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현 한국조경사회 명예회장은 현 조경계가 풍전등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고 주도권을 잡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 기술자격 확대로 조경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새 시장을 개척하자’는 조경계 주요 인사의 자성에 찬 당부가 조경사회에 울림을 주며 공감대를 얻고 있다.

정주현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한국조경사회 명예회장)은 지난 25일 ‘조경계 실상 들여다보기’란 글을 통해 “조경이 40여 년의 짧은 시간적 궤적에도 나름의 성과에 자족할 만 하지만 어느샌가 패배의식과 자조주의에 젖어있는 모습”이라며 “분연히 일어나 주도권을 잡고 실력을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기는 기회다. 새로운 비전을 갖고 새 시장을 개척하자”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경관이 어느 날 다른 분야, 다른 기관 일이 돼버렸다. 급기야 조경 안에 있던 정원도 색다른 해석에 의해 원치 않은 방향으로 튀어버렸다”며 “한때는 누구보다 억울해 벌건 얼굴로 격앙했지만 스스로 기득권을 얘기하기보다 생태와 경관, 디자인과 정원 등이 우리가 가장 잘하는 전문분야라는 것을 경쟁을 통해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능력을 보여줘 인정받는 위치에 서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이를 위해 ‘상생’과 ‘협업’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통합, 융합, 통섭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인접 분야에 스며드는 것이 시대 흐름이자 트렌드”라며 “저는 국토부만이 조경을 살려줄 거란 우직한 생각을 버렸다. 환경부, 문광부, 농림부, 산자부, 산림청, 문화재청, 농진청 등 전 방위 대상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면 어떤 이름으로든 일거리를 만들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이렇듯 정부의 모든 조직과 직제, 어느 기관과 단체이든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영역을 상대해야 한다. 그들 손을 잡고 문을 열게 하자”며 특히 “영역싸움으로 오랜 시간 반목해 온 산림과는 협업 정신을 살려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이사장은 “재단은 조경계의 주요 7개 단체로 구성돼 있지만 더욱 다양한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접촉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미래는 여전히 먹구름 속처럼 불투명하지만 조경인 여러분의 격한 열정과 차가운 지혜를 모은다면 그 뒤에는 찬란한 햇빛이 있고 흠뻑 적시는 소나기가 지나면 오색창연한 무지개가 나타날 것”이라고 희망했다.

황용득 한국조경사회 회장은 이 같은 정 명예회장의 글을 조경계 커뮤니티 밴드에 올리며 “매우 공감한다. 엄중한 현안들에 대한 모든 조경인의 합심된 모습이 필요하다” 했고, 글을 접한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도 “단합이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임영훈 (주)정도조경연구소 대표 또한 “모두가 차분히 그리고 가슴은 뜨겁게 조경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조경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전진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자”며 동참의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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