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코리아 가든쇼’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원이라는 이슈를 부각시키에 충분했던 이번 행사는 정원이 갖고 있는 가치와 문화를 전하는데 실효성이 높았다는 평을 얻었다. 하지만 국내 첫 가든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인식하고, 다음 가든쇼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 4월 25일부터 5월 11일까지 열린 2014 코리아 가든쇼는 국내 정원 행사의 위상을 높이고 가든디자이너라는 신직업군 탄생에 이바지 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과>
‘제2의 황지해’ 배출을 위한 경연의 장 마련
가든디자이너 직업군의 위상 상승

 ◆ 국내 첫 가든쇼 도입= 이번 코리아 가든쇼는 형태화된 정원을 바탕으로 한 국내 최초의 경연대회였다.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나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전시됐던 아름다운 정원 13선 등은 ‘이것이 정원이다’라는 형태적인 부분에만 치우친 한계가 있었다. 또한 2012년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과 금메달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와 같은 ‘제2의 황지해’를 양성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요구도 커왔다. 이런 점에서 영국 첼시플라워쇼와 프랑스 쇼몽가든페스티벌 등에 버금가는 가든쇼가 국내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 직업군으로의 가든디자이너 위상 부각= 사실 국내 정원디자이너 직업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또한 국내 현실에서 정원디자이너가 독립된 직업군으로 분류되는 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일각의 견해들도 있다.  하지만 작가보다는 작품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의 박람회와 달리 작가 본인의 이름으로 출품을 유도해 가든디자이너의 위상이 부각된 점이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정원디자이너는 또 다른 직업군을 형성해 조경학과나 원예학을 전공한 학생들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이번 가든쇼 학생부문에 참가한 한 학생은 “원예라는 분야에서 식물의 소재만을 공부해 왔는데 이번 가든쇼에서 정원을 디자인하는 것에 매료되어 진지하게 정원디자이너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 ‘작가데이’ 대중적 인기 예감= 첫 가든쇼 성과중 주목할 만한 것은 ‘작가데이’처럼 작가를 부각시키는 행사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정원박람회가 전시형태로 머문 것을 탈피, 17일 기간 17명의 작가들이 직접 자신만의 이벤트를 펼쳐 자신과 작품을 함께 알릴 수 있도록 했다. 작품 특성을 작가의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벤트를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타 행사와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권혁문 작가의 화덕피자, 임춘화 작가의 어버이날 기념 카네이션, 박대수 작가의 도서 선물, 최윤석 작가가 준비한 아이스크림, 오진숙 작가의 정원 체험 이벤트 등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도 같은 힐링이라는 주제로 17개의 개성 있는 작품이 만들어진 점, 정원해설을 통한 작품의 이해력 증진 등을 통해 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키는데 이바지했다는 평이다. (재)고양국제꽃박람회 박용준 국제전시팀장은 “조경을 통한 정원문화가 이번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접목이 되어 박람회 품격이 올라간 점이 고무적이고, 정원에서 식재되는 식물의 식재 패턴을 볼 수 있음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첫 가든쇼라는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한계>
정원 조성을 위한 지원 부족
사회적·환경적 변수의 고려 불충분
◆ 정원 조성비용 지원 부족=
이번 가든쇼는 지난해 11월에 기획, 올해 2월에 공모가 시작됐다. 또한 주관사 측도 정원 조성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작가들에게 고스란히 지원부족을 안기게 했다. 17명 작가의 작품을 만드는데 500만원은 금액적으로 턱없이 부족하엿고, 부족분에 대해서는 스폰서를 받도록 유도했지만 첫 행사라서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컸다. 정원작품 조성지원비의 크게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 종합적인 홍보 부족=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홍보적인 문제도 차질이 생겼다. 꽃박람회를 비롯한 모든 홍보 보도자료가 제한되면서 코리아 가든쇼가 열리는 지 모르는 시민들도 있었다. 가든쇼를 방문한 한 시민은 꽃박람회 관람을 하러 왔다가 코리아가든쇼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개막전에 계획한 꽃박람회를 통해 호수로 이어지는 동선의 안내가 지켜지지 않아 호수공원으로의 관람객 유도가 적었다는 점이다. 꽃박람회 운영 관계자는 “꽃박람회가 열리는 공간 중앙에 펜스를 쳐서 관람객의 입장과 퇴장에 혼선을 빚어 아쉽다”고 했다.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의 고려가 필요하다.

<과제>
‘2015 코리아 가든쇼’를 위한 사업비 마련
가든쇼라는 독립된 행사로써의 위상 찾기
◆ 안정적 사업 위한 예산 확보=
올 가든쇼는 단기간에 확보된 예산으로  진행됐다. 내년 코리아 가든쇼는 올 6월부터 9월까지 사업을 추진, 산림청과 (재)고양국제꽃박람회가 공동으로 운영자금을 마련 및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준 팀장은 “내년에 열리는 가든쇼에는 사업 예산을 늘려 올해보다 질 높은 가든쇼를 운영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 가든디자이너와 관람객의 소통 창구 확대= 행사기간 동안 정원에 관심이 많고, 정원을 갖고 있는 관람객들은 이번 가든쇼가 정원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꽃박람회 측은 “내년에는 각 작가의 작품 및 정원에 대한 정보를 마련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 고양국제꽃박람회와의 관계 재설정= 전시기간 중 6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고양국제꽃박람회는 국내 화훼 소비문화를 창출하고, 화훼의 수출을 확대하는 무역통로의 역할을 하기 위한 행사이다. 하지만 코리아 가든쇼는 다양한 정원 작품을 선보이고, 정원디자이너를 배출하는 장으로써의 역할을 갖고 있다. 코리아 가든쇼가 동시에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얻은 장점이 있는 반면, 단순히 부대행사로 전락되지 않도록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기타= 이밖에도 전시작품 철거 전 적극적인 정원작품 판매 유치 활동 필요, 정원디자이너의 인지도 확산을 위한 지원, 코리아가든쇼 종합적인 홍보대책, 정원 해설 및 가든볼런티어 양성, 참여작가 인센티브 강화 등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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