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균 (사)한국농촌계획학회장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잃어버린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에게 농촌이 관광지나 체험의 공간이 아닌 고향으로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고향만들기사업’을 추진 할 것이다”
지난달 (사)한국농촌계획학회장으로 취임한 김성균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제2의 고향만들기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핵심사업으로 함께 추진하게 될 ‘아시아태평양지역 농촌계획의 현황과 미래(가칭)’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 대한 계획도 피력했다. 회장 임기 1년동안 다양한 사업추진보다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학회를 이끌겠다고 강조하는 김성균 회장을 만나 농촌계획학회 1년 사업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농촌계획학회에 대해?
도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정비사업으로 각 도시마다 디자인을 새로 입히는 등 새롭게 꾸며가고 있지만 농촌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매우 미흡하다. 사실 우리 국토에서 농촌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만 농촌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적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버려져 있는게 농촌의 현실이다. 이런 문제인식에서 출발해 농촌 환경개선은 물론 농촌의 공간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계획하고 조성하자는 취지로 1994년 농촌계획학회가 설립됐다. 학회 회원은 조경분야를 비롯해 농촌토목(농촌기반공사), 농업경제, 건축 그리고 농촌에 관심있는 사람 등으로 구성됐다.

어떤 사업을 하나?
그동안 농촌의 계획을 비롯해 고령화에 대비한 실버타운 조성, 소도 조성 참여, 농촌어메니티 사업,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어메니티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농촌공간에 있는 자연환경, 전통문화 등 사람에게 편안함, 즐거움, 쾌적성을 제공하는 고유한 자원으로서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있는 농촌어메니티자원을 발굴하고, 데이터화 하는 작업이다.
또 관련해서 ‘농촌어메니티 환경설계 공모전’을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데, 이는 어메니티자원의 잠재적인 부가가치를 개발하고 농촌다움을 표현하는 공간설계 및 계획기술을 증진시키기 위해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임기동안 어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가?
임기가 1년으로 짧기 때문에 많은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 핵심사업으로 제2의 고향만들기 사업과 농촌문제를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아시아농촌의 문제로 확대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농촌어메니티 환경설계 공모전, 한일국제심포지엄, 총회 및 논문발표회, 학회지 발간 등 해마다 추진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 김성균 회장

‘제2의 고향만들기’ 사업은 무엇인가?
시골에서 태어난 중년층 이상의 사람들은 퇴직 후 시골로 귀향해 살겠다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젊은세대의 경우 특히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시골이나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다. 그렇다보니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에게 농촌은 관광지나 체험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고향만들기’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사업은 우선 은퇴자마을과 연계해 추진할 것이다. 즉 은퇴후 귀향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은퇴자 마을과 연계해 자녀들이 수시로 찾아와서 농촌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은퇴자 마을은 지금도 많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농촌을 체험할 수 있고, 농촌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우리의 할 일이 여기에 있다. 
최근에 주말텃밭이 붐을 이루고 있는데, 모르는 장소에서 이용하던 주말텃밭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고, 다양한 농촌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농촌이 관광지 또는 체험의 공간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로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 국제심포지엄에 대해?
최근 농촌에 가보면, 필리핀,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여성들이 많다. 더 이상 농촌의 문화와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농촌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시야를 확대해 아시아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농촌은 고령화, 가난 등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아시아 국가가 외세의 지배를 받아왔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농촌문제에 대한 접근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시각이 아닌 아시아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가을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농촌계획의 현황과 미래(가칭)’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추진할 것이다. 아시아의 농촌문제 해결에 있어 우리나라가 리더가 되어 베풀기도 하고, 또는 배우면서 지속적인 교류로 추진해 갈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과는 몇 년째 양국의 농촌계획학회가 모여 한일국제심포지엄을 해마다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일본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지진으로 보류된 상태인데 집행부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제2의 고향만들기는 농촌의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함이 아니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잃어버린 아이들이나 젊은세대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의미를 만들어주기 위한 사업이다. 물론 이후에는 농촌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나 농촌어메니티사업 등을 통해 농촌의 자연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의 특징을 활용해 농촌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덧붙이면, 농촌 개발에 대한 접근에 있어 단순하게 도시인이 구경할 수 있는 관광지적인 관점이 아닌 지역주민들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성균 회장 약력
- (사)한국농촌계획학회장
- IFLA APR 문화경관위원장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펜실베니아대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
- 펜실베니아대 조경학 석사
- 서울대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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