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주 5일 근무제의 개막과 더불어 주 5일 수업제 시행으로 농어촌을 찾는 가족단위 관광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농어촌관광은 도시민과 농어민간의 교류증진에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된다. 도시민에게는 고향과 같은 포근함을 선사하고 자연을 벗삼아 농어촌체험을 즐길 수 있고 농어촌의 생활문화와 휴양을 만끽하게 된다.

‘자연과 가까이 하면 병이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수록 병은 가까워 진다’는 괴테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농어촌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것이다. 농어민들에게는 새로운 농어가 소득원으로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필자는 앞으로 농촌체험관광과 어촌체험관광, 산촌생태체험관광 등에 대하여 몇 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농어촌관광의 총론적인 측면에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농어촌은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1차 산업인 농업과 수산어업에 있어서 경쟁력 저하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더욱이 도시로의 이농현상으로 인하여 인구감소와 노령화, 부녀화현상이 농어촌을 슬럼화 하고 있었다. 또한 한미FTA 협정을 계기로 농수산업이 무한 경쟁시대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농어촌은 더 이상 1차 산업인 농수산물 생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농어촌관광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농촌관광은 녹색관광(Green Tourism)이 정부의 정책 사업으로 2002년부터 채택되면서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아름마을 가꾸기, 산촌종합개발사업,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어촌체험마을 등이 지정·육성되기 시작하였다.

어촌체험관광은 1999년 당시 해양수산부는 트롤링체험, 양식장체험, 갯벌체험, 정치망체험, 스킨스쿠버체험 등 체험테마 위주로 어촌체험마을 5개소를 선정 상품화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어가소득 증대를 위해 도농교류 및 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제도적 기틀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2011년 말 기준으로 농어촌 관광 휴양시설인 농어촌휴양단지 22개와 관광농원 417개를 지정과 농어촌 민박 2만 235개, 농어촌 체험마을은 1860개를 지정하여 조성되었다.

또한 체험·자연경관 등을 주제테마로 한 농어촌 관광 명소를 발굴하는 ‘Rural-20 프로젝트’와 도심지 학생의 농촌체험 활성화를 위한 팜스쿨, 농촌유학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 외에도 민간차원에서 8200여 개 기업과 마을이 1사1촌 결연을 맺어 일손 돕기, 농산물 직거래 등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정부와 지자체, 업계, 농어촌마을이 합심하여 농어촌 특유의 자연환경과 전원풍경, 지역 공동체 문화, 지역 특유의 수공예품, 문화유적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람들에게 만족감과 쾌적한 관광을 추구하는 농어촌 어메니티(amenity)운동은 농촌개발의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채택되어 농어촌 자원 활용과 특화된 체험명품상품 개발로 이어져 농어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농어촌체험관광도 다양하고 고도화되어 가고 있다. 농어촌테마공원이 조성되고 방앗간이나 마을의 서원 등 전통문화 자원을 활용한 생활밀착형 농어촌을 육성하는 등 특색있는 농어촌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되고 있어 농어촌관광은 관광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의 마을은 관광객에게 매혹적인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마을은 도시민과 농어민간의 이해 증진과 커뮤니티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되고 자연발생적 마을의 미관은 지속가능한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다. 농어촌의 집은 자연스러우면서 세련되고 단아한 뜰과 텃밭을 가진 조경으로 조성되고 마을은 이러한 조경적인 요소가 모여 아름다운 마을을 탄생시키고 있다.

농어촌체험관광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나 서비스의 질은 후진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농어촌에도 관광서비스 마케팅 측면에서 관광객에게 감동을 주고 관광 온 보람과 학습효과를 만끽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또한 체험관광 상품의 품질을 개선해서 세련되고 매력적인 농어촌관광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외국인도 즐겨 찾는 로컬 농어촌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테마가 있고 즐거움과 지역문화가 있는 농어촌은 세계 어느 농어촌과도 경쟁우위를 보일 때 우리의 농어촌은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농어촌 관광은 자연자원의 생태적·환경적 가치를 보전하고 농어민들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투박하면서 구수한 시골사람들을 이해하고 정감 있게 느끼는 일이야 말로 멋진 관광의 가치를 느끼게 할 것이다.

1980년대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과 1990년대 초 느리게 살자는 가치운동으로 등장한 슬로시티(Slow City)운동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로 인식되고 있는 자본주의 부르주아(bourgeois) 문화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bohemian) 문화가 결합해 생긴 보보스(bobos)운동은 지식과 정보, 아이디어가 자본보다 자본주의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추구하는 2000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즉 참살이 형태로 발전하여 결국 농어촌관광의 큰 활력소가 되었다.

웰빙은 사람들의 육체적으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뿐 아니라, 직장이나 공동체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나 성취감의 정도, 여가생활이나 가족간의 유대,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는 확장된 의미로서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완화시키며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휴양과 휴식을 통하여 해소하고 가정과 사회 그리고 자신과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용의 상태로 만들어 주는 웰빙관광은 농어촌 관광에서 뚜렷하게 접목되어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농어촌관광은 웰빙푸드의 등장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 먹거리에 주목하고 좋은 공기,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한 삶을 지향한다. 웰빙관광과 체험관광은 오늘날 농어촌에서 꼭 지켜야 할 관광의 가치인 셈이다. 자연스러우면서 친자연적인 먹거리를 생산하고 아름다운 농어촌 경관과 편안한 숙박시설 즐거움과 학습이 있는 모습으로 세계 농어촌과 경쟁할 수 있을 때가 가까이 오고 있는 농어촌체험관광은 또 하나의 한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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