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볼 때면 여성앵커들은 하나같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들이다.

이들은 또한 오락, 연예프로그램의 전문 MC로도 활동하면서 특유의 유머감각에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못하는 게 없어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필자처럼 뭐하나 유별나게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들은 딴 세상 사람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 유행이며,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기도 한다.

조경을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서 아직 경험이 짧고 지식이 미천하지만 처음 조경학과에 입학했을 때, 솔직히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지는 못했다. 조경이라는 용어가 왠지 매력이 있어 보였으며, 전망이 아주 밝다고 하기에 주저없이 선택한 학문이 바로 ‘조경’이다.

부모님과 가족들의 권유로 수학과를 1년반쯤 다니다가 학력고사를 다시 치고 전공을 바꾸었기에 지금의 조경은 필자에게는 더 소중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조경에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꿈을 꾸고 있기에…

조경을 처음 접했을 때 조경은 ‘종합과학예술’로서 예술적인 기질과 자질이 요구된다면서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미술학원을 다니는 것이 대세였다.

그 당시(80년대 중․후반)만 해도 컴퓨터가 발달하지 않아 모든 설계도면과 스케치, 표현기법 등을 직접 손으로 그려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의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설계실에서 불을 밝히면서 소주를 벗 삼아 날밤을 샌 것이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궁금하다.

요즘도 필자는 설계강의를 나가면서 학생들에게 설계의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그리는 연습을 많이 시킨다. 캐드와 그래픽에 너무나도 친숙한 학생들에게는 다소 고통이겠지만, 패널작업도 수작업을 적극 권장한다.
이걸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하는 조경인은 별로 없을 줄로 안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오감(五感)을 이용한 조경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대적인 요구에 따른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요즘은 너무도 많은 다양한 학문과 기술의 접점 속에서 배울 것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요즘 조경도 연인사이처럼 수식어가 많이 따라 다닌다. ‘환경(Environment)’, ‘생태(Ecology)’, ‘복원(Restoration)’ 등인데 때론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싸우기도 한다.
요즘은 공공디자인 부분도 조경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떻게 진화할 지, 무엇을 배워야 할 지 기대가 되면서도 두려움도 앞선다.
요즘 학생들은 필자가 다닐 때보다 배우는 과목도 아마 두 배는 될 것이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필자는 아직 경험과 학식이 부족하여 배울 것이 너무 많은데, 발전 속도와 학문적 진화를 따라갈 수 있을지 심히 두렵고 걱정이 된다. 그래서 지금은 조경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살 곳을 찾지 못한 철새가 이 곳 저곳 어디에서 이번 겨울을 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칼럼①] 변화하는 시대, 조경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 송병화
조경기술사
서울대 조경학과 박사수료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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