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


“전문업체라고해서 하도급에만 연연하지 말고, 인접분야와 융합과 기술개발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건설경기 위축과 전문건설업체 부도사태로 위기에 처한 조경전문건설업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신임회장(방림이엘씨(주) 대표)은 인접분야와 융합과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특히, 향후에는 융합과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국외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업체의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11월 1일 조경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김재준 회장은 앞으로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물량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놓여있는 조경업계를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맡았다. 4년 임기동안 조경협의회를 어떻게 이끌고,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해 김재준 신임회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협의회장 취임 소감은?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감사하고 기쁘다. 다만, 위기에 처해있는 조경협의회 나아가 조경업이 살기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회장이라는 큰 역할을 맡게 돼 부담스럽기도 하다. 모쪼록 봉사의 자리를 맡겨준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협의회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회장 선거가 기존의 추대방식이 아닌 경선으로 치러졌다.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직이 출범해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초창기에는 회장을 추대하는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조직이 안정화 궤도에 올라서면 당연히 경선형태로 가야는게 맞다고 본다. 현재 코스카(대한전문건설협회) 대부분 경선을 통해 회장을 선출하는 분위기다. 우리 협의회도 이번을 계기로 회장선거가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치러지지 않을까한다. 경선과정에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선거 이후 당선된 회장의 포용력으로 자연스럽게 봉합될 것으로 본다. 마음을 열고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를 할 것이다.

임기 내 역점사업은?
역점사업은 전국네트워크를 통한 소통과 화합, 질적 성장을 통한 업역확대, 연구하는 사무국 등 3가지다.
우선, 소통과 화합을 통해 협의회 위상을 강화하겠다. 협의회 위상강화는 곧 전문건설의 위상정립이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힘이 모아지면, 정부에 대해 정책적 개선 등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소통과 화합은 회원들을 소속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일환으로 현재 수도권 회원 중심의 운영위원을 일정정도 지방회원에게 배분함으로써, 지방회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고, 참여의 기회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운영위원 골프월례회를 충청권에서 개최해 전국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에는 협의회 모든 회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이다.
두 번째는 기술개발을 통한 업역확대다. 전문업체가 종합업체의 하청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그 분야 최고 전문업체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한 특허 출연 등으로 내실화와 질적성장을 이뤄야한다. 이를 통해 조경이 디자인은 물론 산림, 환경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당위성을 만들어, 녹색복지를 국민들에게 제공할수 있어야한다. 이게 바로 기술개발을 통한 융합적 업역확대다.
세 번째는 관리하는 사무국을 연구하는 사무국으로 만들겠다. 지금까지 사무국은 접근하기 쉬운 공간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은 벽이 있었다. 앞으로 사무국을 회원의 사랑방, 열린공간으로 개방할 것이며, 언제든지 다양한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받을 수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다양한 정책을 연구하는 사무국으로 변화시키겠다.

최근 식재하자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부적기에 식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이나 토목의 공기에 쫓기고, 입주 혹은 준공일에 맞추다보면 부득이하게 부적기 식재를 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또한, 최저가낙찰로 공사하다보니 원가에 얽매이게 되고, 그러다보니 토양기반재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밖에도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지속적 가뭄과 한파 등도 식재하자률을 높이지만, 문제는 이상기후 즉 가뭄, 한파, 태풍 등으로 인한 하자를 자연재해로 인정해 주지 않는데 있다.
아울러, 설계상 문제도 있다. 생육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수종선정과 대형목 식재. 그리고 관리도로가 없는 곳에 대형목 식재 등도 하자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 김재준 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

식재하자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은?
1차적으로 공기조절을 통해 최대한 부적기 식재를 피해야 한다. 또한, 관수시설이 중요한데, 이제는 식재 때에 점적관수가 필수다. 점적관수는 관리비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수목에 대한 관수는 기본이고, 혹서기에는 지열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보다 근복적으로 접근하면 하자기간동안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비를 책정해줘야한다. 그렇게 되면 하자률을 현저히 낮출수 있다.
앞으로 협의회 차원에서 자연재해 하자판정 등 하자 관련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조경수를 식재하는 처지에서 수목에 대한 애로사항은?
수형판단 기준이 애매모호 하다보니 조경수에 대한 검수과정에 애로사항이 많다. 또한, 조경수는 규격화된 제품이 아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조경수 사자 팔자란에 올릴 때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공개된 가격 때문에 해당 나무의 가격에 혼란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 대형목을 많이 식재하다보니 그에 맞는 나무를 구하기가 쉽지않다. 대형목 식재보다 작은 나무를 많이 심어서 자연스럽게 숲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부도사태 원인 어떻게 보나?
최저가낙찰제가 문제다. 지금까지 업체들은 물량 위주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저가로 들어갔다. 저가로 수주하면 적자가 나는데, 과거에는 물량이 많다보니 새로운 공사를 수주해 적자를 매꿔나갔다. 하지만, 최근 건설경기 위축으로 물량이 급감하면서 밀어내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부도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민간기업에서 입찰이 나오면 60%도 안되는 금액에서 낙찰이 된다. 현실적으로 질 좋은 시공이 될 수도 없거니와 공사를 해도 적자가 뻔하다. 그럼에도 저가로 공사를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조경업체는 6개월 일해서 6개월 살아가는데, 저가로 공사를 하게 되면, 하자비, 운영비, 세금 등을 제외하면 남는게 없다.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는 게 지금 조경의 현실이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재하도급이다. 재하도급 역시 문제가 심각하지만, 안 할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며, 그 과정에서 업체가 부도나면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으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않을 수밖에 없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최저가낙찰제 어떻게 해야하나?
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 차원에서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최저가낙찰제의 하한선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지키도록 해야 한다.
최저가낙찰제의 하한선 제도는 회장단이 구성되는 대로 정부와 감독기관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전문업체 조경인에게 한마디?
조경업은 물론 건설산업이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공존한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술개발을 통한 나만의 업역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되길 바란다.

전문건설업체의 비전은?
앞으로 산업은 기존의 도로, 다리 등 인프라 확충 보다는 환경, 조경복지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에 따라 조경 식재 등 하도급에만 연연하지 말고 인접분야와의 융합과 기술개발을 통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 기술을 통한 융합업으로 국외진출을 추진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
올해 서울시에서 골목길 사업을 추진했다. 발주형태가 아니라 조경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기부형태로 진행하면서 시에서 일정정도의 예산을 지원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방식에서 완전히 시민참여 형태로 했다면 전문업체로서 할말이 없겠지만, 사실상 재능기부라는 명목 하에 예산을 감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문업체로서 아니 조경의 처지에서 심각한 문제다.
도시재생을 위한 골목길 사업은 환영한다. 쉴수 있는 공간이 없는 주민들에게 골목길이라는 조경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조경인으로서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 사업을 정당하게 설계를 통해 전문업체에 발주하는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럴 때 서로가 상생할 수 있다고 본다.
내년 푸른도시국 예산이 많이 삭감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설계하고, 전문업체에 발주하는 전향적인 사업으로 발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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