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 녹화기념탑 앞에서 ‘제4회 생활정원 공모전’ 당선작 설명회를 열었다.<사진 박흥배 기자>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9월, 일반인들이 만든 정원 작품이 국립수목원에 전시된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 녹화기념탑 앞에서 ‘제4회 생활정원 공모전’ 당선작 설명회를 열었다.

행사 중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되어 정원을 조성한 이들이 관람객 등을 대상으로 정원의 주제와 콘셉트 등을 설명했다.

앞서 국립수목원은 지난달 10~16일 공모작을 접수해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1개, 우수상 1개, 가작 2개, 입선작 4개 등 총 8개 작품을 선정했다.

올해 최우수상은 ‘소풍(소풍 나온 부엌)’이 선정됐고 우수상은 ‘카페 드 파미’가 수상했다. ‘도란도란 맨발이야기 정원’, ‘Rainhood’ 등은 가작으로 뽑혔고 ‘옥탑원’, ‘Gardening holic(정원을 요리하다)’, ‘조각조각 정원놀이판’, ‘Cell Ceiling Garden’ 등은 입선하였다.

최우수상 수상팀 대표인 김미남씨는 설명회에서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잔디에 앉아 식사 한번 할 수 있는 의도로 소풍이라는 주제가 나왔다”면서 “나무와 꽃에 둘러싸인 기분으로 힐링되는 느낌이 들도록 정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원에 풀이 너무 많이 자라면 잡초와 전쟁해야 한다”며 “최소한 식재하면서 잡초제거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 쓰지 않고 정원을 관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곳은 새롭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곳”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 녹화기념탑 앞에서 ‘제4회 생활정원 공모전’ 당선작 설명회를 열었다.<사진 박흥배 기자>

정원을 설명하는 당선자들 표정은 밝고 활기찼다. 앞선 심사과정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심사를 맡은 김용택 위원은 “아마추어라는 것이 ‘좋아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전문가가 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정성이 보이는게 굉장히 좋아 보였고 점수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코리아가든쇼’에서는 전문 작가분들이 정원을 만든다면 이곳은 아마추어나 정원 일을 시작하는 분들이 정원을 만드는 곳”이라며 “이곳은 정말 소중하고 의미 있는 새롭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곳이다. 정원으로 인해서 식물을 만나고 가꾸는 행복한 시간의 출발을 이곳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국립수목원은 이날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작품을 전시한다. 국립수목원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기상을 선정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은 해마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표를 받아 인기상을 선정하고 있으며 10월 중 시상식을 열 계획이다.

국립수목원은 2012년부터 해마다 생활정원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생활정원이란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식물과 친해질 수 있도록 조성한 소형정원으로 자투리땅을 활용하거나 우리 주거 환경 또는 토지이용 방식에 적합하게 만든 정원을 말한다.

정원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지난해부턴 정원 설치 때 사용된 식물과 자재를 모아 기부하는 활동도 시작했다. 국립수목원은 올해 공모전에서 선정된 정원 작품에 대해서도 수목원에서 두 달간 전시 후 사회복지시설로 옮겨 실제 생활정원으로 조성한다.

기증받기를 원하는 기관은 국립수목원 누리집(www.kna.go.kr) 공지사항을 참조해 신청하면 된다.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9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 녹화기념탑 앞에서 ‘제4회 생활정원 공모전’ 당선작 설명회를 열었다.<사진 박흥배 기자>

 

작품설명

▲ 도란도란 맨발이야기 정원(안명준)<사진 박흥배 기자>

도란도란 맨발이야기 정원(안명준)
작가의 작품설명 “관리를 최소화하면서 혼자서도 만들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어요”

‘옥상과 마당에서 즐기는 감각적인 텃밭정원’이다. 신발 없이 즐기는 식물소재와 전통소재 포장의 ‘맨발정원’과 감상과 생산이 있는 실용적인 ‘텃밭정원’, 이야기와 휴식이 함께하는 도란도란 ‘이야기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발, 실내화를 벗어 놓는 진입공간을 시작으로 부채꼴의 계단식 텃밭을 조성한 텃밭공간을 마련한다. 부드러운 잔디의 감촉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맨발잔디마당과 멍석과 야외 카펫의 감촉을 느끼며 쉴 수 있는 맨발멍석거실을 만들고 분위기 있는 녹색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배경식재공간도 조성한다.

▲ 옥탑원(屋塔園)(왕준현, 송초희)<사진 박흥배 기자>

옥탑원(屋塔園)(왕준현, 송초희)
작가의 작품설명 “한국 주거 형태를 고려해 옥탑 정원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의 평상을 콘셉트로 했고 구하기 쉬운 것을 위주로 식재했어요”

해마다 여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빌라가 밀집된 지역의 온도가 다른 주택 지역보다 1~2도 정도 높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빌라 및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곳에 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옥상정원을 조성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 또한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올바른 정원환경 및 문화를 제안하는 것을 이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한다.

