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장기공공임대주택은 단지 출입구를 바꿔달라는 등의 사나운 민원까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왔다. 같은 동네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기피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장기공공임대아파트인 등촌9단지아파트는 이제 더 이상 저소득층의 낙후된 단지로 보이지 않는다. 단지 외부공간이 바닥부터 조경수까지 깔끔하게 정리돼 깨끗한 단지가 됐고 시설물도 좋아져 고급단지 부럽지 않은 단지로 변했다. 다른 동네 아이들까지 놀러 와 뛰어놀기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장기공공임대주택 외부공간개선시범사업으로 정부와 LH가 각각 85%, 15%씩 투자해 지난해 6월부터 시작했던 등촌9단지아파트 시설개선사업이 최종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인 만큼 난관도 많았지만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주민들 품으로 돌아가 웃음꽃을 피울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고 있는 등촌9단지 아파트를 찾아가봤다.




1. 장기공공임대주택, 기존 이미지 벗다
입구는 단지의 첫인상이다. 하지만 장기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입구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등촌9단지아파트 개선사업은 문주부터 시작됐다. 기피대상이 아닌 깔끔한 단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기존의 어수선했던 입구를 매끈하게 정리하고 보도폭도 넓혔다. 또 입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화강석 문주와 소나무도 식재해 확실한 이미지변신을 꽤했다.

2. “더 이상 옆 단지 놀이터로 갈 필요없어요”
기존 장기공공임대주택 아이들은 항상 다른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놀았다. 내부 놀이터는 놀만한 기구도 적고 낡았기 때문이다. 특히 등촌9단지아파트 내에 있었던 사진 속 놀이터는 가장 넓은 대지에 만들어진 놀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흥미롭게 놀만한 놀이기구가 없었다. 심지어 미끄럼틀 하나 없던 공간이었다.
이 놀이터가 현재는 손꼽히는 메이커 아파트단지 아이들도 놀러올 만큼 좋아졌다. 옆 도로를 깔끔히 정리하고 놀이터 내부바닥은 안전하고 관리도 쉬운 고무바닥재로 바꿨다. 무엇보다 여러 명이 함께 놀 수 있는 큰 놀이시설은 어린이들의 호응도 높다. 한편 안전을 위해 보안등 및 CCTV도 설치했다.
(아이사진) “예전에는 놀이터가 없어서 매일 다른 단지에서 놀았지만 지금은 학교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여기 놀이터로 와서 논다. 여러 명이 함께 놀 수 있고 또 미끄럼틀이 너무 재미있다”

3. 부족했던 주차장도 확장
15년 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주차공간이 협소했다. 따라서 이번 공사에 주안점으로 뒀던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주차장 확보였다. 현재는 빈터를 활용, 주차장을 증설해 444대까지 주차할 수 있게 됐다. 왼쪽 사진의 빈터는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허비되던 장소다. 이곳을 정비해 깔끔한 주차공간을 만들었다. 또 오래된 아스팔트 바닥도 개선해 물이 빠질 수 있는 블록보도로 바꿨다.

4. 복지관 앞과 옆, 중앙광장으로 변신
복지관 주변도 크게 변했다. 복지관 주변에는 조경수를 심어 경관을 개선하고 버려져 있던 모랫길을 깔끔한 보도로 만들었다. 또 단지 내 어린이집에서 주로 이용했던 유아용놀이터도 안전하고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시설물로 변경, 설치했다. 경관뿐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좋아진 것이다.
또 불필요하게 공간을 어지럽혔던 입구 왼편의 차도는 없애고 복지관과 그 주변의 쉼터를 연결시켜 넓은 쉼터공간을 확보, 중앙광장으로 만들었다. 또 포인트 수목으로 큰 배롱나무도 식재해 광장의 운치를 한층 높였다. 단지 경관상 좋지 않았던 지하저수조는 데크재를 이용해 깔끔하게 정리, 차단하고 그 둘레에는 방향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지피가든을 만들어 또 다른 쉼터로 바꿔 놨다.

5. 차단됐던 테니스장도 열렸다
기존 등촌9단지 아파트에 유일하게 설치된 운동공간이 바로 테니스장이었다. 특히 이 테니스장은 차단펜스가 있어 단지 주민은 이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공사를 통해 이 공간이 개방됐다. 주민의 이용을 가로막았던 펜스를 없애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배드민턴장으로 만들었다. 또 외곽의 여유 공간에는 다양한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운동시설은 비와 눈이 오는 날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파고라도 함께 설치했다. 또 테니스장 바닥은 배수효과가 높고 또 하자보수 및 관리가 좋은 넥스트필드 소재로 마감했다.

6. 외진 숲, 열린 체육공원으로
장기공공임대주택단지가 기피대상이 됐던 것에는 낮부터 술은 먹는 주민에 대한 나쁜 인식도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너무 외지거나 지나치게 그늘진 숲은 오히려 해가 된다. 사진 속 왼쪽 사진이 바로 그런 외진 곳이었다.
이 지역은 현재 깔끔한 운동공간으로 바뀌었다. 쉼터의 역할은 지속하되 외진 곳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 만들은 것. 이전 공원의 조경수는 상태가 좋은 나무만을 골라 운동시설 외곽 및 기타 단지 외곽 조경수로 활용했다.
(할아버지사진) “멀리 공원까지 운동을 하러갔었는데 단지 내에 운동시설이 생겨 요즘에는 단지에서 운동하고 있다. 아직 적응이 안 돼 힘이 많이 들어가지만 가까이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다”

7. 곳곳의 허비된 공간, 알뜰하게 재활용
단순히 나무만 식재돼 있던 공간은 주민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우선 낡은 철재 장미펜스를 깔끔한 화강석 문주로 바꾸고 동선공간도 넓혔다. 또 이용되지 못했던 길목의 공터에는 테크를 활용해 넓은 원형 쉼터를 만들었다. 쉼터 테크는 한 가족이 모두 앉아 쉬어도 남을 만큼 넓으며 반대편에서는 공연도 가능하다. 식재 역시 배치를 변화시켜 더욱 풍성한 녹지로 만들어 냈다.

8. 저소득층의 변화된 생활 ‘시작’
기존에 없던 시설들도 다수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단지 곳곳에 배치된 쓰레기 분리수거시설이다. 차폐기능과 더불어 효율적으로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공간은 꼭 필요한 공간임에도 오래도록 개선되지 못했다가 이번 개선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아주머니) “예전에는 쓰레기장이 없어 주차장 또는 놀이터 한쪽에 모아뒀었다. 보기에 좋지 않았고 또 쓰레기를 분리해 내놓을 수도 없어 버리는 사람도 불편했다. 이렇게 차폐시설을 갖춘 시설에 분리함까지 만들어주어 보기도 좋고 이용하기도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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