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필 북한산조경 부사장
매일 나오다시피 한다. 이유가 있나?
솔직히 처음부터 계속 나와야겠다는 의무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첫날 초에 불을 붙이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는 말을 듣고 다음날 와서 보니 생각보다 고생을 많이 하는 걸 알았다. 그래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보면서 정원의 촛불이 꺼지지 않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이번기회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됐고, 좋은 말씀을 들어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정원에 얽힌 사연은?
어느 한 여고생이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을 했다. 실신할 정도로 계속 울었다. 마침 서은실 상무가 여학생에게 다가가 위로해주면서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친구가 세월호에 탑승했었고, ‘살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가슴이 먹먹했다. 그 여고생이 울고 있으니까 비슷한 또래 여고생들이 위로해줬다. 그런데 학생들은 서로 모르는 관계였다. 비록 처음 만난 사이지만 서로에게 위로해 주는 학생들을 보면서 또 한 번 감동했다.
이밖에도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추모객과 외국인들의 방문 그리고 세월호 속에 갖힌 아이들이 배고플 것 같다며 바나나, 과자 그리고 바나나우유 등을 매달고 간 사람, 나비모양 종이에 적힌 편지 등 많은 사연이 ‘노란리본의 정원’을 슬프지만 감동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조경인들의 참여 어떻게 생각하나?
열심히 하시는 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물론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지만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참여하시는 분들 속에 그래도 남모르게 왔다가는 조경인이 많다. 어느 여성조경인은 기술사 시험 때문에 못나오다가 시험이 끝나고 나왔다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노란리본의 정원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엔 정치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에 염려를 하기도 했지만, 노란리본의 정원은 그 어느 추모공간보다 순수함 속에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노란리본의 정원은 더 큰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또한 많은 중앙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조경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조경인의 사회참여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적 사안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참여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조경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위로해주고 힐링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준다. 이런 조경의 역할을 활용한다면, 공원이나 정원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찾아가는 조경을 통해 소외받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 이는 조경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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