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보는 나무치료 이야기 - 갈색, 약해

버즘나무방패벌레나 솔잎혹파리의 방제 시기는 아니지만 방제계획을 작성하거나 설계를 준비하다 보니 벌써부터 방제를 위한 수간주사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방제 시기나 방법보다는 약량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전년도에 적정 약량대로 시행을 했는데 약해가 발생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책에 나와 있는 것대로 했는데 책이 잘못된 것이냐고 다그치듯이 묻는 경우 참 난처하다. 이런 경우 해줄 수 있는 답변은 한정되어 있다. “나무의 상태와 여건에 맞쳐서 조절하세요”

약해란 나무보호를 위해 사용한 약제(농약)가 오히려 정상적인 생육을 저해하는 경우를 말한다. 나무에서의 약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잘못된 약제의 사용과 과다 약량 사용이 주원인이다.
수간주사를 한 다음 나타나는 약해는 대개의 경우 과다약량 사용에 기인한다. 관련 책에 나와 있는 사용량은 일반적인 나무규격에 해당하는 것인데 나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투여하는 양을 결정하는 데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투여 약량을 결정할 때에는 나무의 가지와 잎의 양을 기준으로 삼아 많고 적음을 판단할 수 있다. 수간주사가 어려운 경우는 반송같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 나무이다. 줄기가 낮은 높이에서 갈라진 나무에 기준약량을 주입할 경우 특정 부분에 약해가 날 수 있다. 활엽수보다 침엽수에 피해가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약해의 증상은 낙엽, 엽소, 반점, 시들음, 낙과, 발아 및 발근불량 등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약해 발생 이후 다시 수세가 회복되는 일시적 약해도 있고, 처음 나타난 약해의 피해 증상은 비슷하더라도 환경조건에 따라서 생육상태가 회복되거나 오히려 더 심한 피해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약해는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피해정도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약해가 나타난 나무는 우선적으로 충분한 영양공급을 실시하여 추가 생장위축을 예방한다. 즉 무기양료엽면시비, 영양제수간주사 등 직접적인 대처법으로 생육상태를 건전하게 해주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 특히 자유생장을 하는 나무는 약해에 의해 낙엽이 지더라도 신초발생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영양공급은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색깔있는 나무의사
김철응(월송나무병원장)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