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진조경(주) 강이호 대표이사
“지금은 상용화 되고 말았지만, 파고라 기둥으로 사용되는 목재 중앙 홈파기 기술은 본래 우리 회사 특허 기술입니다”(옥외용 목재지주, 실용신안 071297호, 1993년 등록)

80년대부터 자체 기술력과 공장을 가지고 조경시설물 업계를 선도해 온 형진조경(주) 강이호 대표는 역대 변천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해 주었다.

1979년부터 시작된 형진조경(주)의 역사는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이하는데, 조경회사 치고는 장수기업에 속한다.

시공면허로는 종합·전문건설, 산림사업법인(도시림등 조성)까지 4개를 보유하고 있고, 용역분야에서는 엔지니어링(조경), 산업디자인전문회사(환경디자인)가 등록돼 있다. 또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벤처기업과 INNO-BIZ, 기업부설연구소도 인증받았으며, LH·SH 등 공기업과 많은 대형 건설회사에는 협력업체로 등록돼 있다.

형진조경 사업의 또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조경시설물 생산 분야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데 벤치·파고라, 자전거보관대, 볼라드, 휀스, 플랜트박스, 운동시설, 어린이놀이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자체 디자인·개발해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진조경의 역사와 사업영역만 보면, 요새말로 못 갖춘 게 없는 ‘엄친아’쯤 되는 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동안 선두에서 업계를 이끌던 이 회사가 1997년 IMF 국가경제위기를 맞아 큰 시련을 겪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국내 건설업계가 너도나도 쓰러지던 시절, 모기업이던 형진건설이 시행했던 여러 건의 주상복합건물이 분양에 실패하고 부도나자 건실하던 형진조경도 당시 연대보증 책임을 떠안게 돼 어려움에 직면했던 것.
그 세월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 오늘날 꿋꿋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강이호 대표는 당시 더 이상 꿈을 펼칠 수가 없었고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 그 세월은, 그러나 2008년에 이르러서야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된다. 보증채무 등 모든 부채를 해결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초는 말로 다 할수 없었겠지만, 형진조경은 이제 그동안 펼치지 못했던 꿈을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강 대표는 며칠 후면 늦깍이 대학원생이 된다. 조경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 취재가 진행되던 중 지난 23일 하루동안 형진조경은 2건의 낙찰소식을 접했다. 조달청 나라장터 개찰결과, 조경공사업으로 서울 노원구가 발주한 수경시설 사업을 245:1 경쟁률 깨고서, 또 서대문구가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으로 발주한 공사에서는 238:1을 뚫고 각각 낙찰된 것이다.

혹독한 겨울 이겨낸 ‘형진조경의 봄’은 이렇게 찾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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