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투어리즘’으로 시작된 세계의 녹색관광
日 농산어촌휴가법·伊 농촌휴가법 등 제정

우리나라도 2001년 관광농원·관광민박 출발
서비스 마인드·체류시설·테마 등 성공요인


▲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농촌은 고향을 떠난 도시민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이다. 농촌은 사계절 내내 대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축제의 장이며 체험거리이기도 하다. 농촌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마을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 농촌은 대자연의 서사시와 농사일이 합하여 농촌체험관광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농촌관광의 탄생은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이라는 개념으로 프랑스에서 녹음이 짙은 전원에서의 관광을 ‘녹색관광’으로 지칭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다. 도시민들이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1960년대부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정부정책 사업으로 추진되었으며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농가소득 증대 및 농촌 환경 보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그린 투어리즘 정책을 펴왔고, 최근에는 이에 참여하는 농가들이 전국적인 조직을 만드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는 ‘농산어촌휴가법’, 이탈리아에서는 ‘농촌휴가법’을 제정해 놓고 있다. 프랑스의 민박 지트(Gites), 영국의 팜 할리데이 (farm holiday), 일본의 팜 인(farm inn) 등이 그린 투어리즘의 대표적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농가소득 증대방안으로 2001년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지정하여 농촌체험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2011년 개최된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농어촌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고자 Rural-20 프로젝트가 추진됨으로서 이제 우리나라의 농어촌은 세계의 시범적 농촌으로서 하나의 롤 모델로 부상하게 되었다. 한국적 경관과 전통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농어촌 체험마을은 지역관광의 축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농촌은 행복한 여행의 종착역이 되어야 한다. 농촌에는 정이 있고 주제가 있는 체험거리 그리고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 먹거리가 청정하여 관광객에게는 건강한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재충전의 시간적 공간적 모토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농촌관광은 관광농원과 관광민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관광농원사업은 농촌의 정취와 인심을 보고, 느끼고, 먹고, 체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이용토록 하여 소득증대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농어민이 농촌지역의 풍부한 자연자원과 농림 수산 생산기반을 이용하여 농림수산물 판매, 영농체험, 운동, 휴양, 숙박시설, 음식 또는 용역을 제공하거나 기타 부수되는 시설을 갖추어 이를 이용하게 하는 사업이다.

관광농원은 영농체험활동, 자연학습, 휴식, 체육 활동과 같은 체험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관광객에게 제공함으로서 도시와 농촌 간에 교류를 촉진하고 농촌소득 증대와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으로 발전하였다. 사업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낳기도 했지만 점차 농촌관광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관광농원은 10만㎡ 미만의 규모로서 영농체험시설과 지역특산물 판매센타, 체육, 휴양, 음식물제공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관광민박 또한 열악한 시설과 농민들의 민박운영이 미숙하여 여름 휴가철에만 운영되는 계절사업이었으나 민박의 현대화된 화장실과 객실의 프라이버시 확보 등 시설이 개선되고 농민들의 민박에 대한 서비스 운영마인드가 향상되어 민박도 이제 농촌의 게스트하우스로서 중요한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관광민박은 연면적 230㎡미만인 농어촌 주택이어야 한다.

이밖에도 농촌관광시설은 과수원이나 초지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주말농장이 개발되어 농산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체험관광으로 정착하였다. 또한 농어촌 관광휴양단지는 부지면적 3만㎡ 이상 (어촌일 경우 1만5천㎡ 이상) 100만㎡ 미만 규모로서 조성되는 사업이다. 이와 같이 농촌관광은 농민들이 농사일과 병행하여 녹색농촌체험마을을 2003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농촌관광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은 특색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거리가 기초가 되고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의 프로그램의 매력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공존한다. 농촌체험관광은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특색 있는 사계절 체험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성공한 농촌체험마을로 알려진 남해의 다랭이체험마을은 경사가 가파른 산비탈에 돌축대 논두렁을 쌓아 일구어 놓은 계단식으로 된 108층의 다랭이논이 이룬 농촌의 풍광이 관광의 주요테마가 되었다. 남해의 다랭이논은 원시적인 농경사회에서 볼 수 있는 소 쟁기질과 보리밟기 등 농촌 체험거리가 하나의 관광거리가 된 셈이다.

경기도 안성의 미리내 전통테마마을은 조선말 천주교 박해를 받은 신자들이 모진 종교탄압 속에서도 신앙심을 지키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어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한다. 그들은 밭을 일구고 그릇을 구워 팔며 살았다. 그 때 그릇을 굽기 위해 피운 불빛이 깊은 밤중에 보면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마을이름이 미리내마을이라고 지어졌다고 한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성당은 천주교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성지가 하나의 체험관광마을의 테마로 개발된 사례이다. 미리내체험마을은 허브농장이 있어 라벤드 허브체험과 천연염색, 머루주, 포도주빚기체험, 허수아비만들기, 한지공예, 성지순례, 썰매체험 등 사계절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어 연중 어느 때 가더라도 평화롭고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농촌체험광광의 사례에서 보듯 성공과 실패는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을 받아 들일수 있는 서비스마인드가 중요하고 리더십을 가진 마을 지도자가 필수조건이기도 하다. 또한 농촌체험관광마을은 독특한 주제가 있는 테마가 있어야 하고 체류하기 좋은 체험장과 숙박시설도 갖추어 있어야 한다. 더욱이 맛나는 전통음식과 지역특산품도 중요한 요소이다.

주변관광자원과도 연계되고 마을 축제에 참여하는 재미와 더불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학습효과가 극대화되는 마을로 꾸며져야 진정한 농촌체험관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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