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펜넬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펜넬
학명: Foeniculum vulgare

펜넬의 그리스인에 의해 ‘야위면서 큰다’고 하는 의미의 ‘Marathron’ 이라고 불렸다. 그 후 가냘픈 허브로 인식되어 왔고, 성공의 상징으로도 사용되었다. 중세에는 마법의 허브로서 문 앞에 걸어놓거나 열쇠구멍에 채워 넣어서 마녀를 피하는데 이용하였다.

펜넬은 미나리과의 상록 다년초로 1.5~2미터 높이까지 자라기도 한다. 여름에 황색의 작은 꽃이 우산처럼 밀집해 피는데, 플로렌스펜넬, 스위스펜넬, 브론즈펜넬 등이 있으며 이용법이나 약효는 같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펜넬은 스위트펜넬을 가리키는데 줄기와 잎, 꽃, 종자에서 아니스를 닮은 달콤한 향이 난다.

생육특성상 양지바르고 유기질이 풍부한 비옥한 토양을 좋아하는데 크게 성장하므로 바람이 강한 곳에서는 받침대를 세워 준다. 한여름의 고온 건조에는 물을 충분히 주고 통풍을 좋게 하여야 한다.

화분에서 재배할 때에는 뿌리가 곧은 뿌리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3개월에 한 번씩 한줌의 골분을 주고 질소 비료를 조금 준다.

발아하기에는 15~20도가 적당하고 이식을 싫어하므로 노지나 화분에 직접 파종하는게 좋은데 이른봄이나 여름이 끝날 무렵 50센티미터 이상으로 포기 간격을 두고 파종한다. 채취한 종자를 다음해 봄에 파종하면 7월경에 개화하고 2년째에는 5,6월경에 개화한다.

2년때부터는 분을 나누어 번식할 수 있는데 포기나누기는 이른봄이나 초가을에 잎을 떼어낸 뒤 정원이나 노지에서 심는다.

직접 씨를 받을 때에는 다른 미나리과와 교접하기 쉽기 때문에 향기 좋은 튼튼한 줄기를 종자용으로 채택하여 방충망 등으로 격리한다. 결실한 종자가 색을 띠기 시작하면 줄기를 베어 응달에서 거꾸로 매달아 말린 뒤 종자를 손으로 비벼서 채취한다.

6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수확하는데 꽃이나 종자를 수확한 뒤에 줄기 밑부분을 꼭 베어내야 한다. 줄기를 그대로 남기면 새로운 싹이 늦게 나오거나 줄기가 말라 버리기 때문이다.

펜넬은 특히 각종 여성병에 효과가 높은데 차를 만들어 마시면 갱년기의 여러 증상을 완화시킨다. 존 제라드(John Gerard)는 종자의 분말은 시력을 증진시키며 잎과 종자는 모유를 잘 나오도록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 외에 소화촉진, 치통, 기침, 그리고 벌레 물린데에 효과가 있으며, 유럽에서는 다이어트 허브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간장, 폐, 신장의 장애를 제거하며, 몸의 정화제로서 과음으로 인한 독소를 제거해 준다. 향에는 정신 고양 효과가 있어 목욕제와 화장수로 쓰이는데 향을 맡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신의 긴장을 풀어 주어 숙면에 도움을 준다.

펜넬의 종자, 잎, 줄기, 뿌리 등 어느 부분을 씹어도 강렬한 향을 느낀다. 요리에서는 전부를 이용할 수 있는데, 플로렌스펜넬은 일년초이지만 도우루펜넬은 다년초로 어린 잎이 차례로 나오기 때문에 일년 내내 이용이 가능하다. 또 ‘다이어트허브’ 라고도 불리는데 잎과 줄기를 그대로 샐러드로 이용하며 마리네이드 소스와 혼합하기도 한다.

특히 생선 수프를 만들 때 빼놓지 않는다. 종자는 빵, 케이크, 스파이스, 허브차, 캔디에 이용된다. 잎은 샐러드로 먹거나 잘게 잘라 버터나 요구르트 드레싱에 넣기도 하고, 지방분이 많은 생선이나 고기에 함게 사용한다. 줄기는 삶기도 하고 볶아서 야채처럼 먹기도 하며 빵이나 고기를 오븐에 구울 때 풍미를 더하기 위해 깔거나 위에 얹는다.

비니거를 만들 때는 신선한 잎을 이용하고, 오일을 만들 때는 향이 없어지지 않도록 건조한 잎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싱싱한 잎은 요리 장식으로도 좋다. 또 냄새가 강한 음식이나 기름기 있는 요리를 먹은 뒤에 2~3장의 잎을 씹으면 입안의 냄새를 제거해 주는데, 네팔에서는 식후에 펜넬씨를 입가심용으로 식탁에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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