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서울시설공단 조경2팀장은 지난 2일 공단 3층 회의실에서 열린 ‘공사관계자간 소통․신뢰 향상 및 안전시공을 위한 전문가 합동 토론회’에서 공단이 직접 만든 ‘조경공사 설계대가기준’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12월 2일 발주, 감독, 시공업체간 소통을 위해 전문가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3월에 이은 두 번째 행사로, 1부 발표와 2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1부 발표에서는 강현구 팀장이 ‘서울시설공단 조경공사 설계대가기준’을, 김정식 온유조경 대표가 시공업체를 대표해 발주처와 감독처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발표했다.
강현구 팀장은 “건설업 5개 분야 중에서 조경만 유일하게 표준품셈이 없다”며 표준품셈이 없다보니 감독관마다 서로 다른 유사품을 준용하게 돼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 공단 자체적으로 ‘조경공사 설계대가기준’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설공단 조경공사 설계대가기준’은 지난 2월부터 작업을 진행해 적정성 및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 기술심사담당관실로부터 감수를 받았으며, 이후 자문위원회를 거쳐 현재 일부 조정을 거치고 있다. 곧 완성된 기준이 나오면 공단 내 감독뿐만 아니라 발주부서에서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설계 기준 명확화를 통해 감독의 편의성이 개선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현구 팀장은 “만드는 게 정말 어렵더라”며 “특히 시공사에서는 경제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고, 발주처에서는 적정성을 이야기해서 그 차이를 조정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고 힘들었던 점을 술회했다.

김정식 온유조경 대표는 전문건설업체가 현재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 연별 수주실적을 토대로 호소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식재·시설물 업체들의 경우 2009년을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약 35% 정도의 실적 감소가 나타났다며, 이 수치에는 수많은 업체들의 눈물이 담겨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적정 설계비 반영, 조경공사 분리발주, 지급자재 공동구매로 인한 업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발주처와 감독처가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서울시가 산림사업을 발주하면서 서울시에 등록된 산림사업 법인이 적다보니 경기도 업체에게 일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서울에 세금을 내고 있는 식재업체에게 수주기회를 확대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2부 토론회에는 시공업체 대표로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협의회의 조정일 회장과 강이호 부회장, 김창도 부회장, 하광철 부회장, 김정식 감사가, 발주기관 대표로 김영용 서울시 산지방제과 사면총괄팀장, 변규열 동부공원녹지사업소 사업과장, 장용수 성북구청 공원녹지과장이, 감독처인 공단에서는 박상규 처장, 강현구 팀장, 강수학 연구관, 김계영 감독, 조은경 감독이 참석했다.

시공업체 대표들은 우선 현장 여건과 맞지 않는 설계도면을 도마에 올렸다. 처음 설계도면이 정확하지 않으면 발주하는 순간 모든 주체들이 문제를 안게 된다. “감독이나 시공사도 힘들지만 발주처도 주어진 예산만으로 힘들어진다”며 “모든 일의 발단은 설계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업역을 뺏기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림청에서 발주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예전에는 식재시설물 업체들이 하던 일들이라며, 조경기술자들은 참여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공단의 조은경 감독은 발주처에게 설계를 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발주자로서 시간적 예산적 여유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알지만, 공사를 하다보면 (설계와 다른) 새로운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발주 후 과장님들이 나오셔서 ‘내가 생각했던 거 아닌데’ 하시지 마시고, 설계에 좀 더 예산을 넣어 밀도 있게 하면 문제점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강현구 팀장은 업역침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조경단체들이 너무 미흡하게 대처했기 때문이 아니냐며 질타했다. 또한 “산림사업은 매우 자세하지만 조경사업은 상세하지 못하다. 현재 조경사업이 구체적이지 않아 산림사업으로 조경사업을 모두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왜 이렇게까지 방치했느냐고 한탄하기도 했다.

공단의 김계영 감독은 “발주처 분들은 그대로인데 시공사 분들의 얼굴이 많이 바뀌었다. ‘바깥세상이 많이 춥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많이 못 도와 드린 것에 대해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을 통해 참가자들은 발주처, 감독처, 시공처가 한 가족이라는 인식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는데 공감을 이뤘다.

▲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12월 2일 ‘공사관계자간 소통․신뢰 향상 및 안전시공을 위한 전문가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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