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덕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정원관리본부장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만 영구보존을 위한 에코벨트 구축이라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행사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처음부터 준비하고 조성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최덕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정원관리본부장이 밝힌 박람회의 의미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순천만 보존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조경․화훼산업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4월 20일부터 6개월 동안 개최된다. 박람회 개막 한 달을 남긴 현재 공정률은 98%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달말까지 모든 공정이 마무리하게 된다.
박람회 개최 D-30을 기념해 최덕림 본부장을 만나 박람회의 모든 것에 대해 들어보았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은?
7년 전 순천만 정비를 시작하면서 영구보존 방안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이 한해 3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차량이 순천만까지 들어가게 되면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센터를 지금의 박람회장 인근으로 옮기게 됐고, 도심 개발이 더 이상 순천만 방향으로 팽창을 방지하기 위해 에코밸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에코벨트를 어떻게 만들것인가라는 고민 속에 정원을 선택했고, 이후에 정원박람회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에코벨트 구축으로 순천만을 보존하겠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 박람회장은 순천만과 순천시를 연결해 주는 핵심적 연결공간으로, 도심의 확산과 개발을 제한함으로써 순천만 훼손을 막고 영구보존이라는 의미와 의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는 지역경제 활성화다. 순천만이라는 기존 자원을 활용하고 새롭게 조성된 박람회장을 통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철쭉의 대표적 생산지인 순천의 이미지 홍보와 조경화훼산업의 메카로서 순천을 알리면서 관련산업 발전 및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터플랜이 많이 변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모당선작이 부득이 바뀐 부분은 유감스럽지만, 마스터플랜 상에는 임팩트 있는 공간이 없다는게 가장 아쉬웠다. 그래서 챨스젱스의 참여를 통해 순천호수정원을 랜드마크로 조성했다. ‘순천호수정원’이 추가되면서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을 비롯해 인접 정원의 설계변경이 불가피했다. 게이트도 바뀌었다.

해외작가 참여와 조성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조성과정에서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시공 전 시공사 기술자가 영국으로 건너가 기본적인 기술을 배워왔고, 처음 마운딩 할때에는 영국에서 현지 기술자가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주 디자이너와 영상회의를 하면서 돌 하나 쌓는 것까지 조율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방문했다.
다만 챨스젱스를 섭외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엔 계속 고사하다가, 순천만 보전을 위해 에코벨트 구축을 할 계획이고, 그 일환으로 박람회장을 조성하는 것이다라는 말에 감동을 받고 참여 의사를 표했다. 특히, 박람회 목적에 공감하면서 설계비와 디자인 비용을 받지 않고 참여하게 됐다.

박람회까지 30일 남았다. 공정률은?
현재 98%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미진한 부분은 참여정원 쪽인데, 이달말까지 모든 공사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4월 초 세 번에 걸친 시물레이션을 통해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박람회에 새롭게 도입된 기술이 있다면?
이번 박람회에서는 세계적 조경가인 챨스젱스의 작품인 ‘순천호수공원’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된 마운딩 작업은 우리나라 품셈엔 없어서 일반공사비용 단가로 책정했다가, 실제 시공과정에서 단가 차이가 발생할 정도로 새로운 시공방식이 도입됐다.
또한 수목 식재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주목을 ‘지하매설 지주대’를 사용했다. 이 지주대는 순천시에서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지난해 발생했던 태풍에도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효과를 봤다. 지주목으로 사용되는 재료는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나온 폐자료를 활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박람회장에 식재된 상당수 나무들은 조경업자들이 굴취 해놓은 것을 가져온게 아니라 산에서 뿌리돌림을 해놨다가 직접 가져다 심었다. 이를통해 150여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는 물론 활착률을 높이는 이중효과를 거뒀다.
 

▲ 최덕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정원관리본부장


박람회장에서 놓쳐서는 안 될 곳?
우선 ‘한국정원’을 추천한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한국정원을 조성했으며, 크게 궁궐정원, 선비정원, 어머니들의 공간인 소망정원으로 구분해 조성했다. 한국정원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필수 코스이다.
두 번째는 박람회장의 랜드마크인 챨스젱스의 ‘순천호수정원’이다. 챨스젱스가 3일 동안 순천을 돌아다닌 후에 나온 작품이다. 순천호수정원은 봉화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5개 봉우리로 순천을 표현했으며, 호수를 가로지르는 데크는 순천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형상화했다.
세 번째는 영국 첼스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도 추천하고 싶다. 순천만에 살고 있는 갯지렁이 다니는 길을 형상화 했으며, 갯지렁이 조형물은 도서관과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에서 조경시설물의 의미를 찾아볼 것을 권하며, 시설물과 자연과의 조화를 어떻게 이뤘는지 확인해 보길 권한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영국, 중국 정원 등 11개 국가 정원이 조성된 세계정원을 둘러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시민들 참여는 어떤가?
기업에서, 도시에서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한평공원 60개를 조성했다. 다만, 시민참여는 무조건적인 참여가 아니라 시민들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진정한 참여라고 생각한다.

박람회에 거는 기대는?
이번 박람회는 지치고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힐링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누구나 방문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보편적 복지 또는, 생태복지를 실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이번 박람회는 6개월간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박람회 기간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되고 활용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지속가능한 정원으로 자리잡고 관련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조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경인들은 조경에 대해서만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조경만 갖고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인접분야인 건축, 토목 등과 상생이 필요한데, 관계가 불편해 보인다. 상생의 정신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조경의 범위가 정말 넓다고 생각한다. 우리 생활의 의식주 모두가 조경산업과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조경인 스스로 생각을 좁히지 말고, 넓게 생각하길 바란다.

어떻게 박람회 업무를 맡게 됐나
경제환경국장으로 근무할 때 순천만정비사업을 추진했고, 자연스럽게 박람회 사업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박람회조직위 정원관리본부장을 맡게됐다. 개인적으로 행정직임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이번 박람회 정도의 규모라면 시설직이 관리하는게 맞는데 행정직이 맡고 있다. 다만, 행정직의 장점은 녹지, 환경, 관광분야와 융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자긍심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지만, 순천만을 영원히 보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고 자긍심을 느낀다. 순천만은 더 이상 순천시민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며, 영구 보존 기반을 우리 세대에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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