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공원의 가치 향상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난 24일 노을공원 잔디밭에서 노을공원시민모임 창립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해 둘러앉은 시민들 앞에서 서울환경운동연합회 솔바람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우리 작은 시작으로 만날 때 큰 산도 옮길 수 있지. 이 어두운 세상도 밝힐 수 있어. 아무도 돌보지 않는 땅에 뿌리를 내려 낮은 땅을 깨우는 사람이 있어”

지난 24일 5명의 남녀의 하모니를 통해 나오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노을공원 잔디밭을 매웠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 앞에는 시민들이 수건돌리기를 하듯 둘러앉아 그들의 하모니에 박수를 치며 함께 흥얼거리기도 했다.

이들은 ‘노을공원 가족 나무심기’ 행사에 모인 시민들. 노을공원 시민모임 창립행사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모임 회원을 비롯해 공원을 자주 방문하는 시민들, 행사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 등 40여명이 모였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서울환경운동연합 솔바람 회원이 부른 ‘작은 시작’의 가사는 행사의 취지와도 닮아있었다.

▲ 노을공원시민모임 창립행사를 기념하며 축하인사를 전하는 양병이 공동대표



양병이 노을공원시민모임 공동대표(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나무심기 행사는 노을공원을 좋은 공원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첫 단계”라며 “오늘은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우리가 심은 나무가 결국 시민이 좋아하고 자주 찾는 장소로 노을공원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 대표는 “요즘 공원 조성은 시정부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추세다. 노을공원 역시 관과 시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부탁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이날 주요 행사인 ‘나무심기’는 노을공원 진입로 장승주변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과거 골프장 반대운동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이 장승을 세우기도 한 곳이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갖는 공간이다.

이재석 공동대표는 “시민들에 의해 세워진 장승이 있는 곳에 시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게 돼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낙상홍은 암수딴그루로 내년 겨울 이곳에서 빨간 낙상홍 열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윤택승 건국대 농축대학원 겸임교수가 낙상홍 식재 방법에 대해 설명했고, 그 후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목장갑을 끼고 준비된 나무심기에 나섰다. 강하게 내려쬐는 가을햇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 낙상홍을 식재하는 신구대 학생들
▲ 식재된 낙상홍에 물을 주는 아이들


한 시민이 제초를 하면, 다른 시민은 곡괭이로 땅 속 돌을 파냈고 이어 또 따른 시민이 삽으로 땅을 깊이 파낸 후 낙상홍을 식재했다. 어린 아이들은 파란색 물통을 들고 어른들이 심어놓은 나무에 물을 주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다. 그 결과 돌로 가득했던 척박한 토지는 2시간만에 300그루의 낙상홍이 가득 심어진 땅으로 변화했다.

행사에 참가한 양지애 씨는 “나무를 처음 심어보았다. 직접 나무를 심어보니 나무와 이 공간에 애착이 생긴다. 시민들이 직접 심은 이 나무가 훗날 울창하게 변화할 모습을 생각하니 보람되고 뿌듯하다”고 참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척박했던 땅에 낙상홍 300그루가 시민에 의해 직접 식재됐다.


이번 행사는 쓰레기 섬에서 일부 계층만을 위한 골프장으로 이용되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노을공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시민모임의 첫 번째 공식행사였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작은 시작으로 만날 때 큰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노랫말처럼 이날의 행사를 시작으로 더욱 가치있게 조성될 노을공원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 낙상홍이 식재된 곳은 과거 골프장 조성 반대운동시 시민들이 세운 장승 주변이다. 시민들은 나무를 식재한 후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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