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서경덕 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처음 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 뒤로 한 달 쯤 지났을까. 드디어 그가 시간을 내주었다. 아니 간신히 그의 바쁜 스케줄 중 한 토막을 할애받았다. 국내에서 강연으로, 또 해외출장으로 동분서주하는 서경덕 교수를 그토록 만나려고 한 것은 그가 조경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도 조경학을 전공했다.

그가 이렇게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바쁜 것은 전공인 조경일이 아니라 한국홍보 때문이라는데 조경에 관해 무슨 말을 전해줄 수 있을까.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인 서경덕 교수는 인터뷰 시간을 다음 강의 이전까지로 잡아놨고, 기자는 인터뷰에 배정된 서 교수의 한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인사와 동시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서경덕 교수는 얼마 전까지 뉴욕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와 ‘한글 세계 전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2월 16일에는 일본 교토대에서 윤동주 시인의 기리는 추모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형 예술대에 시인의 작품 ‘서시’를 한글로 새겨놓은 작품을 기증, 전시했다. 서 교수는 이렇게 한글 작품들을 전 세계 주요 건물에 상설 전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파리 유네스코 본부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관저 한글 작품 기증도 그가 기획한 일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적인 신문에도 독도 광고를 내어 일본의 독도망언에 일침을 가했고, 세계 방방곡곡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고 있다. 최초의 대한민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홍보가는 어떤 직업인지 알려달라.

말 그대로 한국을 세계에 홍보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내가 지은 것은 아니고(웃음) 언론에서 한국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렇게 부르자고 무언의 약속을 한 것 같다. 독도 광고 뿐 아니라 뉴욕타임즈에 한국의 전통음식으로 비빔밥을 소개해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대학 때부터 전 세계를 다니며 한국 홍보일을 시작했으니 18년 쯤 되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세계인들이 제대로, 올바르게 알리는 일을 주로 하는 것이 한국홍보전문가의 주된 업무다. 독도는 잘못알려진 것을 바로잡는 것이고, 비빔밥이나 아리랑은 안 알려져 있어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스타가 된 이영애 씨를 모델로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약력을 보니 성균관대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조경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한국의 자존심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 홍보를 하게 되었나.

그림 그리는 것을 대학 입시 이전부터 좋아했다. 조경이나 건축에도 관심이 많았다. 성균관대 조경학과 93학번이면서, 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부에서는 조경학을 전공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물론 조경학과에 입학했을 때는 조경 일을 평생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러다 첫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게 됐는데, 그때 너무나 대한민국이 외국에 알려지지 않은 것을 보았다. 유럽인들이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너무나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을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방학동안 해외에 나갈 때만 하자는 것이 너무나 재밌었고, 또 적성에도 맞았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겨보자는 것이 지금까지 직업이 되어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 한국홍보일은 직업으로 계속해나갈 것이다.

조경학과에 입학했을 때 조경분야에서 꾸었던 꿈은 무엇인가.

조경학과에 입학하여 조경학개론이라는 책을 처음 봤다. 미국 조경가 옴스테드라는 사람이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도시에 센트럴공원을 설계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생각됐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센트럴공원을 찾아오고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과 자연과는 떼려야 뗄 수 없고, 그것을 조경가가 기획하고, 시공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현재 전문적인 조경설계가는 아니지만 조경을 공부해온 사람으로 조경가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조경관련 선후배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공원을 기획하고,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해 보고 싶다.

홍보전문가로서, 차후에 조경관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은 있는지.

조경관련 사업이라기보다 현재 한국홍보일을 하고 있으니 연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듯하다. 세계적으로 중국정원이나 일본정원은 잘 알려져 있는데 한국정원은 만들어진 곳이 몇 군데 없다. 조경학과를 나왔고, 박사과정까지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한국전통정원을 만들어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정원을 홍보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홍보전문가로서 한국정원을 세계 속의 으뜸정원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국민 조경바로알리기가 시급한 시점이다. 홍보전문가로서 조경홍보를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국내에 조경이란 학문이 도입 된지도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경법이 제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조경과 대외적으로 다른 분야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경을 전공하면서 조경인들이 조경외 분야에서 소통이 미약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국조경신문이 조경외 분야를 다루며 타 분야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조경을 전문적으로 홍보하는 기획자들을 키우는 것도 현재 시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경인 대상 조경 홍보마케팅 강의를 추진한다면 강사로 나올 계획이 있나.

(웃음)일정이 맞으면 가능한 일이다. 추후에 계획이 생긴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

 

 

 


작년 가을에 몽골 나무심기를 가수 김장훈 씨와 진행했다. 어떤 사업인가.

나무심기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다. 김장훈 씨가 해외에서 공연을 자주하며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는데, 그밖에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을까 김장훈 씨와 상의하여 결정한 행사이다. 사막화는 몽골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민들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나무심기 프로젝트와 함께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법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성신여대 교수님이다. 어떤 강좌를 맡고 있나.

성신여대 교양 교육원 소속이다. 교양수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데, ‘글로벌국가브랜드의 이해’라는 수업과, 사회봉사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국가브랜드 이해는 직접 만든 강좌이다.

독도학교를 직접 기획하여 개교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개 부탁한다.

2월 28일 독립기념관내에 독도학교 개소식을 하게 된다. 독도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은 독도가 한국 땅인 것은 알지만 왜 한국 땅인지는 잘 모르는 면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기획하게 된 것이다. 내외국인 누구나 독도학교에 와서 편안하게 독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독도학교를 거점으로 독도 해외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바쁜 사람과의 약속은 예정된 시간보다 약간 일찍 나와 기다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조금 서두른다는 것이 1시간이나 일찍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 대신 서 교수에 대한 최근 인터뷰 기사를 더 자세히 검색할 시간을 낼 수 있었는데, 문득 서 교수가 쓰고 있는 교수실 풍경이 궁금해졌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올라간 서 교수의 연구실은 마치 햇빛이 잘 들어오는 카페와도 같았다. 인터뷰 시작 전 그가 여행 갔던 곳을 지구본을 보며, 생각했고, 책장 옆에 잘 닦여져 놓인 기타를 보며 그가 문화·예술분야에도 조예가 있겠구나 짐작했다. 하지만 책장에 꽂힌 몇몇 조경관련 책자를 보며, 역시 그가 조경을 10년 동안 전공한 조경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국내 첫 한국홍보전문가가 대한민국 첫 조경홍보전문가이기를 바란 것은 욕심일까.

 

 

 

 

서경덕 교수 약력

성균관대 조경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부 조경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환경생태공학부 조경학 박사 수료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독립기념관 명예 홍보대사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단 자문위원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정책자문위원

주요 활동 내역

2005년 뉴욕타임즈에 독도 광고를 실었다. 동해와 한글, 비빔밥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위안부 문제, 동북공정에 따른 고구려 역사 왜곡 문제 등 세계 언론에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현재 ‘한글 세계 전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