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는 ‘정원’ 개념을 정의한 법정용어가 없었다. 다만 5개 하위법령에서 ‘정원’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이므로, 현재 산림청이 입법 준비 중인 개정법안이 통과된다면 처음으로 정원정책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산림청은 올해 7월 국회 심포지엄을 열고 정원정책 초안을 공개한 바 있으며, 이후 10월 10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도 정책설명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열린 전국수목원장 토론회에서는 개정법률 초안과 내년부터 추진되는 5개년계획 로드맵, 884억5000만원에 달하는 연도별 국비지원 계획안을 전격 공개했다. 이 자료는 이달 초 조경계에도 전달돼 본격 검토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약 정원정책을 담은 국내 첫 법률이 탄생하게 된다면, 그동안 아무 것도 없던 국가 정원정책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 것인지 <2면>에서 살펴보았다. 또한 일부 쟁점에 대해서는 산림청 주무부서장인 최병암 산림환경보호과장을 만나 <3면>에서 들어보았다.


정원정책, 무엇이 담겨있나?
국외 한국정원 조성·국외박람회 출품작가 지원
산림청, 내년 선도사업·연구용역 등 26억 편성
5년간 국비 884억 지원…정원문화 관련 80%


국가 정원정책이 포함된 ‘수목원 진흥 및 조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가 임박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우선적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국가정원 지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문화적 외교무대로 평가받고 있는 박람회장 내 세계정원 리모델링을 비롯해서 내년부터 3년 동안 50억 원의 조성비가 투입돼 새 단장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박람회장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후 매년 5억 원 가량 운영비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돼 국고 지원이 현실화된다. 내년 4월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순천시가 ‘정원 법제화’를 재촉하는 다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외에 전시돼왔던 한국정원도 앞으로는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외교부나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일회성으로 조성하면서 여러 지적을 받아왔는데, 새 정원정책은 ‘한국형 정원 개념정립 및 모델개발’ R&D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외 한국정원 조성을 위한 사업비도 매년 배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외 정원박람회 등에 출품할 국내작가들의 우수정원을 지원해 국가위상을 높여나가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가 출품 당시 정부지원 및 후원기업을 구하지 못해 발만 굴러왔던 현실을 떠올린다면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에서는 정원비엔날레 및 국제정원박람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정원박물관, 정원산업지원센터 등도 설립된다. 또한 지자체들이 지역별 공공정원 조성에 나설 경우 국비 50%를 지원하는 사업에 2015년부터 4년간 19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정원산업·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소프트웨어 확충 사업들도 펼쳐진다.

주민소통의 장으로서 커뮤니티 정원 활성화, 범국민적 ‘정원가꾸기 운동’이 연차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가드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선 대학 및 수목원 등 교육기관에 보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비로 가드닝교육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가드닝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마련한다. 전국의 정원용품 판매장인 가든센터 시설사업에 국비 50%를 지원하고, 정원소재 사이버 유통마켓도 구축한다.

그밖에 유형별 모델정원 개발 및 매뉴얼 마련 사업과 정원용 신품종 개발을 위한 R&D 확대, 한국적 요소를 반영한 정원소재용품 개발 등도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일자리 확충 및 고급화를 위해 첨단산업과 연계한 창업지원, 교육기관 등에 신규 일자리를 마련할 전망이어서 기대를 주고 있다.

