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의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어느 날 선배님의 갑작스런 와병과 소천을 하셨다는 소식에 황망함과 안타까움에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기가 어려웠습니다. 엊그제까지 후배들에게 꼿꼿한 자세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충고와 격려를 해주시는 모습이 생생한데 이 어인 비보란 말입니까!

선배님은 헐벗은 국토를 푸르게 가꾸자는 일념으로 공직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우리나라 산림녹화사업에 뛰어들었고, SK임업(주)으로 자리를 옮겨서 성실함과 근면함을 바탕으로 산림녹화사업에 온 몸을 바치셨습니다.

헬리콥터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이 고지 저 고지를 뛰어 다니며 가꾼 묘목들이 지금은 거대한 인재의 숲으로 바뀌어 후배들이 그 숲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 되도록 하셨으며, 조경공사를 통한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대명사가 된 울산대공원을 비롯한 수 많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조경산업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셨습니다.

단체활동에서도 (사)한국조경학회 부회장을 비롯한 여러 법인과 단체활동에 열정을 다하여 후배들이 믿고 따르며 인생 상담의 조언자가 되셨습니다.

30년이 넘는 SK임업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하시면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을 비롯한 각 단체에 거액을 쾌척하여 업계와 학계의 발전을 기원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그동안의 경험을 대학에서 후학들에게 전달하시면서도 국토사랑과 장례문화 개선을 실천하기 위한 시민연합의 공동대표 등의 활동을 왕성히 하셨습니다. 또한 당신이 가장 사랑하시는 하나님 사랑 실천의 전도사로서의 활동도 열정적으로 하시어 노블리제 오블리제의 표상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열정적인 선배님의 삶에 하나님께서 필요한 일꾼이라 생각하시고 이렇게 일찍 부르셨나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려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갑작스런 이별에 슬퍼하는 사랑하는 가족과 애통해 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보이십니까! 어이 이렇게 준비없는 이별을 고하고 황급히 세상을 떠나신단 말입니까!

슬프고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지만 이제 선배님께 작별인사를 고하고자합니다. 선배님이 세상과의 마지막 이별을 고하던 날은 맹추위도 사그라지는 훈훈한 날이 되었습니다. 선배님의 자상하고 따듯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 따스한 날씨가 되었습니다.

선배님을 떠나보낸 슬픔이 아직도 가득하지만 이제 곧 봄을 맞는 마음으로 정신을 가다듬겠습니다. 선배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미처 못 다하신 일은 저희가 완성하도록 할 테니 이제 하나님의 품속에서 편안하게 지내시며 저희를 지켜봐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선배님의 명복을 빌면서 이별을 받아드리고자 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김부식(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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