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고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아침이면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가 코앞이다. 봄 가뭄부터 여름에 이르기까지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무던하게 어려움을 헤쳐 온 조경인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가을이 되면 수확의 의미로 각종 축제와 모임이 많은데 조경계에도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린다.

매년 열리는 조경인 체육대회이지만 올해는 더 큰 의미를 실어서 ‘조경인 한마음 대축제’로 개최한다. 체육행사 뿐만 아니라 벼룩시장, 신제품 전시 및 홍보, 조경진흥법 제정 기념 음악회, 먹거리 장터, 취업상담 카운셀링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집행부 측에서도 조경계의 결속을 다지고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매년 열렸던 조경인 체육대회는 국내외 경기와 비례해서 대회 규모의 부침이 매우 심했다. 2008년 체육대회는 1천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참가해서 성황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3백여 명 정도만 참석을 해서 조경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많은 조경인들의 참석과 분발이 요구된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에는 많은 전문 분야가 있다. 각 전문분야의 활동과 업적이 대한민국을 지탱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정부기관에서도 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해주고 관련법을 제정하여 보호해주며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주고 있다. 각 전문분야의 구성원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독창성을 최대한 발휘하고 한 목소리로 단결하여 책임과 권리에 대한 행사를 한다. 특히 전문 인력이 많거나 단합이 잘되는 전문 단체는 대단한 파워를 내고 있어서 정부에서도 눈치를 보는 경우를 이따금씩 보게 된다.

조경계도 예전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의견이 묵살될 때 단체행동을 통하여 단합된 의견개진을 했고 그 노력이 이어져서 지금에 이르렀으며, 숙원이었던 조경관련법인 조경진흥법이 제정되었다. 앞으로도 많은 일들이 조경단체의 조직적인 힘을 빌어서 조경의 몫을 지켜내고 넓혀 가는데 일조를 하리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경인 체육대회는 조경인의 위상을 가늠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1년에 한 번 조경 전 분야의 종사자들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탁 트인 공간에서 격의 없이 만나는 일은 조경인 소통과 화합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된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도 조경을 함께 영위하는 동업자로서 소통의 장에 참여하기를 요청한다. 조경업 실무의 상위에 있다 보니 갑을관계로 인한 우월적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계급장을 떼고 조경 동지로 동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마음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대기업을 위시한 1군 건설업체의 조경직도 조경을 위하는 열린 마음으로 참가하기를 기대한다. 관련 업종의 다양한 분들과의 교감은 본인을 더 큰 사람으로 만들게 한다. 엔지니어링업계 종사자들도 근래에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기 위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다. 예전에 대단위로 참석했던 활발한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또한 조경시설물 제조업체도 직원들의 사기앙양과 업계소통을 위한 큰 걸음을 요청한다. 구성원들에게도 배움에 좋은 기회가 된다. 조경식재, 시설물전문공사업계의 참석 또한 절실하다. 전문공사업 종사자들이 조경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소외되지 않는 전문인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된다.

조경인들이 함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이번 대회는 체육행사 자체만의 의미가 아니다. 조경인들의 능력과 단결력의 표현이며 필요시에 의사표현을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낼 수 있다는 커다란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조경인 모두 오는 9월 10일(목)에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으로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도록 하자.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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