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이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

“서울시민이 열망하는 정원문화를 개인의 삶속에서 점차 확산해야 한다”

지난 22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창립 10주년을 맞아 서울시청 본관에서 열린 ‘10,442,426 시민의 정원문화 솔루션’에서 양병이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양병이 이사장은 “시민들이 녹색과 멀어짐으로써 벌어지는 문제가 많다. 서울그린트러스트 10주년을 맞이해 서울시민들이 가장 열망하는 녹색인 정원에 대한 솔루션을 이야기 나눠보고자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했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아울러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민조경아카데미가 많은 참여 속에 끝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내년에도 조경 및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준비 중”이라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10년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발자국과 앞으로 다가올 10년에 대한 준비, 시민정원문화의 확장 가능성과 방법에 대해서 발표가 이어졌다.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아 지난 1년여간 녹색도시를 위한 비전을 준비한 ‘10,442,426 시민의 녹색꿈’은 조경진 교수, 양희은 연구원, 김정화 연구원의 순서로 발표를 진행했다.

연구는 도시환경의 변화 등 트렌드 분석을 통해 서울시가 직면한 환경의 변화와 위기상황을 조사했으며, 다양한 연령층의 서울시민 50인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해 세대별 녹색 수요에 대해 연구했다.

아울러 이 결과를 ▲몸-유기농 먹거리, 건강 ▲일과 여가-일자리, 일시적 공간 ▲마음-자연과 친해지기, 아동발달, 사이버 녹색체험 ▲일상-녹색생활 인프라, 화분과 텃밭 ▲공동체-소통과 공감, 자원봉사, 평생교육 등 13가지 아젠다로 도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녹색면적의 총량을 목표로 하던 과거와는 달리 사람과 삶 속에서 지향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의 10년의 비전을 만들고자 했다. 그간 총량적, 수치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개개인의 삶 속에서 녹색 의지를 찾아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시작됐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김현정 푸르네정원학교 센터장, 이근향 (주)예건디자인 소장, 최진경 서울숲사랑모임 코디네이터

이어서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장애인, 중장년 등 ‘세대별 정원문화의 솔루션’을 발표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주제 발표는 ▲(영유아)꼬마정원사-김현정 푸르네정원학교 센터장 ▲(어린이)놀이터를 놀이정원으로-이근향 (주)예건디자인 소장 ▲(청소년)학교 안의 공원, 공원 속의 학교-최진경 서울숲사랑모임 코디네이터 ▲(청년)청년마을정원사-이우향 서울그린트러스트 코디네이터 ▲(장애인)원예직업재활센터-김미영 은평병원 박사 ▲(중장년)그린을 통한 인생 2모작-임수임 사회적기업 숲자라미 국장의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이근향 예건디자인 소장은 ‘어린이 세대’를 발표하며 위기에 놓인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문제점과 해법을 제시했다.

이근향 소장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설치검사가 오는 2015년까지 완료돼야 함에도 오히려 서울시 공원녹지예산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결론적으로 놀이시설물의 폐쇄까지 이어지는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에 대한 해법으로 놀이시설과 정원이 결합한 놀이정원을 제안했다.

이근향 소장은 “놀이터 예산 문제도 시급하지만, 이것이 해결된다고 해도 이미 떠난 아이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놀이시설에 정원문화를 결합해 이웃을 만나는 훌륭한 장소이자, 아이들로 하여금 학습과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영유아’에 대해 발표한 김현정 푸르네정원학교 센터장은 푸르네에서 실시하고 있는 ‘꼬마정원사’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꼬마정원사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보다 정원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며, 특별한 교육보다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김현정 센터장은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다르다. 때문에 우리는 가르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문제점에 봉착했을 때 그들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 (왼쪽부터) 이우향 서울그린트러스트 코디네이터, 김미영 은평병원 박사, 임수임 사회적기업 숲자라미 국장

그밖에 이우향 코디네이터는 8개월 동안 ‘마을정원사’로 활동한 3명의 청년 이야기와 그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이우향 코디네이터는 “거대한 공원을 디자인하거나, 화려한 정원을 가꾸는 것이 아닌, 마을에 골목의 경관을 디자인하고 마을을 가꾸는 ‘마을정원사’란 것이 직업으로 가능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오늘 오신 분들도 함께 고민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은평병원에서 원예치료를 통해 장애인 및 소외계층을 치료하는 김미영 박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원예직업 재활센터’의 설립을 주장했다. 아울러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녹색 추구권’도 주장했다.

김미영 박사는 “인간의 행복할 권리는 차별이 없어야 하겠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면이 많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 그리고 장애인들도 모두 녹색을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대별 정원문화 솔루션 발표 이후엔 ▲김인호 신구대 교수(좌장) ▲조홍섭 한겨레 기자 ▲서영애 이수기술사무소 소장 ▲조경민 ㅇㅇ대학연구소장 ▲황의식 산림청 서기관 등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열렸다.

특히 황의식 산림청 서기관은 정원문화와 관한 산림청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했다.

황의식 서기관은 “지금껏 정원은 울타리 안에 있는 나만의 공간을 뜻했지만, 지금 우리가 말하는 정원은 소통과 체험의 장이다”며 “또한 기존의 정원과는 다르게 좀 더 활동적이고 거친 공간이 우리가 말하는 정원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정원문화의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 시민단체 등이 개별적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서는 정책적인 뒷받침을 만들어내서 시민단체 등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산림청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닌 여러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인호 교수는 “올해는 정원 관련 잡지가 3권이나 창간을 하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리에 폐막하는 등 한국정원문화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어떻게 하면 녹색과 정원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신준환 국립수목원장은 끝인사를 통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국립수목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속도보다는 바른 생각을 가지고 일하면 보다 좋은 성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 지난 22일 서울시청 신청사 3층 회의실에서 ‘10,442,426 시민의 정원문화 솔루션’이 열렸다.
▲ ‘10,442,426 시민의 정원문화 솔루션’ 발표자 및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