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지해 작가의 'DMZ 금지된 화원'

 

황지해 작가가 ‘첼시플라워쇼’에서 또 다시 금메달을 수상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영국 첼시플라워쇼’ 아디즌(스몰)가든 부문에 ‘해우소 가늘길’을 출품해 최고상을 수상한 황지해(광주환경미술가그룹 뮴) 작가가 올해에는 가장 큰 규모인 쇼가든 부문에 출품에 금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22일 영국 왕립원예협회(RHS)는 황지해 작가의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 등 9개 작품을 ‘2012 첼시플라워쇼’ 쇼가든 부문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쇼 가든부문은 100~220㎡로 규모의 대형공원으로 자유로운 주제로 조성하는 게 특징이며, 올해에는 총 16개 작품이 출품됐다.

황지해 작가가 올해 첼시플라워쇼 쇼가든부문에 출품한 작품 ‘고요한 시간-DMZ 금지된 화원’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DMZ)가 담고 있는 ‘자연의 재생력과 치유, 회복’이라는 정원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표현했다.

특히, DMZ정원에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영국군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군번줄을 활용한 메모리얼체어가 설치됐다. 또한 DMZ을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는 초소와 낡은 철책이 설치됐으며, 철책에는 이산가족의 편지를 담은 유리병들이 꽂혀졌다. 철책선 밑으로 흐르는 물줄기는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강조한다.

▲ 황지해 작가
황 작가의 2년연속 수상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첼시플라워쇼’ 참가 2회만에 쇼가든 부문에 출품할 수 있는 기회를 따낸 것도 예외적일 뿐더러, 쇼가든 부문에서도 360˚ 모두 오픈되는 트라이앵글 사이트로 박람회장에 2곳 밖에없는 최고의 핵심공간에 출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황 작가는 지난해 첼시플라워쇼에서 베스트를 수상했음에도 우리나라 정원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후원을 받지 못해 한때 행사를 주관하는 영국 왕립원예협회로부터 최후통첩을 받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달 초 영국 내 현지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현지 업체의 후원금과 광주광역시의 ‘기업메세나운동’의 결실로 지역의 남광건설과 호반건설의 후원에 힘입어 출품하게 되는 우여곡절을 격어야 했다. 

황지해 작가는 수상소감을 통해 “런던 심장부에서 우리땅 DMZ 가든을 보여줄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저를 믿어주신 광주시장님과 지역의 기업들과 DMZ 가든을 보여주는 데 협력해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황 작가는 “이 자리의 진짜 주인공인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이산가족이며, 그들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면서 또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숨겨진 아픔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에서 매년 5월에 개최되는 ‘첼시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는 영국왕립원예학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180년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 및 원예박람회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정・재계, 문화인사 등 해마다 1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첼시플라워쇼 전시장은 정원, 다양한 식물과 화훼전시, 꽃꽂이전시, 각종 정원에 관한 제품과 식물 판매소로 구분된다.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올해 행사는 총 500여개 작품이 출품됐다.

▲ 황지해 작가의 'DMZ 금지된 화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