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홀몸어르신 및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배달’ 봉사활동에 조경업계가 나섰다.

지난 8일 조경업계 관계자들 150여 명은 서울시 도봉구 안골마을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연탄을 배달하는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이번 ‘연탄배달’ 행사는 (사)한국조경사회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추진하는 ‘천원의 기적, 릴레이 연탄나눔운동의 일환으로써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 총 115개 업체가 참여해 모금한 성금 612만 원으로 추진됐다.

‘연탄 나르기 시작’ 구령과 함께 일사불란

이날 진지한 표정으로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조경인들은 연탄을 나르기 전부터 의욕을 활활 불태우는 모습을 보였다. 준비한 1만200장 연탄을 가구당 300장씩 34가구에 배달해야하는 임무를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에 각자 몸을 푸는 모습들이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었다. 그들은 30명씩 5개조로 나뉘어 길목 곳곳에 쌓여 있는 연탄 앞에 섰다.

봉사자들은 연탄 나르기를 시작한다는 구령과 동시에 약속이나 한 듯 한 줄로 늘어섰다. 길게 이어진 줄은 마치 일정한 거리를 연속적으로 운반하는 컨베이어 장치와 비슷했다.

봉사자들 속에서 열심히 연탄을 나르던 황용득 (사)한국조경사회 회장은 “작은 나눔이지만 추운겨울, 어려운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따뜻한 온기가 지속되는 연탄처럼 앞으로도 조경인들의 온화한 정을 널리 전달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기준 (사)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사무총장은 “나눔과 봉사의 정신이 투철한 조경업계 관계자들과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연탄을 나르고 있으니 정말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조경인들과 함께 손잡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탄재 묻은 얼굴, 웃음 잃지 않아

이날 조경인들의 연탄 나눔행사는 장관을 이루었다. 시커멓게 변한 장갑을 끼고 있는 것도 잊은 채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마치 군인들이 위장한 듯 얼굴 곳곳에 연탄재가 묻어 있었다. 하지만 구슬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동료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시종일관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비가 오듯 땀을 흘리며 연탄 나르기에 열중하고 있는 정재욱 (주)한국조경사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연탄 1장의 무게는 3.6kg이다. 반복되는 동작에 조금 팔이 아프긴 하지만 홀몸어르신들이 우리가 배달한 연탄으로 따뜻한 겨울을 날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경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경업계 경기 상황은 좋지 않지만 대부분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통해 어느 업종보다도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조경인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연탄 한 장, 한 장 정성으로 배달

연탄 행사가 펼쳐진 도봉구 안골마을은 좁은 골목길이 특징이며 집들 역시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었다. 특히 연탄 트럭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서 홀몸어르신들이 혼자서 연탄을 나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봉사에 참가한 조경업계 관계자는 “어르신들 혼자서 연탄을 옮겼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짠하다”며 “우리의 작은 도움으로 이번 겨울에는 편하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힘차게 배달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차처럼 줄 지어 서서 손에 손을 거쳐 가정으로 배달되고 있는 연탄은 조경인들 사랑을 듬뿍 싣고 이 집 저 집 구석구석 제자리를 찾아갔다.

연탄 배달, 다양한 모습에 즐거운 하루

연탄 배달 현장에는 가슴에 연탄을 4장씩 품은 채 거북처럼 엉금엉금 나르는 청년 조경인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연탄을 아이처럼 업은 채 큰 걸음으로 집집마다 배달하는 사람도 보였다.

그리고 연탄이 깨질까봐 마치 꿀단지 마냥 두 손으로 꼭 잡고 진지하게 배달하는 모습에서는 큰 웃음을 자아냈다. 시간이 지나자 어느덧 준비해온 1만여 장의 연탄들은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연탄 배달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유선희 (사)한국조경사회 부회장은 “조경인들의 손길이 모아지면 아무리 많은 연탄도 금방 줄어든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공유하는 참된 삶을 사는 조경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덧붙여 유 부회장은 “앞으로 조경인들은 어려운 이웃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더 많은 봉사활동으로 접근 하겠다"며 “2016년도 역시 연탄나눔처럼 조경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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