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보는 나무치료 이야기 - 검은색, 방패벌레

 

나무병원을 하게 되면서 직업병이 하나 생겼다. 공원을 지나가거나 가족끼리 야외에 나왔다가도 나무만 보면 벌레가 있는지, 이상한 반점이 생겼는지, 변색된 곳은 없는지 이리저리 나뭇잎에 몰두하다가 핀잔을 받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에 특히 관심이 가는 녀석이 생김새가 방패모양을 닮은 방패벌레류인데 방패벌레류는 잎 뒷면에 모여 살면서 양분을 흡즙 가해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잎 앞면에서 그 피해를 확인하기 어렵워 꼭 잎을 뒤집어봐야 한다.
 

▲ 응애 피해와 차이점은 홍삼액 같은 검은색 분비물이 가득히 붙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흡즙성 해충들이 주는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부위가 황백색으로 탈색되므로 피해를 잎 앞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응애 피해와 차이점은 가해부위에 약충이나 약충의 탈피각이 붙어있거나 홍삼액 같은 검은색 분비물이 가득히 붙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방패벌레의 피해로만 나무가 고사하지는 않지만 매우 높은 밀도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고, 나무의 수세를 쇠약하게 하기 때문에 적기에 방제를 해야 한다.

방패벌레의 종류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버즘나무방패벌레, 진달래방패벌레, 배나무방패벌레 외에 물푸레방패벌레, 참나무방패벌레, 후박나무방패벌레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새로운 방패벌레 찾기에 열중하던 중 후박나무를 가해하는 방패벌레를 발견하고는 그 때까지 실물을 보지 못했던 후박나무방패벌레인줄 알고 흥분하며 검경해보니 진달래방패벌레여서 실망했던 적도 있었다. 하나의 곤충이 다양한 기주를 가해한다는 기본을 잠시 잊었던 것이다. 또한 배나무방패벌레가 그동안 기록에 없던 수종인 마가목을 가해하는 것도 현장에서의 검경으로 새롭게 알아냈다. 이처럼 한 종류의 방패벌레가 여러 기주를 가해하고, 기주들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정 수종에서 특정 방패벌레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좀더 세부적인 동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형태적으로 서로 비슷하게 생긴 방패벌레는 전체적인 생김새, 가슴등판의 모양, 날개의 색깔이나 모양 등 몇 가지 특징을 알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방패벌레 중 버즘나무방패벌레는 전체적인 형태가 직사각형에 투명한 날개색깔을 띠고, 진달래방패벌레, 배나무방패벌레, 참나무방패벌레는 날개가 X형의 무늬를 띠고 있다. 구분법은 진달래방패벌레는 가슴 등판부분이 돌기가 작고, 배나무방패벌레는 가슴등판부분에 돌기가 날개모양으로 발달되어 있고 역삼각형인 반면 참나무방패벌레는 다이아몬드형이다. 물푸레방패벌레는 날개의 색깔이 갈색으로 다른 방패벌레와는 색깔에서 차이가 있다.
 

▲ 방패벌레의 피해로만 나무가 고사하지는 않지만 매우 높은 밀도로 나타나 나무의 수세를 쇠약하게 한다.

방제법은 1화기 약충이 발생하는 시기에 이미다클로프리드 액상수화제를 수관에 살포하거나 이미다클로프리드 분산성액제를 흉고직경 1cm당 0.3ml 씩 수간주사한다. 단 수간주사는 약해의 우려가 있으므로 엽량에 유의해야 한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김철응(월송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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