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열린 경관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왼쪽부터) 국승열 서울시 도시경관과 팀장, 김한배 서울시립대 교수, 김경윤 (주)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좌장), 박희면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신지훈 단국대 교수, 정수진 인천 도시디자인추진단 공공디자인담당 팀장

“경관 관련 작업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경관은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지난 23일 (사)한국조경사회 경관위원회(위원장 김철홍)와 (사)한국조경학회 경관계획연구회(회장 김대수·허준)가 처음으로 공동 주최한 경관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은 현재 경관계획이 가지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 (왼쪽부터) 국승열 서울시 도시경관과 팀장, 김한배 서울시립대 교수, 박희면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신지훈 단국대 교수, 정수진 인천 도시디자인추진단 공공디자인담당 팀장

우선 토론자들은 경관은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신지훈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는 “도시라는 공간은 역사와 문화가 오랜 시간동안 점진적으로 축적돼 조성되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공간을 단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조성하려고 한다”며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지 보여주기 식 사업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경관사업을 진행해야만 실제 이용자 역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희면 한국산업기술대 산업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자신이 통영시에서 실제로 진행했던 디자인 사업을 예로 들며 “가이드라인을 따라 진행했던 사업이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경관계획을 통해 조기 효과를 보려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경관사업과 관련해 예산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어서 위기”라고 우려를 표명키도 했다.

국승열 서울시 도시경관과 팀장은 서울시의 경관 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했지만 빠른 효과만을 기대하는 시민들 의식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디자인서울거리 사업을 30개소 완료한 상태다. 이 사업에 대한 칭찬을 받기도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며 “시민들은 이 사업을 통해 얻는 경제적 가치가 무엇이냐, 왜 이런 곳에 예산을 사용하느냐고 묻는다. 단기간에 효과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 팀장의 지적처럼 토론자들은 경관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정수진 인천시 도시디자인 공공디자인 담당 팀장은 “시민들을 위해 시에서는 경관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경관’은 불필요한 장식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하며 “경관협정 과정에서 스카이라인 역시 큰 문제인데, 주민들이 스카이라인을 지켰을 경우 얻게 되는 효과 등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사업을 진행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때문에 주민 대상의 경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배 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서울시립대 교수)는 경관사업을 진행하며 시민과 공감하고 그들의 경관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스템’을 마련, 그에 따른 스킬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민 참여를 위해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된 경관제도 시스템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통언어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경관 개선은 미학적 감수성에서 비롯되는데 조경은 대지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학문이기 때문에 경관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현재 서울시는 디자인위원회에서 경관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경관 실효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경관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 서울시는 내년부터 경관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정 규모 개발 사업은 모두 심의 받도록 해 경관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는 의견, 경관계획이나 설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공간환경설계와 접목되야 한다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 좌장은 김경윤 (사)한국조경사회 명예회장이 맡았다. 종합토론 이전에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는 ▲서수정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위원이 해안마을 사례를 들어 ‘지방도시 활성화 전략으로서 경관형성 시범사업’에 대해 ▲정태열 (주)소울랜드스케이프 대표는 김포 도시재정비 촉진계획 사례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경관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 행사 후 기념찰영을 하는 이민우 한국조경사회 회장(가운데)과 발제자 및 토론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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