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상호 (주)천마이엔씨 대표
한국조경신문에서 주최하는 뚜벅이 행사가 매달 있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었으나 직접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천 비수구미 계곡과 해산령은 시간이 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주저없이 바로 신청했다. 전날 마트에서 몇 가지 간식과 음료수를 사고 김밥까지 준비하니 초등학교 시절의 소풍이 떠올라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비수구미 계곡과 해산령 터널은 ‘30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국토순례를 시작한 곳’이라는 한국조경신문 대표의 의미심장한 선언과 함께 버스는 3시간 여를 달려 해산령 쉼터에 도착했다. 비수구미(秘水九美)란 신비의 물이 만든 아홉가지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뜻으로 계곡입구에서 나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날 좀 쳐다보라고 아우성치는 듯 한 붉디붉은 단풍들이었다.

트레킹 중간지점에서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계곡의 물소리를 배경음악으로 가을햇살의 조명을 받으며, 양쪽 숲과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조용하며 청정 그 자체였다. 게다가 오름길이 아니고 완만하게 6km를 내려가는 길이니 참 편했다. 비수구미 마을에 도착해서는 산나물을 안주삼아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잠시 쉰 후 파로호를 지나 평화의 댐에 도착했다.

평화의 댐에서는 세계 여러나라의 탄피를 녹여 만들었다는 ‘세계평화의 종’이 특히 인상깊었다.
우리 모든 뚜벅이들은 각자의 소원과 희망을 마음 속에 묻고 한편으로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힘차게 평화의 종을 쳤다. 땡~~~~~~

평화의 댐은 나에게도 의미있는 곳이다. 처음 설계회사에 들어와 수행한 업무가 ‘평화의 댐 주변 관광지조성계획’ 용역이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열악해 현장조사도 없이 오천지형도를 이용하여 계획안을 수립하여 업무를 진행했는데 실로 20여년 만에 방문한 현장조사(?)였다.

귀경길에 화천시내에서 주최측이 마련한 푸짐한 산채백반으로 만찬을 즐긴 후 버스에 몸을 누이니 비몽사몽간에 어느새 출발지에 도착했다.
조경신문에서는 조경인의 소통과 현장체험을 모토로 매달 ‘조경 명소 탐방 뚜벅이 체험’을 하고 있는데 이번이 벌써 40회에 이르렀다.
평소 야근, 모임과 업무로 지친 조경인과 관련학생 그리고 가족이 그 대상이나 관광버스 1대도 채우기 어렵다는 동반자의 설명에 나 자신부터 얼굴이 붉히며 다음 행사의 참석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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