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심상렬 청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조경’이란 이름만으로는 더이상 조경분야가 커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세미나 등 각종 연구를 통해 환경복원, 더 나아가 환경조경 분야까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연구 활동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강 및 새만금 사업 등 거대한 이슈와 맞물리며 학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호기를 맞은 환경복원기술학회 심상렬 회장을 만나 학회의 미래 청사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무분별한 산업개발이 지속되다보니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 학회는 파괴된 환경을 효율적이고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일을 한다. 계획·설계·시공·복원 등을 총망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경도 이제는 환경 및 생태계를 잘 이해하고 접목시키지 않으면 분야가 협소해질 수 있다. 조경의 확대를 위해서는 환경복원 분야를 아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조경만으로는 다른 분야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 저는 세미나 등 각종 연구를 통해 환경복원, 더 나아가 환경조경분야까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연구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환경복원기술학회 현황 및 과제는?
환경복원기술학회는 1998년 설립돼 12년을 지나오는 동안 회원 수 800여명의 중견학회로 성장했다. 학회지는 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했으며, 130여 편의 논문을 연간 6회에 걸쳐 발간하고 있다.

‘환경복원기술학회’라는 명칭에서 표방하고 있듯이 학문분야 뿐만 아니라 기술과 산업적 발전이 수반돼야 함에 따라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연생태복원기사/산업기사로 이어지는 전문기술자 양성의 틀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배출된 기술자들은 환경복원분야 전반에 걸쳐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자연환경복원산업의 법적, 제도적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는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쉽게 해결될 과제는 아니었다. 앞으로 환경부 및 환경계획조성협회와 공조를 강화해서 업종 설치를 위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임기 내 이루고 싶은 사업은?
우리 분야는 조경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들어와서 새만금과 관련된 농·토목 분야는 상당히 비중이 커졌다. 우선 임기 내에 생물분야, 토목분야, 원예분야 나아가 농·토목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분과위원회나 각 연구회가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자 한다. 물론 회원 수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의 환경복원 분야에 일조하고 싶고, 새만금 사업에서도 자연환경복원에 대한 계획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학회가 담당했으면 한다.

이밖에 학회 사무실을 서울 강남의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이전하고자 한다. 아직은 재정 자립도가 빈약해 무리가 따르지만 가능한 임기 내 옮겼으면 한다.


조경학회와의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준비는?
원래는 조경학회가 진주산업대학교와 공동학술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가 다시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학회 역시 학술발표회를 공동 개최할 것을 잠정적으로 결정했고, 현재 준비 단계에 있다. 아마 오는 10월경 개최될 것이다.

4~5년 전에도 조경학회와 공동학술발표회를 가진 적이 있었지만 그동안 장소나 정기총회, 이사회 등의 문제로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추진하게 됐다. 우리 학회나 조경학회는 서로 중복되는 회원들이 많다. 이런 이유에서 공동학술발표회를 개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조경에서 우리 학회에 접근하는 회원들이 많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활성화 방안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은 환경복원업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 사업으로 인해 자연생태계가 훼손된 경우 훼손면적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생태계보전협력금을 원래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에서는 협력금을 관리만 할 뿐이지 실제 사업과는 연관이 없다. 그렇지만 환경복원업법을 제정해서 강력하게 집행할 수 있는 수단과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쪽으로 환경복원업을 키워나간다면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도 활성화되고, 환경복원업도 더욱더 살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환경과 조경분야의 영역이 커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환경복원업 신설 추진에 대한 견해는?
‘조경’이란 이름만으로는 더이상 조경분야가 커질 수 없다. 환경을 앞세우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환경복원업법을 신설을 추진하고 싶다. 하지만 이 과제가 뜻대로 되기 어려운 게 지금의 현실이다.

환경복원기술학회가 만들어진 것도 조경이 너무나 토목에게 하청만 받는 것을 보다 못해 ‘자연환경복원산업’이라는 것을 만들어 영역을 확대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공사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설립하게 됐다.

그러나 조경하는 분들 중에서 일부 찬반의견이 있다. 환경복원업을 만들려면 돈이 들고 하니까 반대를 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돈이 들어야지 그만큼 업역이 커진다는 것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 즉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환경이 조경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환경복원업 관련법 제정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국환경복원기술학회의 비전은?
정부에서도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는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이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과 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생태계획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환경복원기술학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우리 학회는 임학·생물·건축·원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을 계획하고 복원해 나가는 시대는 이미 열렸고, 우리 학회가 밑바탕이 되어 계획하고 설계하고 시공하는 시대로 갈 수 있도록 한층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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