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철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용산공원에 대한 국제설계공모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적 관심을 한껏 받아온 프로젝트라 더욱 눈길을 끈다. 조경분야에 몸담은 우리로서는 오래전부터 누구 보다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갖고 용산공원 관련 소식들을 챙기는 중이라 더욱 반가웠다.

필자는 20여 년 째 외국을 답사하며 선진도시들에 대한 녹색환경과 문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외국도시들을 답사할 때마다 번번이 느끼는 것이 왜 우리 도시는 하나같이 잿빛으로 삭막하고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까? 그리고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여유롭고 평화스런 공원하나 갖지 못할까! 아쉬워하고 푸념한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용산 공원에 대한 관심과 애착 그리고 기대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가 보다.

1800년대 후반에 조성되어 지금까지 뉴욕 시민들의 자랑이자 상징처럼 여기는 100만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센트랄파크’를 비롯하여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하이드 파크’와 인접한 대규모 공원들, 도시 한복판에 자리하여 동경의 허파로 평가받고 있는 ‘신주꾸 공원’과 금세기 초에 완성된 상해 포동지구의 ‘세기공원’ 등은 그 도시의 상징이자 자랑이며 자존심인 동시에 시민들의 문화와 여가활동의 중심축으로 기능하며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그 도시의 미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실이다.

마침 서울에도 뉴욕이나 런던에 버금가는 대규모 도시공원이 조성된다니 벌써부터 왠지 마음이 설레고 흥분된다. 특히나 당선작은 네덜란드 출생의 세계적 조경가와 한국의 건축대가가 함께 손잡고 지혜를 모았다니 더욱 믿음이 가고 기대가 크다.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이란 당선작의 기본계획 콘셉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듬고 보완한다면 최종 설계안은 아주 매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최선의 결과로 귀결되리라 믿어진다. 토지와 공간을 대상으로 오랜 시간적 범주에서 다뤄야 하는 도시계획이나 조경설계 과정에서는 수 없이 많은 요소(인문사회적, 자연적, 공학적 요소 등)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미묘하고 복잡한 메카니즘을 갖고 있기에 실로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공원부지에 내재된 역사적·생태적·사회적 잠재력을 바탕으로 활용자원을 극대화시키는 일이라 사료된다. 한편 이 공원을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시민들의 현재와 미래의 생활상은 물론, 사회 문화적 행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민족과 국가적 과업을 추진함에 있어 너무 서둘거나 시간에 쫓겨서도 곤란할 것이며, 당선작의 창의성을 희석시키는 주무부처와 정치권 등의 무분별한 요구와 간섭도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부지가 수도 서울이기 때문에 지방에 미치게 될 파급 효과도 간과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국가차원의 공익적 공원사업이라 더욱 조심스럽고 국민적 관심과 지혜가 절실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용산 국가공원이 우리 조경분야의 위상이나 미래 역할에 미칠 영향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떻든 나도 하루속히 힘겹고 값비싼 외국의 선진도시 답사를 마감하고, 학생들과 함께 용산공원에서 알찬 내용으로 답사하며 현장수업도 즐기고 싶은 심정 간절하다.

강호철(경남과학기술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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