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과천시민회관 세미나실에서 ‘2014 학교운동장 잔디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학교운동장을 천연잔디로 조성하기 위해선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한국잔디협회(회장 이성호) 주최로 지난 20일 과천시민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2014 학교운동장 잔디 조성을 위한 세미나’에서 최준수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천연잔디 조성을 위해선 ‘유지·관리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2014 학교운동장 잔디 조성을 위한 세미나’는 학교운동장을 천연잔디로 조성하기 위해 5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천연잔디 조성 현황, 제도, 대응방안 등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을 나눴다.

세미나를 주최한 이성호 (사)한국잔디협회장은 “최근 인조잔디가 유해성이 많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그러기에 지금은 천연잔디의 우수함을 알릴 수 있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며 “천연잔디는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예산에 대한 고민이 많고, 학교장은 이에 포기하기 마련이다. 오늘 세미나를 통해 심층적인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저비용 유지관리 기술 등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학교운동장, 천연잔디 조성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발표한 최준수 단국대 교수는 ▲한국의 학교운동장 현황 ▲한국의 천연잔디운동장 도입 경과 ▲학교운동장 천연잔디 도입 현황 ▲학교운동장 천연잔디 도입의 문제점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학교운동장 잔디화 사업은 지난 2005년 전국 241개 학교에 천연잔디가 도입된 이래로 2008년 10월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부 협력사업까지 다양하게 진행됐다.

허나 2005년 천연잔디운동장 도입사업을 제외한 지난 몇 년간은 천연잔디보다 인조잔디를 선호했으며, 이에 따라 현재 1만1408개교 중 3%에 불과한 337개교만 천연잔디를 채택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최준수 교수는 ▲학교 운동장의 규모 ▲농약과 화학비료 및 물의 사용에 대한 오해 ▲유지관리의 난이도와 비용에 대한 오해 ▲관리비용 확보와 집행방법의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지관리의 난이도와 비용에 대해 최 교수는 “학생들이 축구를 하면 잔디가 망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천연잔디 관리는 연간 3000만 원 정도면 전문가에 의한 관리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학교장과 관계자들이 비용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기에 우리가 그 비용을 더 줄이고 편리하게 관리할 방안을 생각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발표에 나선 김기선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는 천연잔디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천연잔디는 인조잔디와는 달리 여름철 온도가 낮아 화상의 위험이 없으며, 인조잔디에 비해 충격완화 효과가 커 골절이나 찰과상 등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먼지발생 억제 및 공기 정화 효과를 가져 어린이·청소년에게 좋다는 것이 김 교수 발표의 골자다.

김기선 교수는 “가까운 일본에는 인조잔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그들은 흙이나 천연잔디에서 아이들을 뛰어놀게 하자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안전하고 건강한 자연에서 뛰어놀 권리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장은 잔디 농약사용에 대한 안전성과 환경오염에 대해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천연잔디 운동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농약 사용’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날 심규열 소장은 그러한 주장에 반대 의견을 말했다.

심규열 소장은 “농약사용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안전성과 환경오염 문제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잔디에 사용되는 농약들은 골프장들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엄격한 등급절차를 거친 저독성 농약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잔디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관리 가능하며, 식재료에 사용하는 농업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이정훈 한국잔디협회 전무는 “몇 년 전만 해도 인조잔디에 대한 옹호로 가득한 사회적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인조잔디 유해물질로 인해 사회가 다시 천연잔디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잔디 공급·시공·관리 업체를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해 사업단을 만들고 서울·경기·인천 등 여학교부터 천연잔디 조성사업을 시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열린 종합토론시간에는 ▲최준수 교수(좌장) ▲김기선 교수 ▲심규열 소장 ▲이정훈 전무 등 발표자들과 플로어의 전문가들이 함께 토의 및 질의응답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최준수 교수는 “생산자는 품질 좋은 잔디를 생산하고, 협회는 시공 매뉴얼을 만들고, 협·학회는 예산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잔디를 사용할 학교는 천연잔디에 대한 나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 주제발표 및 토론자로 나선 심규열 한국잔디연구소장, 김기선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최준수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좌장), 이정훈 한국잔디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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