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도시가 갖추어야할 필수적인 도시기반의 하나인 배수로는 오수의 위생적인 처리에 의해 도시환경을 개선하며 하천과 호수 등 공공 수역의 수질오염을 방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위를 지나다니는 행인을 보호하기도 하는데 도시 전체의 미관을 고려해 설치되고 있다.

이러한 배수로 구조에는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해 만들거나 미리 만든 콘크리트 배수로(프리캐스트 트랜치)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구조가 주로 사용됐으나 주 소재가 시멘트인 관계로 양생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공정이 복잡하며 수로 내의 오수ㆍ오물로 인한 악취 발생과 공사비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지난 9월 11일 ‘콘크리트표준시방서’ 상에 시멘트 대신 유기고분자화합물인 폴리머로 골재를 결합시켜 제조한 폴리머 콘크리트에 대한 기준을 신설해 CO2 배출, 부실공사 등 그동안 콘크리트 공사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재료의 확대와 품질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 공표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최근 ‘시멘트 콘크리트 배수로’의 단점을 친환경적으로 보완하고 학교운동장이나 체육경기장 등의 배수시설물로 적합하게 개발된 ‘폴리머 콘크리트 구배형 조립식배수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폴리머 콘크리트 구배형 조립식배수로' 구성

국내 시멘트 콘크리트 배수로 시장은 약 3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기존의 U형측구 및 벤치플륨, 원형수로관에 비춰볼 때 폴리머 콘크리트업계는 향후 시장규모를 약 200억원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학교운동장 사업뿐만 아니라 제품의 적용분야가 공원, 트래킹로드, 아파트 단지, 항만, 공항, 오염이 심한 공장지대의 오ㆍ폐수 배수로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폴리머 콘크리트 구배형 조립식배수로’를 개발한 폴리머 콘크리트 제조 전문기업인 (주)계림폴리콘의 민병윤 대표는 “선진국에서는 폴리머 콘크리트 제품을 1960년대부터 사용해 왔으나, 국내에는 9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통신용 맨홀 제품에 적용해 선보이게 됐다”고 말하고 “시멘트 콘크리트 제품보다 재료적 특성이 우수하고, 시공성이 뛰어나 배수로에 적용하게 됐으며, 국내 최초로 구배형 제품 개발에 착수해 3년여의 연구 끝에 최근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또 개발동기에 대해 “평지인 경우 기존의 배수로에는 덮개를 통해 각종 오염물질이 들어가 썩는 등 냄새가 심함 것은 물론 찌꺼기로 인해 배수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이를 해소하고자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모듈화로 시공용이ㆍ기능 극대화
구배형 제품은 총 30여개의 1미터 채널로 구성되며, 제품의 바닥에 강제구배가 가능하도록 3%이내의 구배를 주어 모듈형으로 제품화한 폴리머 콘크리트 조립식배수로다.

즉, 물이 빠질 수 있도록 기존 제품들은 평지에 구배를 주어 배수로를 설치하는 데 반해, 구배형 제품은 평지라 하더라도 구배를 맞추기 위한 정리 작업이 필요치 않고 평지구배에 맞게 설치만 되면 구배가 이뤄지도록 설계된 ‘구배형 폴리머 콘크리트 트랜치 채널(Presloped Polymer Concrete Trench Channel)’이라는 점이다.

제품의 주재료는 순수 국내산으로 불포화폴리에스테르 수지와 굵은 골재, 잔골재, 탄산칼슘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배수로의 덮개인 그레이팅은 배수로와 함께 기본적으로 제공되는데 덮개와 배수로와의 잠금장치로 쉽게 이탈이 안되며, 현장 여건에 맞게 주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다양한 덮개가 제공된다.

제품 길이는 500mm, 1000mm 두 종류가 있고, 폭은 100mm, 200mm, 300mm로 3가지가 있으며 구배형 제품은 현장여건에 맞게 사용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 구배형 배수로 종단형태

고강도 구배형으로 자동청소기능 돋보여 

구배형 배수로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바닥 청소가 필요 없는 자동청소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배수로의 구배(기울기)를 따라 물이 흘러가면서 배수로 안에 쌓인 오물 등을 씻어 내려가기 때문이다.

제품은 시공현장 30m 기준으로 30개 1set로 모듈화 돼 있지만, 현장 여건에 따라 주문제작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밖에도 시멘트 콘크리트 배수로에 비해 재질이 폴리머 콘크리트로 생산 과정에서 CO2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고, 가볍기 때문에 운반비가 저렴하고 시공이 간편하며, 동절기에 동결 및 융해로 인한 균열이 없어 수밀성이 뛰어나 누수가 없고, 압축강도나 휨강도가 시멘트 제품보다 3~4배가량 우수하다.

아울러 제품의 유지관리는 크게 필요치는 않으나 배수로의 하단부인 집수정으로 모이는 찌꺼기를 집수정 바구니의 청소 및 교체로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학교운동장ㆍ공원ㆍ체육경기장 공사에 최적
현재 제품에 대한 평가는 각 설계회사와 시공사 등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곧 환경마크 취득과 NEP(신제품) 인증을 통해 학교운동장이나 체육경기장 등에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 대표는 “시멘트 콘크리트보다는 재료적으로 보았을 때 우수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다소 비싼 반면, 시공적인 측면에선 장비 및 인력 비용 절감으로 기존 제품보다 약 20%의 시공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적용분야가 다양한 만큼 점차 시장을 확대해 간다면, 3년 후부터는 약 1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 보다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리머 콘크리트 구배형 조립식배수로’는 고강도로 내구성이 강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내화학성, 내염성, 내식성 등에 강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부식이 발생하는 곳의 오ㆍ폐수 배수로에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제품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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