▲ Gardening holic(정원을 요리하다)(김세훈, 노예라, 이새롬, 이용구, 정연섭)<사진 박흥배 기자>

Gardening holic(정원을 요리하다)(김세훈, 노예라, 이새롬, 이용구, 정연섭)
작가의 작품설명 “눈으로만 보는 정원이 아니라 식물 하나하나를 손질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돈이 아깝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이 공모전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려고 시간을 쓰는 것은 아깝지 않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정원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모습을 갖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 개개인의 맛을 담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을 살리기 위해 조원들 각자가 바라던 정원의 요소로 넣기로 하였다.

▲ 소풍(소풍 나온 부엌)(김미남, 이주빈, 박예슬)<사진 박흥배 기자>

소풍(소풍 나온 부엌)(김미남, 이주빈, 박예슬)
작가의 작품설명 “햇살과 바람을 맞으면서 잔디에 앉아 식사 한번 할 수 있는 의도로 소풍이라는 주제가 나왔어요. 나무와 꽃에 둘러싸인 기분과 힐링되는 느낌이 들 거예요”

‘소풍 나온 부엌’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으로의 나들이인 소풍을 모티브로 부엌의 주가구인 싱크대를 정원에 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풍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자연에서의 휴식과 놀이는 정원을 가까이하게 되고 정원을 가꾸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다. 정원의 걸림돌은 잡초와의 전쟁이므로 적절한 식재를 통해 지속적인 정원관리와 정원 활동을 이어하게 하는 것이 기본개념이다.

▲ 조각조각 정원놀이판(최재연)<사진 박흥배 기자>

조각조각 정원놀이판(최재연)
작가의 작품설명 “정원을 만드는 게 귀찮은 사람들은 정원을 가꿀 수 없을까요? 재미있게 정원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놀이를 대입하는 건 어떨까 생각했어요”

개인이 정원을 가꾸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정원 일을 귀찮아하거나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렸을 적의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 아직 정원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정원에 즐거움을 넣으려고 한다. 단순하고, 모든 연령층이 다 할 수 있는 칠교놀이를 활용해, 정원의 즐거움을 모르는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정원은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이다. 물론 칠교놀이 자체의 두뇌 회전 효과는 덤이다.

▲ Rainhood(조성희, 이상기, 조영준, 박희영, 조강인)<사진 박흥배 기자>

Rainhood(조성희, 이상기, 조영준, 박희영, 조강인)
작가의 작품설명 “한국에서는 공동주택 비율이 높다 보니 정원을 갖는 것이 드물어요. 이런 정원이 사회적 캠페인처럼 되어서 마을 경관을 만들면 어떨까해서 ‘빗물이 만드는 이웃이다’라는 콘셉트로 정원을 만들었어요”

양재동 다세대 주택은 건물과 건물 사이가 다닥다닥 붙어져 획일적인 도시경관을 연출한다. 특히나 가로를 걷다 보면 빈약한 녹지 경관은 삭막함마저 느껴졌다. 문득 무수히 많은 빗물받이를 통해 빗물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걸 보면서 조그마한 화분을 저 앞에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본 정원의 설계내용은 빗물을 받는 옹기그릇이 서로 모여들어 마을의 풍경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 Caféde Famille(카페 드 파미)(조원희, 이동두)<사진 박흥배 기자>

Caféde Famille(카페 드 파미)(조원희, 이동두)
작가의 작품설명 “누구라도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생각이 들도록 하는 정원을 만들어봤어요. 드릴 하나만 있으면 철공소에서 길이만 맞게 재단해서 쉽게 조립할 수 있는 디자인을 했어요”

마당 한편, 베란다에 식물 그늘이 드리워진 작은 카페가 있다면 가족들이 정원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숲 속에서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는 경험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행복한 기억일 것이다. 퍼걸러 사이사이 수양회화나무를 심어 숲 속 작은 쉼터의 이미지를 만든다. 퍼걸러는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각관 연결구와 3*3 각관을 조립해 만들어 누구나 쉽게 시도 해 볼 수 있는 정원조성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Cell Ceiling Garden(장혁권,조성아)<사진 박흥배 기자>

Cell Ceiling Garden(장혁권,조성아)

베란다의 천장에 부착된 빨래건조대를 이용해 바닥 면적이 아닌 천장을 이용한 천장 정원을 만든다. 빨래건조대에는 공기청정 식물인 틸란드시아와 말린 허브를 매달아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고, 향기를 유지하며 심미적인 부분을 확보한다. 정원은 꼭 넓은 땅에만 필요한 것인가 좁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고,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정원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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