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톱으로 疾走하는 서울驛 앞 高架도로 내일 開通’ 1970년 2월28일자 어느 신문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1969년 3월19일 착공된 서울역 앞 고가도로. 이 고가도로는 이듬해인 1970년 3월 1일 퇴계로-동자동 길목이, 8월 15일 퇴계로-만리재로-청파로 길목이 개통돼 서울역은 교통망의 중심이 됐다.

2014년 9월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공간 혁신-서울역고가 시민문화공원’을 공표했다. 이후 10월12일, 고가 개통 44년 만에 처음으로 사람길로 개방됐고, 지난해 5월10일, 두 번째 개방으로 서울역 고가는 시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19)70년 탄생-(20)17년 재탄생+(19)70년 차량길-(20)17년 사람길+(19)70년 탄생-17m 높이. 총 길이 938m의 서울역고가는 이렇게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게 됐다.

2015년 12월25일, 공사 전 마지막으로 시민과 만난 서울역 고가,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시민이 고가를 찾았다. 고가 바닥의 끈과 연결돼 바람에 흩날리는 삼색 풍선은 차량과의 작별과 사람과의 만남을 반기는 듯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멀리 남대문과 청파동을 보며 추억을 떠올렸다. 젊은 친구들은 사진을 찍으며 담소를 나눴고, 예술가들은 고가 바닥에 새로운 희망을 그렸다. 고가에 관한 전문가의 해설을 듣는 가이드투어 산책버스도 마련돼 인파가 몰렸다.

바닥에 선을 긋고 사방치기 놀이하는 꼬마들, 폐자전거를 활용해 만든 대형 자전거를 타는 시민, 도시락을 나눠 먹는 시민, 자전거로 음악을 전달하는 자전거문화살롱, 유목형 술집 목연포차 등, 미래 서울역고가 공원의 다양한 활용성을 미리 보는 듯했다.

이제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도로’는 지워졌다. 2017년이면 ‘도로’ 대신 ‘공원’이란 친근한 이름으로 우리에게 올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공사로 공원이 돼 돌아올 서울역 고가가 철로로 단절된 양쪽을 잇고, 사람을 모이게 하며, 희망의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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