에 편승한 조경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도시지역에 치중한 나머지 농촌지역에 대한 경관, 생태, 문화, 역사 등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었다.

지금까지의 농촌조경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농촌 마을 어귀에 나무 몇 그루 심고 전원주택 조경이나 농촌주택에서의 비교적 간단한 경관을 만드는 것이 고작이었다. 최근의 귀농·귀촌 교육에서 농촌조경을 거론하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종합적이지 못하다.

또한 농촌조경전문지도연구회가 십여 년 전부터 구성되어 있지만 전국 농촌지도기관 직원들이 주축이 되어 일반인과 함께 탐사와 답사 위주의 활동이 대부분이어서 농촌조경의 연구와 방향성을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한국조경학회 농촌조경연구회가 올해 첫 세미나를 했다. 최근 농촌지역개발과 농촌 마을만들기 관련 제도, 사업, 계획 및 운영에 있어 이슈들을 짚어보고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며, 조경학의 관점에서 조경분야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농촌문제의 최상위 목표인 농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촌의 기초생활기반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이 되어야 하고 농업생산물의 유통과 6차산업화 등을 통한 소득증대가 되어야하며, 농업유산이나 마을의 상징경관을 보존·유지시켜서 경관을 개선하고 농업인의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발표된 충남 홍성군 홍동면, 충북 옥천군 안남면과 경북 상주시 승곡마을의 공동체 활동은 좋은 농촌정책의 사례가 되고 있으며 공동체 활동이 마을 만들기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농촌지역의 마을만들기의 출발은 경관에 있으며 경관개선으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주민간의 공동체정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발표와 경남 거창군을 지속가능한 지방 중소도시로 계획한 사례가 농촌중심지를 만드는 중요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농촌의 중요한 문화요소 중 하나인 농업유산은 사라져가는 전통농업유산을 발굴하고 보전하여 지역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주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2013년부터 매년 2개씩 지정하는 국가중요농업유산은 이제 겨우 6개로 걸음마 단계에 있어서 정책추진 속도와 농촌문화 변질의 간격이 너무 커 보인다.

우리는 지금까지 농촌에 존재하는 조경자산의 가치를 간과하고 도시조경에 집중하고 미래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농촌조경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농촌문제의 방관자가 되고 있다.

이를 인식한 금번 농촌조경연구회 세미나의 가장 큰 목소리는 ‘농촌조경에서 조경가의 역할’이다. 조경의 새로운 영역으로 농촌지역이 존재하고 있으며 농촌계획가로서 조경가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자연과의 소통, 주민간의 소통은 농촌계획의 차원에서 필수적이며 그 중심에 조경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

농촌지역이 도시지역과 균형발전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인정하면서 관심은 덜 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 조경분야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 등의 기관과 활발한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

가치와 철학이 공존하는 농촌을 만드는 일은 조경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할 중요한 분야다. 조경인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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