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동 교수의 허브이야기 - 로즈(Rosa species) 

 

▲ 조태동(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로즈는 사랑과 정열을 상징하는 꽃으로서, 작열하는 태양아래 아름답게 피어난 자태는 ‘꽃의 여왕’ 으로 불림에 손색이 없다.

로즈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안고 있는데, 꽃봉오리가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개화하는 다마스크로즈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가 승천할 때 흘린 땀방울이라는 설이 있어서 특히 신성시 하고 있다. 로마신화에서는 미의 여신인 비너스의 꽃으로서 비너스의 아들인 큐피드는 비너스의 바람을 아무도 모르도록 침묵의 신에게 로즈꽃을 보내며 비밀을 지키게 한다. 이때부터 비밀얘기를 할 때는 로즈꽃을 머리에 장식하는 습관이 생겼고 지금도 유럽의 건물 천정에 로즈의 부조가 새겨져 있는 곳에서는 “여기에서 들은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내지 말라” 는 장소였음을 알 수 있다.

로사미스티카(흰 장미)는 성모마리아가 베일을 로즈덩굴에 걸쳐 말리다가 붉은색 로즈가 희게 변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흔히 붉은색 로즈는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고, 다섯 개의 꽃잎은 그리스도의 상처를 상징한다. 다마스크 로즈는 그 색에서 성모마리아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분홍색 꽃 봉우리는 인간의 피와 살을 의미하고, 흰 꽃잎은 신성함을 의미한다.

 

▲ 카를르보 장미축제.

 


로즈하면 B.C 4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이리스(Iris sanguinea Donn ex Horn), 몰약(Commiphora myrrha), 육계(Cinnamomum cassia Blume), 송진(Pinus sylvestris) 등을 이용한 미용재료와 특히 시저를 유혹하기 위한 로즈목욕이나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기 위한 로즈 침실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로즈의 학명 ‘rosa’는 그리스어 ‘rodon’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붉은색 로즈는 그리스 신화의 아도니스 피에서 피었다는 전설에 의하고 있다. 또 도미니크 수도원의 설립자인 성 도미니크(St. Dominic)는 꿈속에서 성모마리아에게 묵주를 받았는데, 그 묵주에서 로즈향이 났다고하여 지금도 가톨릭에서는 이를 기리기 위해 로즈향이 나는 묵주를 많이 쓰고 있다고 한다.

로즈는 다년생으로 번식이 왕성하고 일반적으로 집에서 재배하기에 수월하며 보통 100개의 잎이 생기고 풍부해지며 달콤한 향이 난다. 에센셜 오일의 주 생산지는 불가리아의 카를르보를 비롯해, 터키 지역과 북부 아프리카 (모로코와 튀니지)이며 불가리아에서의 로즈축제는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로즈는 화려한 자태와 향 때문에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중세시대에는 고약으로 만들어 폐의 각종질환과 천식에 이용하였다. 약리작용을 보면 목의 통증, 부비강염, 기관지염, 소화기 계통의 염증, 설사, 류머티즘, 관절염에 효과가 있고, 향은 마음을 밝게 고양시키고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하시키는데 유용하다. 특히 여성증후군인 생리전의 긴장이나 생리 메커니즘을 정상화시키고, 남성에게는 정자 수를 증가시키므로 남성불임증에도 쓰이고 있다.

 

▲ 장미여왕선발대회.

 

열매는 로즈힙으로서 비타민C가 레몬의 20배에 달하는데 2차세계대전 당시에는 연합군의 비타민C 보충용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또한 석류의 8배인 에스트로겐이 포함되어 있어 노화방지, 숙취해소, 항암효과에 도움이 된다.

피부에 대한 작용으로는 노화피부나 건성피부, 경화피부와 특히 민감하거나 습진이 생기는 피부에 효과가 있다. 습진이 생기거나 사타구니가 물렀을 때 호호바 오일과 로즈 오일을 희석하여 발라주면 그 효과가 매우 높다.

로즈꽃은 차, 잼, 셔벗에 쓰이며 샐러드의 장식용, 설탕절임, 로즈와인, 포푸리, 압화, 리스 등에 쓰인다. 로즈는 현재 약 2만여 종이 원예종으로 육종되고 있으나, 약효가 높은 로즈는 개량되지 않은 다마스크(damask), 갈리카(gallica) 계통의 원종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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