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석 지피가든 대표(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장(사)한국조경학회 이사(사)한국조경사회 상임이사

“한국에서 ‘가든’이라고 하면 ‘갈비집’으로 착각한다”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재석 신임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 “우리나라의 ‘가든문화’를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식물원․수목원이 되기 위해서는 ‘가든문화’라는 키워드를 놓치지 말고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게 필요하며, 생활 속에서 식물원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실종된 ‘가든문화’가 최근 도시민들의 탈아파트 욕구와 맞물리면서 전원생활․주말농장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서, 꾸준한 인식전환과 정책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식물원으로 발길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취임식을 앞두고, 지난 7일 양재동에 위치한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사무국에서 이재석 신임 회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외국의 ‘가든문화’와 우리나라는 어떤 차이가 있나?
사례를 들자면, 영국 여왕도 주말이면 가든에 나가 직접 장미를 다듬고 정원 가꾸는 일을 한다. 또 유럽 사람들은 튤립이나 장미가 아름답게 피어날 때에 맞춰 ‘가든파티’를 연다. 캐나다 ‘부처드 가든’은 폐광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꿔서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정원가꾸기를 즐기고, 가든에서 문화가 피어나며, 식물원으로 인해 지역경제도 달라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유럽의 가든문화는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많이 실종된 것 같다. 지금은 한국에서 ‘가든’이라고 하면 ‘갈비집’으로 착각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요새는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전원생활을 그리워하는 도시민들의 방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에게 식물원만큼 좋은 산교육장이 없을 것이다.

식물원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42살에 자생식물협회장을 하고, 13년 전에는 한계령자생식물원을 조성했다. 그때 식물원법을 추진했었고 결국 수목원법이 제정됐다. 식물원 태동 때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조경식물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조경에서 식물소재는 매우 중요한데, 최근 조경가들은 식물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조경 설계부터 시공, 관리에 이르기까지 ‘가드너’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경가들은 처음부터 이윤과 하자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조경식물의 표현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식물원은 희귀나무도 과감히 들여와 정성을 들이고, 어떻게 하면 잘 관리할 수 있는지를 공부한다. 이것이 ‘가드너’가 식물원에서 양성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며, 외국에서도 가드너 양성은 식물원이 담당하고 있다.

▲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재석 신임회장은 "우리나라의 가든문화를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식물원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가드너는 어떤 개념인가?

식물원에서 양성하고자 하는 가드너는 어떤 개념인가? 현장에서는 조경, 원예, 임업 등에 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가드너의 역할과 임무와는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협회 부설기관으로 ‘가드너학교’를 세우는 방법도 있고, 각 지역 식물원을 중심으로 양성과정을 개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협회는 이미 ‘가드너 양성제도’에 대해 완결했고, 천리포수목원은 교육관도 마련했다.
식물원에서 일정기간 교육후 자격증과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동아시아식물원네트워크에 대해 소개한다면?

우리나라는 동아시아식물원네트워크 의장국가다. 전임 현정오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특정 서식지에서 식물이 멸종하지 않도록 ‘서식지외 종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동물은 따뜻해지면 걸어서 올라갈 수 있지만, 식물은 무척 더디다. 특히 섬지방은 이동통로가 없어 멸종우려가 더 크지만, 동물을 위한 ‘생태통로’는 만들어도 식물을 위한 고민과 대책이 없는 상태다.
동아시아식물원네트워크에서는 각 국가별로 이러한 멸종위기 식물에 대한 실질적인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다. 환경부는 ‘생물종다양성 사업’에 일부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협회와 관련해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가?

‘수목원법’ 제정을 통해 정부가 식물원의 공익성에 대해 인정하였다. 앞으로 산림청의 법정단체로서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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