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려 쌓여 있다. 바다와 육지가 닿는 곳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어촌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어촌은 어민들의 생활문화가 있고 갯벌과 어장이 있고 바다농장이 있다. 어부는 고기잡이를 하고 낚싯배를 띄우고, 해녀는 물속에서 멍게나 미역, 소라 등의 수산물을 캐는 물질을 하여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촌에는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체험거리가 다양하고 친환경적이어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체험관광의 놀이터다.

어촌관광은 정부는 2002년부터 전국에 어촌체험마을을 5개소를 선정하고 체험프로그램 개발지원을 시작하면서부터 어촌체험마을 사업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이때부터 어촌체험마을조성과 체험프로그램 개발에 관광개발전문가로서 참여해오고 있다. 이번 호에는 어촌체험마을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하고자 하는 어촌체험마을은 강원도 삼척에 있는 ‘장호어촌체험마을’이다.

이 마을은 동해의 쪽빛바다와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항구가 어우러진 ‘한국의 나폴리’로 알려져 있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매우 높은 곳이다. 처음엔 시원한 삼척 해안을 둘러보는 바다낚시 어선체험과 어부의 하루를 체험하는 어업생활 체험, 통발체험, 성게잡기 체험, 배낚시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상품화 되었고 바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카누 생태체험, 수중관광을 즐기는 스노클링체험, 수산물 맨손잡기체험, 바다래프팅, 다이빙, 오리보트체험 등 테마가 다양해지고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되었다.

또한 장호어촌체험마을은 환선동굴과 남근(男根)을 주제로 한 해신당공원, 장호해수욕장 등 우수한 관광명소와 연가가 용이하다. 특히 왕복 10.8km 거리의 해양레일바이크는 관광객으로부터 매우 인기가 좋다. 지난해 장호어촌체험마을을 다녀간 방문객은 20만 명으로 체험객수도 3만7000명에 달하고 있으며 21억 원의 관광소득을 올리고 있어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마을이 어촌체험관광마을로 성공하게 된 이유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광객들에게 친절과 신뢰를 바탕으로 마을주민들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장호어촌체험마을 주민들은 봉사와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마을 발전과 서비스 질 향상에 발 벗고 나서게 되어 관광객에게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민박이나 음식 가격도 마을자치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정하여 여름휴가철 성수기에도 바가지요금을 근절하는 한편 매력적인 어촌체험 관광상품 개발에 힘썼기 때문에 관광객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강원도 고성에 있는 ‘초도어촌체험마을’이다.

이 마을은 화진포해수욕장과 화진포해양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아름다운 해양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이기도 하다. 초도어촌체험마을은 성게를 테마로 특화하여 마을의 캐릭터로 개발하였다. 동해안 최대의 성게 주산지로서 매년 6월초 4~5일간 성게마을축제가 열리고, 학습체험활동으로는 성게잡기와 성게요리체험, 물고기해부, 해조류 표본 만들기 등 해양생물 체험교실을 연중운영하고 있어 사계절 어촌체험관광이 가능하다.

밤이면 동해바다 오징어잡이 체험도 일품이다. 청정한 초도어촌체험마을 주변 어장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어패류 및 해조류를 맛볼 수 있어 그 재미가 쏠쏠하다. 마을 특산물로서는 성게(알), 미역, 다시마, 전복, 문어, 가리비, 오징어 등 수산관광자원이 풍부하며 주변 연계 관광지로는 고성역사안보전시관과 통일전망대, 강원도 DMZ박물관, 건봉사,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고성명태와 겨울바다축제를 즐길 수 있다.

고성 초도어촌체험마을의 성공요인은 마을주민의 열정과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받아 주민 모두가 서비스마인드가 높다는 것이다. 더욱이 마을의 테마인 성게를 상품화하여 스토리가 있는 어촌체험마을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체험관광으로 인하여 어민들의 소득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마을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마을은 경남 남해에 있는 ‘은점어촌체험마을’이다.

이 곳은 300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 곳곳에 있고 골목길에서는 어민들의 삶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또한 마을 앞에는 몽돌해수욕장과 아름다운 마을어항이 있어 어촌의 정취가 참 아름답다. 인접한 곳에는 독일인마을과 금산보리암 그리고 남해다랑이마을과 연계관광이 가능하다.

은점체험마을의 체험테마프로그램은 문어통발체험상품이다. 이 체험은 조그마한 어선을 타고 바다어장으로 나가 문어통발을 바다 속에 넣어 놓고 밧줄에 묶인 20개의 통발을 건져내서 문어를 잡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체험관광객이 문어통발을 건져내서 문어를 잡는 체험이 끝나면 다시 문어가 좋아하는 먹이를 넣은 통발을 바다 속에 넣어두고 돌아온다. 이는 다음에 문어통발체험을 참가하는 체험관광객을 위한 작업 활동이다. 문어통발체험에 있어서 문어가 잡히지 않으면 체험관광객은 크게 실망하고 재미가 없게 느끼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문어가 잡힐 때 까지 보너스로 추가로 다른 통발 묶음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여 재미를 느끼게 배려한다.

은점마을에서 잡히는 문어는 홍문어로서 그 맛이 일품이다. 또한 이 마을에서 나는 은점멸치와 멸치젓갈은 특산물로서 유명하다. 또한 은점어촌체험마을에서 나는 자연산 해삼과 전복의 품질은 매우 우수한 특산물이다. 은점어촌체험마을 주민들은 심성 또한 바다처럼 넓고 푸르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에는 달맞이 행사와 풍어제를 개최하여 마을발전과 단합, 마을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축제가 열린다.

이상과 같이 어촌체험마을 성공하게 된 이유 사례를 통하여 살펴봤다.

어촌체험마을이 성공하게 된 이유는 어촌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주제가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차별화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이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촌체험마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세련된 체험프로그램 개발과 관광객 수용을 위한 먹거리와 잘거리, 이야기거리가 확충되어야 한다.

마을 리더자를 중심으로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어촌체험마을은 어촌관광의 핵심이다. 어민들이 주인이 되고 진정한 서비스마인드를 가진 관광의 주체가 될 때 우리의 어촌은 세계인이 찾는 매력적인 삶의 현장이 아닐까?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 관광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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