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희(서울시 공원조성과장)

5월에 접어들어 각종 공원 개원행사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기존 어린이공원에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하여 재조성한 동작·강서·금천·강북 등 어울림공원 4개소를 시민에게 개방하면서 구청별로 개원행사를 실시하였다. 또 얼마 전 동네뒷산 공원조성 사업으로 초안산, 백련산 등의 준공행사도 가졌으며, 경의선공원 1단계구간 준공행사는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추진했다.

새로운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주 뜻 깊은 일이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좋아하는 주민이 많으므로 시장이나 구청장은 개원행사를 통해 생색을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행사를 준비하는 실무자는 주민을 모으고 분초를 다투는 아주 어렵고 긴장되는 일이다. 그래서 ‘행사는 잘해야 본전’이라고 하기도 한다.

공원 개원행사는 뜻 깊은 일
공원 개원행사는 대부분 공연, 페이스페인팅 등의 식전행사와 주요 참석자 소개, 추진경위와 공원개요 설명, 인사말, 축사, 테이프 컷팅, 공원 둘러보기 등의 본 행사와 공연, 꽃씨 나누어 주기 등의 식후행사로 이루어집니다. 개원행사의 준비나 진행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행사에 참석할 인원을 많이 모으는 것이다. 선거법 개정으로 참가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것도 어려울 뿐 만 아니라, 간단한 선물인 꽃 한포기 나누어 주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별로 동원 인원을 할당하기도 하고, 행사 참여를 위해 몰래 기념품을 전달하기도 한다.

둘째, 의전 문제로 특히 인사말과 축사를 할 사람 선정과 순서이다. 시 공원(시립공원) 개원행사의 경우 시장, 시의장, 구청장, 지역 국회의원, 정당별 지역책임자, 지역 시의원 및 구의원 등 많은 인사가 참석하는데 인사말을 하시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특히 구청장과 국회의원 중 누가 먼저 인사말을 하느냐로 논란이 많은 편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인사말을 지루해 할 뿐 만 아니라, 불평하는 사람도 많다.

셋째, 공연내용과 사회자 선정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도봉산역 인근의 창포원 개원행사 시 담당팀장의 건의로 풀피리 연주를 넣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새롭다.

넷째, 공원 개원행사는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하는데 그날의 날씨가 행사의 성공을 좌우한다.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서 비옷을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고, 덥고 햇볕이 쨍쨍한 날은 행사를 준비해온 직원들의 마음이 더 아프다.

공사현장 마무리가 가장 어려운 일
다섯째, 공사현장 마무리가 가장 큰 과제다. 정해진 개원행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절대 공기가 부족하거나 비오는 날로 진척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인원과 장비의 추가 투입, 야간 및 공휴일 작업은 물론이고 동원할 수 있는 관련 직원까지 모두 동원한다. 이 경우도 시공업체가 따라주면 좀 낳지만 시공업체도 손해 때문에 따라 주지 않으면 정말 어렵다. 갑자기 장비와 인원을 추가하고 야간작업을 시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공업체의 손해도 이해가 간다.

북서울꿈숲 조성, 한강여의도공원과 한강난지공원의 재조성 사업이 절대공기 부족 때문에 특히 어려운 일이 많았다. 오세훈 시장이 재선을 위하여 준공식 행사기한이 선거법상 제한되는 사항을 알고 공기를 대폭 단축하도록 지시하였기 때문에 공원녹지국과 한강사업본부의 관계자와 시공업체는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개원행사가 얼마 남지 않아 정리가 도저히 불가능 할 것으로 판단한 사항도 개원행사일 아침에는 신기할 정도로 완료되어 있는 것을 본적도 많다.

그 외에도 단체장의 인사말 준비, 기념식수 할 수목 및 팻말 준비, 식사장소 준비, 행사종료 후 정리, VIP 소개, 안내 및 좌석배치, 안내장 발송 등도 행사에 있어서는 아주 중요하고 신경을 써야 할 사항이다.

최근 열리는 바람직한 공원 개원행사
최근 일부 바람직하게 시행되고 있는 공원 개원행사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행사방안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행사의 주빈인 시장이나 구청장이 참석한 VIP를 소개하고 있는데 신선하고 보기 좋았다. 소개받는 분도 사회자가 소개하는 것 보다 기분 좋아하고 사회자도 편안해진 것 같다.

둘째, 좌석배치이다. VIP좌석을 별도로 연단 주변에 만드는 것 보다 참석한 시민의 앞줄에 배치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좋아 보인다. 얼마 전 햇빛이 쨍쨍한 어떤 야외행사에서 천막 밑에 별도로 만든 VIP좌석에 대하여 왜 차별하느냐고 항의하는 시민을 본적도 있다.

셋째, 인사말은 간단한 자료만 제공하면 연설담당 전문가가 작성해 주어 편안하게 되었다. 가끔 개최하는 행사에 대하여 담당부서에서 인사말을 만들려면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어려운 편이나 행사를 일상적으로 하는 담당부서에서 인사말을 쓰기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넷째, 기념식수와 팻말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시장이나 구청장이 현직에서 물려나면 대부분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연단제작과 영상물 제작도 사라져 가고 있는데, 1회용으로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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