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대회장 모습ⓒSCOUTS
새만금 잼버리 대회장 모습ⓒSCOUTS

새만금잼버리 대회가 지난 8월 12일에 끝났다. 8월 1일 개막 이후 5일 만에 대표적인 영국과 미국 철수로 잼버리는 사실상 중단위기에 처했다. 그 후 8월 8일 태풍 카눈을 이유로 잼버리 야영은 중단돼 156개국 3만6000여 명은 서울, 경기 등으로 이동하는 사실상 조기 폐막의 수순을 밟았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을 통해 연일 온열환자 급증, 폭염과 해충, 준비 부족, 예견된 참사 같은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방송을 통해 보여준 대회장의 전경영상은 열 마디 말보다 확실하게 잼버리의 현실을 보여줬다. 나무한그루 없이 황량한 벌판에 군데군데 물이 고인 모습과 그 가운데 더위에 지쳐 쓰러진 잼버리 참가자들의 모습은 충격을 넘어 우리 국민에게 자괴감마저 들게 만들었다.

결국 주최측은 대회의 반에 가까운 일정을 잼버리하고는 상관없는 지역관광과 콘서트에 할애한 후 ‘유종의 미’를 거뒀다느니 하며 자화자찬을 하다가 현재는 파행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25회 2023 새만금잼버리 대회는 ‘Draw Your Dream’이라는 주제로 환경잼버리를 표방했다. 전라북도가 2018년 펴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유치활동 보고서’를 보면 “간척지에서 가장 잘 자라나는 나무를 잼버리장 곳곳에 심어 2023년에는 풍성한 숲 공간이 조성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거기다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23회 잼버리 대회도 온열환자가 발생했다는 사례를 알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과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넝쿨식물로 된 그늘 터널을 만들어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거였다. 하지만 이런 계획에도 불구하고 대회 운영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새만금이라는 부지 자체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 새롭게 간척과 매립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와 어마어마한 간척 비용 문제 그리고 나무를 심고 기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토질 문제 등 많은 부분에서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적합한 후보지를 내던지고 새만금을 밀어붙인 데에는 세계적인 대회를 유치를 빌미로 새만금 개발을 앞당기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새만금이 있던 곳은 원래 갯벌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1,300만 톤의 탄소 저장고로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소중한 자산으로 인정받았다. 갯벌은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으로 갯벌이 사라지면 수질 정화 능력 상실과 더불어 결국 온실가스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갯벌 매립 같은 무분별한 개발의 결과로 우리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든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새만금잼버리를 위해 무리하게 갯벌을 매립하고 진행하다가 결국 대회는 파행을 맞고 말았다. 기후환경이 해마다 급변하고 기후변화라는 자연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다가 전세계인의 축제가 망신거리로 전락했다. 총면적 8.84㎢의 넓은 야영장은 ‘Draw Your Dream’이라는 주제처럼 꿈을 그리는 공간이 아닌 악몽을 그리는 공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고 기후 변화에 미리미리 준비를 하지 못한다면 이런 악몽은 언제든 되풀이 될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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