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호 수원시 도시재생국장

올해 처음으로 우수경관 사례를 발굴·홍보하고 지역의 경관향상 노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최됐던 ‘제1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경기도 수원시의 화성역사문화경관사업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이 사업에 대해 “훼손된 화성 성곽시설물의 복원과 더불어 성곽 주변의 노후 건축물 철거, 건축물 높이 관리, 공원·탐방로 조성 등을 통해 화성으로의 조망과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민과 관이 협력해 역사경관을 보전·정비함으로써 우수한 경관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과연 화성역사문화경관사업은 어떠한 사업이고, 어떻게 추진됐는지, 수원시가 지향하는 경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총괄 지휘했던 이용호 수원시 도시재생국장을 만나 사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한민국 경관대상’ 수상 소감은?
수원시의 자랑거리인 수원화성을 주제로 한 경관이 올해 첫번째로 진행된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돼 개인적으로나 수원시, 시민과 담당직원들 모두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경관적 우수성을 검증하고, 대내외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앞으로 수원시 전체 경관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경관, 사람이 함께하고, 사람이 즐겁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다.

‘화성 역사문화경관사업’ 추진 배경은?
수원화성은 정조 18년(1794)에 거중기 등 당시 신기술을 접목해 성을 쌓기 시작, 2년 뒤인 1796년에 완성됐다. 팔달산을 끼고 낮은 구릉의 평지를 따라 축성시 성곽이 원형대로 대부분 보존돼 있어 ‘조선후기 성곽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화성은 경관적인 아름다움이 뛰어난 곳이다. 성 밖에서 보는 경관과 안에서 보는 경관의 차이, 70여개의 건축시설물 양식이 모두 다른데서 오는 아름다움, 자연친화적 환경 등이 경관적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일부 성곽이 훼손됐고, 이를 복원하고자 화성 성곽 축조 기록인 ‘화성성역의궤’에 따라 유네스코 등재 이전인 1995년부터 복원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또한 화성은 구도심 지역으로 이곳을 활성화시키는 작업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당시 끊어진 성곽과 성곽주변 무분별한 판자촌 등 화성경관을 훼손하는 요소들을 해결하고자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실무자가 모여 경관개선사업을 시행했으며, 문화재 주변의 보존관리를 위해 현재도 많은 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다.


관련 사업들은 어떻게 추진되었나?
화성 역사문화경관사업은 야간경관사업 및 행궁복원 등의 역사경관보존과 주민참여를 통한 화성 내 옛 마을의 낙후된 공간개선, 성곽주변의 노후 건축물 철거 후 공원화하는 등 다양한 참여 주체가 화성의 자부심을 지키며 추진하고 즐기는 사업으로 각 전문가들의 자문과 고증을 통해 추진했다.
문화재복원사업은 시비 5000억원을 투입해, 화성행궁을 복원시켜 팔자산과 어울리는 옛 모습의 경관을 창출했으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문화행사하며 즐길 수 있는 행궁광장도 조성했다. 또 화성행궁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조형물로 표현하고 성신사 복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데우물길 특화거리사업’과 ‘행궁동사람들사업’을 통해 낙후되고 삭막한 동네이미지를 탈피해 구도심의 활성화를 이끌었으며, 야간경관 등 성곽주변 경관개선사업도 시행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의 경관복원만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고, 스토리텔링이 적용된, 즉 오감이 충족되는 소프트웨어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했다. 이러한 사업들은 관의 주도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시와 주민, 민간단체,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어우러져 각각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다.

주민들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
화성 안 주민들은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건축에 규제를 받고 토지이용에 제한이 있어 피해의식이 컸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궁주변 정비와 옛길 복원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한데우물길 특화거리’ 사업과 주민 각자의 집과 담장을 예술작가와 함께 공유하면서 자신의 삶을 보듬고 단장하는 과정을 거쳤던 ‘행궁동 사람들’ 등 주민 참여형 경관개선사업을 수행하게 됐다. 이러한 개선사업은 마을 경관을 향상시키는 요소로만 작용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피해의식을 참여의식으로 변화시켜주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특히 중점을 뒀던 부분은?
역사성과 문화성, 한국적인 미를 살리면서 그 가운데 사람에게 친숙하며, 이용할 수 있는 경관을 만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화성에 가보면 알겠지만 모두 공원화 돼 있다. 이것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경관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업 진행시 애로사항은?
주민들을 이주시켜서 문화재 보호를 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세계문화유산이며 국가보물이 4개나 있는 화성에 대한 ‘중앙정부와 광역정부의 관심과 지원의 부재’였다.
화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요소이지만, 중앙정부의 지원은 적고 규제만 있었다. 그동안 문화재 복원과 주변정비 등 각종 인프라 구축에 5882억원이 소요됐으나, 대부분 시 자체예산으로만 추진됐으며, 앞으로도 매년 300억원 정도로 추진한다 해도 5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화성 르네상스 전략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 법제화 및 보다 더 많은 국·도비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세계적인 문화가 되고 경관이 되려면 중앙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하며, 지자체에서는 그 문화재를 보호하고 활용하는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수원화성 경관관리 계획은?
인위적인 경관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자연·환경·생태가 어우러지며, 사람의 삶이 녹아 묻어나는 경관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돈을 투입해 건물만 아름다운 인위적인 경관을 만들어 냈다하더라도 그것은 죽어있는 경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삶 속에서 표현되는 경관, 자연과 사람이 연관돼 움직이고 활동이 있고, 변천하는 경관이 돼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민을 위한, 주민과 함께하는 주거환경개선과 관광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문화재 활용, 콘텐츠, 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해 관광거점을 연결하는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것이며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경관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 수원화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용호 국장
수원시 전체 경관의 궁극적 목표는?
경관은 사람의 관상과도 같은 것이다. 사람도 머리의 두상과 이목구비가 각각 조화를 잘 이룰 때 미인이라고 한다. 경관 역시 모든 건축·환경·조경 등의 융·복합이 잘 되어야만 그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경관이라는 것은 사람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건물 자체로만 멋있는 것은 오감을 채울 수 없다. 때문에 우리 시에서는 현재 기본경관계획과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2010년에 수립해 관련 업무 및 경관사업 등에 접목,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관위원회를 운영해 무분별한 경관 형성을 막고 지속적인 경관관리를 시행해 궁극적인 목표인 ‘사람이 중심이 되는 융·복합적인 경관’을 지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