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관광아카데미 교수·관광학박사)

관광진흥법에 의해 지정 개발되는 관광지는 자연적 또는 문화적 관광자원을 갖추고 관광객을 위한 화장실, 주차장, 전기․통신시설, 상하수도 등 관광객이 이용하기에 충분한 관광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곳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시장이나 군수에 의해 개발되는 사업이다. 반면에 관광단지개발 사업은 관광객의 다양한 관광 및 휴양을 위하여 관광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을 필수적으로 갖추고, 운동오락시설이나 휴양․문화시설 중에서 1종류이상의 필요한 시설을 갖춘 지역으로서 총 개발면적이 50만㎡이상이 되어야 관광단지로 지정된다. 관광단지개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민간업체에서도 사업시행자로 개발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또한 리조트개발 사업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 일정한 면적이상의 규모로 휴양이나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나 이상의 테마시설을 시설을 갖추고 체류하면서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교양문화 활동, 휴양, 집회, 위락, 숙박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복합적 기능을 갖춘 휴양지를 말한다.

이와 같이 지역에 개발되는 체류형 거점 관광지는 관광진흥법에 의해 개발할 수 있는 관광지와 관광단지, 그리고 리조트가 있다. 최근 들어 지역관광자원개발이 지지부진하며 지역관광 발전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필자는 이번호에서 우리나라의 지역관광의 핵심개발사업인 관광지개발 사업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해보고 앞으로 지역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 226개소나 달하고 있다. 관광지로 지정되는 곳은 경치가 뛰어나거나 사적(史跡)가치가 높거나, 온천 따위가 있어 관광하기에 좋은 곳이다. 관광지개발은 관광자원을 ‘인간이 노력을 가하여 관광자원이 지닌 특성을 살려 가치를 증대시킴으로써 관광의 제반 효과를 얻기 위한 계획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광지개발의 의미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개념과 기존자원에 인공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시설이나 공간을 조성하는 개념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관광지 개발은 관광자원을 이용하여 경제적 편익을 추구하는 단순한 목적이외에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균형 있는 국토개발을 이룩하고 국민소득증대,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에 기여한다. 또한 관광지개발은 관광자원의 특성을 살려 그 자원이 지닌 잠재력을 살려 관광객에게 관광지에 접근하기 쉽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기반시설(infra-structure)과 숙박 등 관광이용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다. 관광지개발 사업은 지역에 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객의 소비활동을 증대시켜 지역사회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지역의 관광지개발 형태는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개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종전의 관광지개발 형태가 너무 인위적이고 파괴적인 개발로 관광객들에게 오히려 식상하게 하는 과오를 낳기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지개발과 보존은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이면서 보완적인 관계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광지개발에 대한 인식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역관광지개발 사업은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되면서 지방지단체들은 경쟁적으로 관광지개발 사업에 열중하였다. 하지만 시장·군수가 추진하는 관광지개발 사업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가져오게 되었으며 최근에 들어와서는 관광지 개발에 대한 관심마저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이처럼 지방에 있어서 관광지개발 사업이 침체기를 맞이하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을까? 필자는 이와 같이 관광지개발 사업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침체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해 보고 향후 추진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관광지개발 사업이 외면 받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사업추진에 대한 의욕만 앞선 나머지 실속이 없는 전시행정의 표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관광지개발 사업이 지자체장의 치적으로 삼기위한 정치적 행위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사업을 추진되다보니 사업이 지속적인 개발이 어렵게 되고, 최근 들어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처지에서 보면 관광지개발 사업을 잘못추진 할 경우에는 오히려 짐이 되는 골칫거리 사업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리스크가 적고 단기간에 홍보효과가 큰 축제나 생태관광이나 문화관광 등 하드웨어 개발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산정호수 관광지

또한 지역에서 관광지개발 사업이 외면 받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관광지개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노하우와 전문성의 부족에서 기인하고 하고 있다. 관광지개발에 대한 전문성 부족은 결국 관광개발 사업에 대한 부실로 이어지고 투자유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됨으로써 사업성이 결여되기 때문이다. 관광지개발 사업이 외면 받고 있는 세 번째 이유는 관광지개발 사업이 장기간에 대규모로 투자되는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시장·군수가 선거에 의하여 교체될 경우 사업자체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시장·군수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업이 방치되거나 외면될 경우 사업자체가 표류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네 번째 이유는 관광지개발 사업이 추진될 경우 토지매입과정에서 민원이 야기되어 주민과의 갈등으로 비화되어 환경단체들과 빈번한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와 갈등을 피하고 싶은 것 또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솔직한 심정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이유는 관광개발 사업에 대한 수익성이 높지 않고 투자비회수기간이 길어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관광지개발 사업이 미진한 이유로는 관광지개발 사업에 따른 인허가 사항들이 복잡하고 사업추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여 기회비용이 많이 소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복잡한 요인들로 인하여 최근 들어 지역의 거점관광지로 개발추진중인 관광지개발 사업이 대부분 표류하거나 방치되어 있어 지역관광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역관광이 침체되고 있고, 관광지개발 사업이 관광지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한 관광지로 전락하게 됨으로써 지역관광발전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관광지를 체류형 거점관광지로 다시 리노베이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따라서 전국에 있는 관광지를 리노베이션하여 지역의 거점 유명관광지로 거듭 나게 하여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최근 관광의 형태가 수도권이나 광역도시 위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역관광의 패턴도 자연을 직접 체험하려는 캠핑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고, 지역관광의 패턴이 녹색관광, 문화관광, 농어촌관광 등 체험관광 형태로 편중되고 무질서하고 난립되는 양상을 보기기도 한다. 이러한 친환경적 친자연적 관광의 현상은 지역관광을 튼튼히 하는 역할도 있으나 더 많은 관광객이 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인근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하면서 휴양할 수 있는 거점관광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역작용도 있어 지역의 관광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제 전국에 있는 226개의 관광지를 다시 재점검해서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개념의 관광지로 리노베이션해야 한다. 지금처럼 지역관광의 거점이 될 관광지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방치된다면 지역관광의 발전은 요원하다. 관광지개발 사업이 획일적이고 모방적인 콘셉트와 테마로는 결국 경쟁력 잃게 되고, 사업성을 저하시켜 투자유치마저도 어렵게 만든다.

앞으로 관광지개발 사업이 실패하거나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종전의 관광지 개발형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형태로 관광지가 리노베이션되어 명소화되야 한다. 지역관광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역관광 인프라 구축차원에서도 주제가 독특한 유명관광지가 꼭 필요한 것이다. 이 작업은 지역관광활성화와 지역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절실히 필요한 것이며,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지역의 관광유산이 아니겠는가?

 

▲ 우수영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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