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제주 올레길이 열리게 된 것은 한 여성의 제주 귀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그녀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스페인 산티아고를 여행하게 되었다. 그녀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한 낯선 외국여성을 만나게 되었다. 그 여성에게 산티아고 길이 참 아름답다고 부러워 하였더니 당신의 나라에 길을 내면 될 것이 아닌가 하는 말에 영감을 얻어 제주 올레길을 내기 시작하였다 한다.

그녀가 바로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다. 그야말로 한 여성의 지혜와 열정은 제주올레의 꿈을 실현하는 감동의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올레’라는 말은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목이라는 의미의 제주방언이라 한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벤치마킹 한 올레길은 제주도관광에 있어서 큰 이정표가 되었고 그 후 우리나라에는 지리산둘레길, 북한산둘레길, 서울성곽길, 문경세재과거길 등 많은 길이 생겨 국내 트레킹 생태체험관광이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제주올레는 제주도 관광의 패턴과 개념을 바꿔놓았다. 올레길이 열리기 전에는 제주관광은 그야말로 단순하였다. 등산 가방을 메고 한라산을 등반하든지 성산일출봉, 만장굴 등 자연자원을 둘러보든지 아님 골프리조트나 테마파크를 이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레길이 열리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샅샅이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제주올레길은 제주관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하였고 올레길은 감히 제주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제주올레길은 지금까지 20코스가 개발되었고 코스별로 스토리가 있는 길로 개발되었다.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중문관광단지 내 올레길은 제8코스 부분에 해당된다. 그 길의 시작은 제주하얏트 호텔의 서양식 건축미와 아름다운 해안가 풍광이 잘 어울려 파도소리와 함께 낭만을 흠뻑 느끼게 한다. 하얏트호텔 바닷가에서 해안을 바라보는 순간 피로가 확 풀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길을 조금 더 걷노라면 신라호텔 앞 정원에 벤치가 두개 놓여 있다. 이곳이 바로 영화 쉬리의 촬영지이다. 벤치에 앉아 여주인공이 되어 영화의 속으로 빠져들 즈음 아름다운 해변이 시야에 들어오면 황홀한 노을과 석양이 파도의 하얀 너울을 타고 있으면 중문해수욕장은 그야말로 낭만의 휴양지이다.

다시 일어나 산책길 따라가면 신라호텔 해안변에 무인 우체통이 나타난다. 이 우체통은 올레길을 찿는 사람을 반가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고마웠던 사람이나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편지를 붙이고 나면 답장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올레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롯데호텔이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는 돌지 않는 풍차가 수리공과 바람개비를 기다리듯 웅장한 기품으로 네덜란드의 해변을 회상케 한다.

다시 길을 나서서 중문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걸어가면 요트가 있는 퍼시픽랜드에 이르게 되고 여기에서 갈림길에 이러러 이제 바야흐로 어느 길을 가든지 선택의 순간에 다가 온다.

첫 번째 길은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가는 'My Way' 콘셉트의 길이다. 'MY WAY' 노래를 음미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사기위해서 중문단지에 있는 면세점에 들러 쇼핑을 한 후 또다시 주상절리길 방향의 올레8길을 계속 걷는다.

두 번째 길은 낭만이 있는 코스이다. 이 길은 왔던 곳을 우회하여 해수욕장으로 되돌아가는 코스로서 제주의 와이키키해변인 중문해수욕장을 연인과 함께 하얗게 밀려오는 해수욕장에서 발목이 바닷물에 잠길 정도로 거닐 노라면 해변은 온통 사랑를 속삭이고 해안가에 밀려오는 파도와도 장난을 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낭만에 젖어 드는 행복으로의 길이다.

세 번째 길은 꿈의 길로 희망을 안고 퍼시픽랜드에서 요트를 타고 연인과 함께 젊음과 희망의 바다로 항해에 나선다.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줄을 내려놓고 해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을 체험한다. 마지막 네 번째 길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로 천제연을 탐방하는 코스다. 천제연 폭포는 천연 기념물 제378호로 지정되어 있는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고, 언어 등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고 있어 생태하천으로서 가치가 높다. 천제연 폭포를 내려다보면서 생태길을 걷노라면 먼나무, 단팥수나무 동백나무, 야자수 등 남부 아열대 식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선녀들이 내려와 목을 감고 놀던 천제연 폭포가 그 전설을 말하듯 하다. 22m의 천제연 다리는 한라산과 바다 사이에서 그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제주중문관광단지에 가면 길마다 이러한 특색이 있는 스토리가 있어 이곳을 찿는 여행객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이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의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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