산림청은 국가 정원정책 시행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정원문화 확산 및 산업화 대책(안)’을 근거로 연간 500억 원 가량의 국비와 지방비가 정원산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생산유발효과 702억 원 및 468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정원정책의 추진전략별 세부과제

4대 전략

15개 세부과제

1. 사회문화 코드로서 정원문화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① 모델정원의 개발 및 관리기술 체계화
    - 특성과 목적에 맞는 정원의 모델 개발로 가이드라인 제시
    - 실용적 정원 확산을 위한 관리기술 체계화 및 보급 활성화
② 모델 정원의 거점으로서 지역별 공공정원 조성·확충
    - 정원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지역별 거점 정원 조성 확대
    - 규모와 수준에 따라 공공정원을 분류하여 관리 체계화
③ 지역공동체가 만드는 참여정원 운동 활성화
    - 참여정원별로 조성하여 운영하는 「정원기금제도」를 도입하여 참여정원 조성 및 운동 지원
    - 기술지원 및 운영 모니터링을 위한 활동가단체 연계 및 지원
    - 참여정원 운영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제도 운영
④ 개방형 개인정원(오픈가든)의 공공성 확보 지원
    - 개인정원(오픈가든)의 품질 향상 및 식물종 관리를 위해 등록제도 도입
    - 등록된 개인정원(오픈가든)에 대하여 「공익적 기여 평가제도」 도입
2. 생활속 정원문화 확산 ① 사회 및 문화운동으로서 범국민적 「정원가꾸기 운동」 전개
    - 정원관련 문화행사의 주기적 개최로 정원문화에 대한 의식고취
    - 미디어를 활용한 정원관련 정보의 확산 추진
    - 정원가꾸기 운동을 주도할 자발적 시민단체 육성·지원
②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정원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
    - 정원가꾸기를 희망하는 수요자를 위한 가드닝 교육프로그램 개발
    - 사회적 이슈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정원 교육프로그램 활용
    - 학교·기관 등과 연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 개발·보급
③ 정원박람회 개최지원으로 민간 및 지자체의 관심도 제고
    - 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참여로 세계정원문화 교류 확대
    - 국가정원전시회를 지역별로 순회 개최하여 지역내 정원문화 정착 및 지역경제 발전 유도
④ 국가이미지 홍보와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한국정원 활용
    - 한국정원에 대한 표준화 및 기술체계 정립
    - 국외의 한국정원 조성 수요에 적극 대응한 범정부 지원체계 구축
    - 국외에 기 조성된 한국정원에 대한 사후관리체계 강화
3. 정원소재산업 활성화로 정원시장 육성 ① 자생식물을 활용한 정원식물 소재 개발 및 상품화
    - 자생식물을 이용한 정원 식재기법 및 적용기술 개발
    - 정원소재로서 야생화 및 조경수 자원 탐색 및 신품종 개발 연구 강화
    - 정원소재의 증식기술 체계화 및 산업화 기반조성
② 정원식물의 생산, 유통, 조성 등 선순환적 시장기능 강화
    - 정원 소재식물의 공급 기반 구축
    - 정원 소재에 대한 효율적인 유통 체계 구축
    - 수요 확대와 제도개선으로 정원 소재산업의 신시장 창출
③ 식물원·수목원의 대국민 정원 교육 및 컨설팅 기능 강화
    - 식물원·수목원의 프로그램 운영자에 대한 국외교육 지원을 통해 정원교육 역량 강화
    - 식물원·수목원의 전문인력을 활용한 가드닝 정보서비스 제공
④ 가드닝 전문 인력 양성 및 질 높은 일자리 창출
    - 식물원·수목원을 대학과 연계한 교육으로 정원전문가 양성
    - 정원가드너 일자리 확충 및 고급화
4. 지원체계 구축 ① 법적기반 구축 및 R&D 투자 확대
    -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정원정책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 정원문화 확산 및 정원 조성·관리 선진화를 위한 연구 강화
    - 정원유형별 활용 가능한 식물개발 및 유지관리기법 개발 연구
② 민·관·정 협력체계 및 조직기반 구축
    - 정원 관련 정책을 관련 부처와의 협업과제로 추진
    - 정원문화 확산 및 산업화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 정원정책 추진을 위한 정부조직 강화
③ 국제협력 강화
    - 선진 식물원간 협력강화로 국내 정원 조성·관리 역량 증진
    - 국제정원박람회 적극 참여 및 국제행사 등 개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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